경찰 피해액 7억원 추가 밝혀… 7일 검찰 송치
검찰 송치후 승진·인사 비리등 계속수사 방침

경찰의 김남원 전 총경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부하직원들로부터 수억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 기소된 김 전 총경이 최근 조사에서 인사비리에 대한 일부 사실을 털어 놓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5일 김 전 총경으로부터 현 경찰종합학교 교장(50)인 한정갑 치안감이 충북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3년 당시 자신에게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추천서열을 앞당기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전 총경은 당시 경감 승진후보자 가운데 7위로 추천된 강모 경위를 한 치안감의 지시대로 1순위로 승진심사위원회에 제출해 경감으로 승진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한 치안감을 곧 소환해 인사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일 방침임을 6일 밝혔다.

   
▲ 충북지방경찰청 박진규 수사과장은 6일 김남원 전 총경이 부하직원들로부터 7억9100만원을 빌린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사건은 7일 오후까지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은 한 치안감에 대한 조사가 지방청 차원에선 한계가 있으므로 본청(경찰청) 차원의 감찰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같은 날 경찰은 김 전 총경에게 승진을 대가로 4500만원이 입금된 아들 명의의 통장과 도장을 건넨 최모 경정(57)에 대해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

최 경정은 지난 2003년 9월께 서부경찰서 청문감사관으로 근무하면서 김 전 총경에게 승진 청탁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다. 최 경정은 지난 5일 직위해제 되기 전까지 제천경찰서 경무과정으로 재직해 왔다. 

한편 경찰은 김남원 전 총경 사건에 대한 검찰 송치 하루를 앞둔 6일 오후 충북 지방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로 최 경정을 비롯한 지인들로부터 7억9100만원을 빌린 사실을 확인했음을 밝혔다.

이로써 김 전 총경은 현재까지 모두 40명으로부터 15억7700만원을 빌린뒤 갚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2003년 1월께 제천서장 당시 지인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정선 카지노를 출입하기 시작, 지난해 2월15일까지 모두 150여일에 걸쳐 도박장을 출입했고 이 과정에서 54억여원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총경은 현재 54억여원을 도박으로 탕진한 혐의사실에 대해 15억여원만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8억여원은 VIP고객에게 필요한 마일리지 점수를 따기위해 명의를 빌려 준것으로 진술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강원도 정선 카지노에서 동명이인의 명의를 빌려 출입증을 만들었고 이를 사용한 혐의로 공문서 부정사용에 대한 혐의도 추가됐다. 따라서 김 전 총경은 사기와 공갈죄에 공문서 부정사용 죄까지 지게 됐다.

경찰은 앞으로 수사계획에 대해 "김남원 전 총경에 대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승진 인사관련 비리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며 "강원랜드 도박 당시 사용한 수표를 역 추적해 또 다른 뇌물 공여자 등에 대해 조사를 벌여 나갈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인사청탁과 관련 현금으로 전달했을 수도 있어 경찰이 비위사실을 어디까지 밝혀 낼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부인도 함께 도박장에 출입하고 부부 명의로 된 4개의 통장으로 각각 돈을 입금 받은 상황에서 검경이 같은 사건을 따로 수사하면서 많은 부분에 혼선이 올수 있다는 주장도 새롭게 제기됐다.

경찰은 김 전 총경에 대한 수사를 그동안 청주서부경찰서 재직당시로 국한해 왔다. 따라서 앞으로 제천서와 동부경찰서 재직당시의 인사청탁에 대한 의혹 수사도 계속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아무튼 경찰이 '제식구 감싸주기 수사'에서 벗어나 얼마만큼 투명하게 수사에 나설지도 또 하나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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