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을철로 접어들면 각 자치단체나 마을은 축제를 벌이느라 여념이 없다. 그렇지만 ‘그게 그것’으로 특색있는 행사도 그리 없고 참가자들도 적어 ‘그냥 치러지는 연례행사’로 전락하고 마는 축제가 다반사다. 어우러진 흥이 없고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그런 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괴산군이 마련한 괴산청결고추축제는 평이한 목적성 축제를 흥이 넘치는 어울 마당으로 끌어올린 한 마당 잔치로 평가 할 만하다.
축제에는 사람들이 꼬여야 한다. 누구나 참여하여 어울려야 축제답다. 지난 25일, 26일 이틀간 괴산 읍내 일원과 괴강 일대에서 펼쳐진 괴산청결고추축제에는 괴산 군민뿐만 아니라 대도시 소비자 1천여명도 함께 어우러졌다. 농민 출향인사 등 모두 5000여명이 참석한 개막행사는 그 규모면에서 지역적 한계성을 벗어나 대외에 괴산의 이미지를 제고하기에 충분했다.
마음껏 먹고 마시며 괴산의 인심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고추의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한 괴산고추썰기 대회, 괴산청결고추 음식경연대회, 괴산청결고추꼬이기대회, 고추포대메고 이어달리기 등 고추 이벤트 행사는 공식적인 프로그램.
이들 행사는 괴산의 청결 고추를 대내외에 알리고 확인하는 계기는 물론 농민들의 자긍심을 드높이기 위한 것으로 고추 전시 판매와 함께 진행되어 가치를 높였다. 소비자가 참여한 괴산청결고추 따기대회는 고추의 매운맛과 농부들의 땀을 직접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고 고추 풍년기원 줄달리기는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흥을 돋우는 추임새가 없었다면 덤덤하고 지루한 고추 행사가 되었을 것이 뻔하다. 이날 행사의 추임새로 각광을 받은 것은 ‘괴강 물고기 잡기대회’와 토종닭 잡기, 물고기 음식 경연 및 시식회 등이다.

장관 연출한 물고기 잡기

이날 괴산군청 앞 동진천에서 열린 올갱이 잡기와 물고기 잡기 대회는 5000여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어울려 물속에서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사로 장관을 연출했다. 잉어 가물치 메기 등 물고기 3500마리를 방류하고 손으로 직접 잡도록 한 것으로 행운의 물고기(42마리)와 특별상 물고기(5마리)를 잡은 주민에게는 괴산 청결고추가루와 마른 고추, 생표고 등 푸짐한 상품도 줬다.
특히 물고기를 잡은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즉석에서 구워먹을 수 있도록 했고 물고기 음식경연 및 시식회를 열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자리가 됐다. 행사 마지막으로는 토종 산닭을 운동장에 풀어 이를 잡도록 하는 깜짝쇼도 연출했다.
이번 행사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원. 괴산군 양돈협회는 돼지 13마리를 내놨고 사과 작목반은 사과 70상자를 내놓는가 하면 다른 작목반은 대학 찰옥수수, 국수, 술 등 농민들 스스로의 지원품을 내 행사를 빛냈다. 이런 농민들의 지원으로 참가한 도시 소비자들에게 고추 1㎏씩 선물이 주어졌고 행사 첫날 모든 참가자들에게 국수가 제공됐다.
김문배괴산군수는 “농민 단체, 사회 기관단체 등 모두 나서서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축제를 빛내 주었다”며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는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이 통통 튄다
역동적인 김문배 군수 ‘신바람’ 원동력

이번 괴산청결고추축제를 다녀온 사람들 중 축제의 흥과 규모에 놀라워하며 이런 괴산 변화의 근원지를 김문배 군수와 연결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워낙 ‘신바람’이 나있는 김군수를 보았기 때문이다.
김군수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 노동당보다도 전국 정당별 지지도가 떨어진 자민련 깃발을 그대로 유지한 채 단독 출마, 경쟁자 없는 무투표 당선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산이 높고 물이 깊은 좋은 산세로 인해 인재가 많다는 괴산에서 김군수에 필적할 대항마가 없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김군수의 ‘열정’에 감히 출정할 엄두를 못냈다는 풀이를 한다. 김군수는 오랜 공직 생활 중에도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괴산 군수였다. 당시만 해도 외람되게 보여 주위의 따돌림을 당하는 일도 있었지만 흔들림 없는 그의 열정은 꿈을 이루게 했다. 그 열정이 시골 구석 구석까지 파고들어 괴산을 신바람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김문배 군수와 관련된 한가지 일화는 그 신바람의 파급을 가늠케한다. 새벽 4시면 일어나 활동하는 김군수는 부인과 함께 골목길 청소를 하는 청소부로 변한다. 청소를 위해 백화점에서 사용하는 ‘카터’를 구입해 끌고 다닌다. 아무말없이 군수가 이 골목 저 골목 청소를 해대니 주민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아침 일찍 내 골목을 청소하기가 귀찮은 주민은 군수 보기가 미안해 저녁 잘 때 청소를 해둔단다. 이런 김군수의 바지런함과 솔선은 주민 참여의 동인 유발 요인이 되고 있다. 공무원을 비롯하여 주민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깨끗한 괴산 운동’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생활 민원 속에 파고드는 민정 감각도 김군수의 강점. 이동 군수실을 운영하는 김군수는 대상지가 정해지면 그곳에 농기계 보수팀, 보건의료팀, 한전 보수팀, 이·미용팀 등 실제 주민들이 아쉬워하는 생활 민원을 해결할 기동팀을 보내 처리하면서 주민들과 고구마, 옥수수, 칼국수를 나눠 먹으며 민원을 들어줘 ‘내 가까이 있는 군수’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문배군수는 “주민을 만나고 일을 하는 것이 즐거워 고단한 줄 모르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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