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교육감 ‘허니문’이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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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교육감 ‘허니문’이 깨진다
  • 충청리뷰
  • 승인 2002.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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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노동위, ‘도교육청 단체교섭 거부 부당하다’ 판정
김교육감 인사 ‘인적청산없는 정실인사’ 혹평, 정책간담회 결렬

전교조충북지부와 김천호교육감 사이에 차가운 한랭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위원장 권성진)은 지난 26일 전교조충북지부가 신청한 부당노동행위(단체교섭 해태) 구제신청 사건에 대한 판정회의에서 충북도교육청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교원단체가 단체교섭 해태를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낸 것은 전국에서 처음있는 일로, 결국 김교육감의 노사인식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에앞서 지난 17일 열린 김교육감과 전교조충북지부의 정책간담회에서도 견해차가 뚜렷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가 사실상 결렬되자 전교조 홈페이지에 조합원들의 비판글이 쇄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2일에는 전교조충북지부 홈페이지 해킹사건으로 서버가 다운돼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또한 지난 8월 단행된 김교육감의 첫 인사에 대해서도 전교조는 ‘인적청산의 의지가 전혀 없는 불공정·편파인사’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영세 전 교육감의 퇴진운동 이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천호교육감과 전교조의 ‘하니문(Honey Moon)’이 깨지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사실상 불길한 조짐은 단체교섭에서 비롯됐다. 전교조 합법화 이후 지난 2000년 처음으로 도교육청과 전교조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김영세 전 교육감 퇴진운동으로 2001년 단체교섭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올들어 김교육감 취임이후 단체교섭이 재개됐고 전교조는 한국교원노동조합(이하 한교조)의 일부 위임을 받아 교원노조 공동교섭단을 구성하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충북도교육청은 복수노조일 경우 한쪽에 교섭권을 일방 위임하는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며 교섭소위원회 개최 불가입장을 밝혔다.
결국 지난 6월 전교조충북지부는 단체교섭 거부 및 해태를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고 2개월만에 전교조의 손을 드는 결정이 내려지게 된 것이다. 사실상 조합원 수가 35명(회비납부)∼210명(등록현황)에 불과한 한교조 입장에서는 자체 교섭위원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충북을 비롯한 강원, 제주에서는 전교조 위임을 통한 단체교섭이 관행화된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충북도교육청이 교원노조법의 근거를 내세워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에대해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교원노조의 공동교섭단을 이루는 한교조가 교섭권을 전교조에 일부 위임한 것은 제3자 개입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정하게 된 것이다. 지노위 공익위원 3명이 모두 수긍한 결정이었다는 후문이다.
사실상 조합원 수가 3000명이 넘는 전교조와 200명 미만인 한교조에 공동교섭단을 구성하라는 요구 자체가 무리일 수밖에 없다. 조합원 수에 비례해 교섭위원을 선정하더라도 한교조 몫은 1명에 불과하다. 도교육청이 이런 형식요건을 내세운 배경에 대해 일부에서는 보수적인 교육관료들이 신임 교육감의 개혁드라이브에 미리부터 제동을 걸기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8월 단행된 김천호 교육감의 첫 인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전교조측이 부당인사 지적한 사례 가운데 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의 발탁을 들 수 있다. 신임 과장은 지난 99년 괴산교육청 인사담당 장학사로 재직하면서 인사원칙(발령순위)을 무시하고 청주에서 괴산으로 전보된 부인을 증평으로 발령내는 바람에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결국 본인은 제천으로 좌천인사됐고 부인도 괴산지역으로 재발령되면서 사태가 수습됐다. 또한 김영세교육감 뇌물수수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김영학 전 진천교육장을 청주권 교장으로 전보한 것도 교육계 여론을 무시한 사례로 꼽고 있다. 특히 도교육청에 근무한 장학사들을 대부분 청주권 학교로 전보한 것은 불공정·편파인사의 상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교조충북지부는 성명을 통해 “전임 교육감의 측근으로 정실에 의해 요직에 등용됐다는 비판을 받아온 관료들에 대해 현직을 유지시키거나 승진시켜 인적청산 의지가 전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인사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에게 중등교육과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것은 민선 교육감 시대 이후 나타난 정실인사의 전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권혁상 기자

정책간담회 무슨안건 올랐나
도교육청, 원론적 답변·교육현안 개혁의지 없어’

지난 17일 전교조충북지부 회의실에서 도교육청과 전교조지부 간의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전교조 합법화 이후 도내 처음으로 마련된 정책간담회였기 때문에 지역 교육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도교육청에서는 김천호교육감과 교육국장등 4명이, 전교조충북지부측은 김수열지부장과 사무처장 등 4명이 참석했다. 전교조측이 제시한 간담회 안건은 7가지 였고 단체교섭등 노사간 문제를 제외하면 4건의 정책사안이 논의됐다. 우선적으로 전교조는 방학중 특기적성 교육 관리감독 강화와 0교시 보충수업 폐지를 요청했다. 이에대해 도교육청은 “다소 운영시간 수가 많은 학교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의 학교가 희망자를 대상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행정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0교시 보충수업에 대해서도 ‘강력한 통제’을 원하는 전교조 요청에 대해 ‘지역적 여건을 고려해 학교 자율적 운영을 권장하고 과열경쟁은 계속적으로 지도단속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머물렀다.
학업성취도 평가 및 학력진단평가에 대해 전교조는 시도 재량인 초등 3학년 진단평가를 실시하지 말 것, 고교 연합 학력고사 횟수 제한(서열화 배제), 전체 평가방식 배제등을 요청했다. 이에대해 도교육청은 ‘현재 고 1·2학년은 연 2회, 고 3학년은 연 4회 모의고사를 실시해 대학진학 지도와 학습개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2003년엔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답했고 초등 3학년 전체 평가시험은 오는 10월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방학중 교원에 대한 획일적 근무배치와 공동연수 폐지 건에 대해 도교육청은 ‘방학중 근무조 배채는 교육관련법에 근거한 정당한 관리행위이며 연수 결과물 제출을 복명서로 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또한 단설유치원 정책의 일관된 추진과 위치 선정에 대한 교원단체 의견 수렴 요구에 대해서는 ‘단설유치원 설립 위치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거부했다. 전교조는 공립 유아교육시설인 단설유치원을 교육환경이 열악한 도시 외 지역부터 건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여성교원 모성보호를 위한 보건휴가·육아수유 시간 의무적 허용 건의에 대해서는 ‘단체협약에 따라 이행지침을 시달한 바 있고 임신 여교사의 업무경감에 세심한 배려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책간담회 결과에 대해 김수열지부장은 “교육현안에 대한 김교육감의 현실인식이 전혀 개혁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간담회 안건에 대해 선언적, 원론적 수준의 답변으로 일관했고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등에 합의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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