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외치며 음식 나르는 슈퍼맨 김경세씨

추석을 앞두고 청주 성안길에 자전거를 탄 슈퍼맨이 나타났다. 배달 전용 음식 메뉴판과 청주·청원통합 홍보 현수막을 장착한 삼발이 자전거를 타고 구호를 외치며 성안길을 누비는 사람은 김경세(51)씨. 이색 복장을 한 김씨가 등장하면 성안길이 술렁이고, 여기저기서 디지털 카메라의 셔터가 터진다.

   
성안동 토박이인 김씨는 서울에 있는 해운회사에서 7년 동안 근무한 뒤 고향으로 내려와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13년 동안 ‘원장님’ 소리를 들었다.

그런 김씨가 보기에도 민망한 슈퍼맨 복장에 하얀 고무신을 신고 음식점 배달원으로 취직한 것은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한다’는 개혁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삼발이 자전거와 슈퍼맨 복장도 스스로 고안해 식당 주인에게 제안한 것이다. 성안길 일대 식당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채용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고.

김씨는 자신이 주장하는 개혁이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참여자치와 서민을 생각하는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며 궁극적으로 정치를 통해 완성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1년 전부터 성안길번영회 운영위원으로 일하며, 성안길 8군데에 있는 차량진입 방지석을 하루 두 차례(낮 12시, 오후 11시) 지렛대를 이용해 혼자 치우고 막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김씨는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 ‘희망슈퍼맨’이라는 카페를 개설한 뒤 보육, 교육, 재래시장 공동화, 정치 등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네티즌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상황이 되면 직접 정치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김씨가 품고 있는 인생 밑그림이다.

그런 김씨가 청주·청원 통합을 부르짖는 것은 이 문제가 그가 바라보는 지역 최대의 현안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교통·통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경계에 집착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본다”며 “29일을 세계 일류도시의 기반을 조성하는 날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이 이뤄지면 그는 삼발이 자전거에 또 다른 현수막을 달고 성안길을 누비며 자신의 주장을 외칠 것이다. 이처럼 할일이 많은 김씨에게 있어 슈퍼맨은 결국 그가 꿈꾸는 이상의 존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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