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바이오 기술이 가져올 삶의 변화상 그려

바이오엑스포의 세 번째 전시관인 미래관은 볼거리 면에서 단연 으뜸이다. 바이오의 기술이 미래에 가져다 줄 삶의 변화 모습이 그만큼 광범위한 때문이다.
바이오 기술은 그 적용범위가 특정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생활 및 산업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 시대적 조류이자 우리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는 사실을 미래관은 전달하고 싶어한다. 그런 점에서 미래관은 애초의 전시목적을 제대로 수행해 내고 있다.
미래관은 소재관, 식량관, 환경·에너지미래관 등 3개의 소 전시관으로 나뉘어져 배치돼 있다. 미래관의 연출 모티브는 생명 그 본연의 모습인 자연을 그대로 형상화하거나 추상적 이미지를 담은 구조를 활용하고 있는데, 자연의 품과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그린과 블루색채의 소재를 사용해 정체성을 통일한 점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소재·식량·환경에너지관으로 구성

소재관=소재관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석기시대부터 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다양한 소재의 이용역사가 마치 정글 속의 모습을 모티브로 구성한 공간속에서 펼쳐진다. 원시시대 물고기나 동물의 뼈 가죽에서부터 돌 나무 풀 목재 흙이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비롯해 금속 등 새로운 광물에서 유리 플라스틱의 발달과정도 나온다.
그 다음에는 미래관의 성격답게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이용한 한 차원 높은 소재가 어떻게 우리의 생활을 바꿀 것인지를 내다볼 수 있는 ‘눈’을 제공해 준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은 전시관 안에 유기적으로 설치해 놓은 신비로운 구조물 속에 들어가거나 그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든 동선을 따라다님으로써 색다른 관람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인간은 숱한 동식물의 생명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훔쳐왔는데, 여러 생명의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는 코너에서 우리는 새삼 감탄스러운 외경심을 갖게된다. 소재관 중앙부에 인간이 흉내낼 수 없는 훌륭한 소재 및 기술이 동식물에 얼마나 많은지를 일깨워주는, 여러 생물들의 능력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을 흉내내 온 인류

강철보다 단단한 거미줄, 전기뱀장어의 발전 비밀, 자석성분을 지니고 북극탐험을 하는 박테리아, 자신의 몸의 200배나 되는 높이를 뛰어오르는 벼룩, 비행술의 대가 파리와 잠자리, 수상스키의 명수 소금쟁이 등등의 뛰어난 능력과 컴퓨터보다 뛰어난 인간의 뇌와 벌 및 흰개미가 각각 정육각형 구조 및 초고층 아파트의 첨단 주택을 갖게 된 비밀에도 소재관은 주목한다.
인간의 이런 자연과 생명에 대한 모방은 바이오 마이메틱스의 영역을 발전시켰는데, 엉겅퀴 씨앗의 갈고리 모양을 모방한 벨크로 접착포, 시드니 올림픽때 수영스타 이안 소프가 입어 유명해진 수영복이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상어 비늘의 미세돌기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사실 등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잠깐! 소재관에서 지문 등을 포함한 생체인증시스템을 체험하는 기회도 있다. 지문처럼 사람마다 독특한 눈의 홍채를 인식해 작동되는 문을 직접 여닫어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식량관=대형 보리 구조물이 식량주제 전시공간임을 감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흙과 식물이 번갈아 자리잡은 바닥은 오래 세월 쌓인 지층의 이미지를 나타내 주는데, 보리 구조물은 이중적인 복선임을 곧 깨닫게 된다. 과거 보릿고개를 거쳐 온 우리네에게 식량증산이 얼마나 절박한 과제였는지를 어린 학생들에게 자연스레 깨우치게 하려는 교육적 의도가 숨어있다.
유전자 재조합, 세포융합, 지놈 프로젝트가 가져올 식량개발의 효과등 BT의 순효과를 소개하는 공간은 식량관의 핵심부문. 무 배추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무추, 토마토와 감자가 동시에 열리는 토감 등 새로운 개념의 신품종 작물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또 기능성 식품 의 시대 도래를 찬미하는데, 식품형태로 먹는 백신,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는 식품의 출현을 유토피아적으로 그리고 있다. 식량관은 맬더스 이론이 용도폐기됐음을 마치 웅변하는 듯 하다.
하지만 GMO(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대한 거부반응이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등 BT의 맹목적 찬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BT기술의 응용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보다 철저히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갖게 하는 전시관이다.
환경·에너지관=메탄 등 재래적 바이오매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자극한다. 특히 폐당밀 사탕수수같은 작물에서 얻는 바이오 에탄올이나 식물성 오일과 알코올을 반응시켜 합성한 바이오 디젤유의 등장은 에너지 고갈을 걱정해야 하는 인류에게는 복음과 같은 메시지이다. 일반경유와 특성이 거의 같아 식물성 디젤유라고도 하는 바이오 디젤유는 환경친화적 무독성 대체연료로 기존 경유차량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환경·에너지관을 들러보면 광합성과 수소 미생물을 이용, 이산화탄소를 줄이면서 바이오 디젤유를 생산하는 과정을 볼 수 있으며, 수소에너지를 어떻게 이용하게 되는 지 생생한 사례도 관람할 수 있다.
소주제 전시관이 가장 많은 미래관을 모두 둘러 본 후 남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는 다양한 생물들이 이루는 정교한 순환고리에 의해 유지되고 있음을 명시적·암묵적으로 깨닫게 된 우리 자신들이다. 한 번 오염된 환경을 정화시키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지를 터치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는 등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미래관은 학생은 물론 성인에게도 훌륭한 교육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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