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M, 6시그마 활동 성과로 각종대회서 잇따라 수상

자본주의의 근간이자 상징인 기업들의 혁신노력이 치열하다. 엄혹한 시장논리만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몸부림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생산현장에서 기업들이 기울이는 노력은 작업자의 불필요한 몸짓은 물론 손짓 하나까지라도 제거하기 위한 초미세적 공정혁신에서부터 작업장 주변의 청소와 기계에 기름 한 번 더 칠하기 등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실천운동을 망라하고 있다.
기업의 모든 생산라인마다 전 작업자들이 참여하는 이런 운동은 소위 ‘TPM(Total Productivity Maintenance:총체적 생산성 관리)’이나 ‘6σ(시그마)’ 운동으로 알려지면서 일반행정 부문을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 조직혁신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사회일수록 기업이 사회 발전을 이끄는 선도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기업들의 이런 부단한 자기혁신에 기초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TPM, 6시그마가 휩쓰는 현장

이런 점에서 LG생활건강 청주공장의 구강용품 생산팀 소속 ‘가치창조 B’ 분임조(분임장 최순호·42)는 분명 우리의 주목을 끄는 대상이다. ‘불량률 0’ 달성을 위한 100만분의 1 세계에 도달하려는 그들의 탐험이 상당한 성공을 일궈내는 등 도전정신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강용품 생산팀에 치약튜브 제조업무를 맡은 가치창조 B분임조가 결성된 것은 17년전인 1985년으로 1980년 청주공장 설립이후 5년만의 일이었다. 분임조는 첫 활동으로 주변에서 실천하기 용이한 사항을 혁신운동의 대상으로 삼았다. 생산현장내 불요불급한 물품들이 무질서하게 방치돼 있는 것을 치우고 전기선을 정리하는 등 매우 기초적인 초기 청소활동부터 시작했다.
‘청소=점검’이란 믿음때문이었다. 또 ‘마이머신’, 즉 내기계 운동을 통해 내 설비는 내가 지킨다는 구호를 실천운동으로 채택, 녹 등 설비의 오염제거는 물론 설비고장을 원천적으로 막음으로써 생산성 저하를 사전차단해 나갔다. 이렇게 되자 누유 누설 누수의 발생원을 찾는데도 신속해져 고장으로 인한 설비의 부동(가동이 멈춰서 있는 상태)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왜” “어째서” 부단한 물음

“이 뿐 아닙니다. 기계 구조를 전 작업자가 완전히 꿰뚫어 현장에 맞게 개선하는 노력으로까지 저희 분임조의 TPM 및 6시그마 운동은 발전했습니다. 이 결과 76건에 달하던 고장 건수를 32건으로 대폭 줄일 수 있었는데, 이는 완벽한 설비유지관리 능력을 습득한, 설비에 강한 기술자 육성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가치창조 B분임조의 조원인 장형석씨는 “치약튜브는 몸통에 해당하는 캡슐부분과 꼭지, 그리고 꼭지-캡슐을 연결하는 ‘어깨’제조 부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캡핑 및 어깨제조 공정의 구조가 복잡해 설비의 부동이 자주 발생하고 유압실린더 사용으로 누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순호 분임장을 비롯한 13명의 분임조 전원은 이 문제를 ‘왜 어째서’ 그럴까 분석하는 소위 노화이 (Know-Why) 접근방법으로 해결점을 찾아내 공정을 개선한 결과 3.25%에 달하던 부동률을 0.8%이하 대로 감소시킬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국대회 충북대표로 참가

최순호 분임장은 “공장내 9개 치약튜브 생산라인의 총점검개소 1664개소 중 179건의 불합리를 발견,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불량률을 0.56%에서 0.25%대로 절반가량 감소시켰을 뿐 아니라 고장건수도 32건에서 12건으로 62%나 감소시키는 등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전직원이 생산공정 및 설비자체를 개선함으로써 같은 생산라인에서 여러 브랜드의 치약튜브를 생산할 때마다 소비해야 했던 품종교환시간을 24분에서 2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 타라인이나 사업장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LG생활건강 청주공장측은 “가치창조 B 분임조를 비롯한 청주공장내 모든 분임조의 생산성 향상 노력 덕분으로 불량률 0에 가까운 꿈의 목표인 ‘6시그마’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며 “특히 가치창조 B분임조의 경우 이같은 우수한 분임활동을 인정받아 96년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99년과 2001년 공장내 TPM 대상 수상, 올 5월에 열린 충북도 주최 충북품질경영대회 우수상 수상 등 숱한 영예를 안았다”고 말했다. ‘가치창조 B’ 분임조는 9월5일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품질분임조 경영경진대회에 충북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99.99966%를 뜻하는 6시그마
도서관의 모든 책자에
오자 1개 있을 확률

6시그마란 모든 작업공정과 업무에 통계기법을 활용하는 경영혁신 운동을 말한다. 결함발생원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생산성과 만족도의 극대화를 꾀한다.
1980년대 말 미국의 모토롤라가 일본의 높은 생산성, 낮은 불량률에 충격을 받아 획기적인 불량률 저하운동을 벌이면서 창안해낸 기법. 이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이 6시그마 기법 도입을 통해 경영합리화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적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한국에서는 LG그룹 계열사들이 가장 먼저 도입하기 시작해 지금은 삼성과 포스코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은 거의 다 이 운동을 채택하고 있다.
시그마(σ)가 6단계, 즉 6시그마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은 100만개당 불량품의 발생수가 3.4개란 뜻으로 사실상 불량률 0를 의미한다. 시그마는 통계학적으로 표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뜻하는 표준편차를 말하는데, 6시그마란 수율이 99.99966%에 이름을 말한다. 이 숫자가 얼른 실감나지 않겠지만 6시그마의 불량률 정도면 작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모든 책중에서 단 1개의 오자(誤字)만이 날 수 있는 지극히 작은 확률을 말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