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즐거운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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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즐거운 추석
  • 김영회 고문
  • 승인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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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영청 밝은 달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국민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이합니다. 이미 전국의 도로, 철도, 뱃길, 항로(航路)는 때를 만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귀성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연례행사가 된 ‘민족의 대이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벌써 몇 일전부터 전국의 도로 어귀에는 ‘귀성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들이 경쟁이나 하듯 내걸려 따뜻한 고향인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명 가배(嘉俳)라고도 불리는 추석은 신라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제3대 유리왕(서기 32년)때 경주에서는 해마다 7월이면 왕녀 두 사람이 아녀자들을 두 편으로 갈라 8월 대보름 날 까지 한달 동안 베짜기대회를 갖고 잔치를 벌였는데 이것이 추석의 효시(嚆矢)라고 ‘동국세시기’는 적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추석은 민족의 명절로 2000여 년 가까운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한시전(漢詩傳)’에 보면 ‘胡馬依北風(호마의북풍)이요, 월조소남지(越鳥巢南枝)’라는 아름다운 글 두 구가 나옵니다. ‘남으로 간 호마는 추운 겨울 북쪽을 향해 바람을 맞고, 북으로 간 월나라 새는 남쪽 가지를 골라 앉는다’는 고향을 그리는 시입니다.

말 못하는 동물일지언정 제 고향을 잊지 않는다는 이 명구는 인간의 노스탤지어를 그리는데 곧잘 애용되곤 합니다. 짐승이 그러할진대 하물며 인간임에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속의 향수를 말해 무엇하랴 싶습니다.

우리 국민의 절반은 해마다 설, 추석, 두 차례 떠나 온 고향을 향해 귀성 길에 오릅니다.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이 특이한 국민적 엑소더스는 무엇으로도 쉽게 설명되지 않는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고유한 문화입니다.

전 인구의 반인 2000여 만 명이 일시에 구름처럼 고향으로 몰려가는 이 집단현상은 ‘동물의 귀소본능’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고향을 생각하면 즐거워집니다. 그리고 마음이 설레입니다. 여우가 죽을 때 제 난 고향 언덕을 향해 머리를 눕힌다 하여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하듯 사람도 눈을 감는 그날까지 고향을 잊지는 못 합니다. 하기에 죽음에 임하면 고향 땅에 묻히기를 소원하고 명절이면 너나없이 고향으로, 고향으로 달려들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에 그렇지 못한 이들도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많이 있다는 현실을 눈 여겨봐야 하겠습니다. 양로원이나 고아원에 수용된 무의탁 노인들과 부모 없는 아이들, 자식 없이 외롭게 사는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들은 즐거운 명절이 오히려 더 외롭기 마련입니다.

또 거리를 헤매는 실직자들과 돈 없는 가장들에게 명절은 더욱 괴롭기만 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 준다면 더욱 뜻깊은 명절이 될 것입니다.

또한 명절은 여자들에게 고역을 안겨주는 때이기도 합니다. 제수 준비하랴, 시부모 모시랴, 손님접대에 아이들 보살피랴 온 종일 손에 물이 마르지 않는 것이 아내들, 며느리들의 하루인 것입니다. 가족들이 조금만이라도 배려를 한다면 그들의 노고가 훨씬 줄어든다는 사실을 만천하의 남편들은 유념했으면 좋겠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오곡백과가 풍요로운 중추가절. 부디 온 국민이 외롭지 않게 함께 즐거운 추석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 간절합니다.                                                       /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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