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수질법을 둘러싼 어이없는 100억짜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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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수질법을 둘러싼 어이없는 100억짜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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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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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처리장 있는데 업체에 추가시설 요구는 어불성설”
“총질소(T-N) 총인(T-P) 처리시설은 업체에서 개별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금강환경관리청 청주출장소·환경시설관리공사 청주사업소
“지난 5년간 문제없이 폐수종말처리장에 비용을 부담하며 총질소와 총인이 함유된 폐수를 위탁처리해 왔는데 새삼스레 무슨 소리냐. 환경당국의 주장대로라면 청주산업단지내에 7개 업체가 별도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데 그에 따른 예상 소요비용이 무려 100억원이나 된다. 환경당국이 새 법의 입법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청주산업단지 관리공단 및 입주업체

오는 2003년 시행예정인 수질환경보전법(수질법) 개정안이 뜨거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업체입장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불요불급한 곳에 100억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소모해야 할 지도 모를 매머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후년부터 발효되는 수질환경보전법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현행 수질법이 적용대상을 지나치게 제한해 입법취지를 살리지 못해 왔다는 지적을 수용, 적용범위를 총질소및 총인을 배출하는 전국의 모든 업소로 확대한 것이다. 지난 9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현행 수질환경보전법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총질소 총인을 규제대상 오염물질로 규정한 획기적인 법률로 관심을 끌었지만, 그 적용대상을 환경부장관이 고시하는 지역으로 한정함으로써 절름발이 기능밖에 발휘하지 못해왔다.

개정안의 취지는 적용대상 확대
어쨌든 수질의 부영양화를 촉진해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총질소와 총인을 처음으로 규제하기 시작한 현행 수질환경보전법은 배출허용기준치를 총질소는 60mg/l, 총인은 8mg/l로 규정하고 있는데, 청주산업단지를 비롯한 대구의 남천·달성과 여천 익산 진주 등 폐수종말처리장이 설치된 지역과 대청호 등 호소(湖沼)권역 등은 시행 당시부터 이 법률의 적용을 받아오고 있다.
다만 폐수종말처리장이 설치돼 있는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은 직접적으로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최종방류자인 종말처리장에만 배출허용기준이 적용돼 왔다. 발생폐수를 배수설비를 통해 폐수종말처리장에 유입처리하고 있는 업체는, ‘종말처리시설에서 처리하는 오염물질에 대하여 방지시설을 갖춘 것’(수질환경보전법 제27조)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주산업단지의 경우 97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난 5년간 폐수종말처리장에서 폐수를 처리 방류해 오면서 총질소와 총인 등의 오염물질 기준치가 초과된 채 방류된 사례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을 만큼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다만 “왜 특정지역만 규제를 받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제기되며 현 수질환경보전법의 불균형성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자 정부에서는 지난해 10월 문제의 수질법을 손질, 오는 2003년 1월1일부터 새 법의 시행에 들어가기로 한 것.
하지만 문제는 이 개정안에 대한 해석을 놓고 청주지역의 환경담당부서인 금강환경관리청 청주출장소와 청주산업단지 입주업체 등 이해주체간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소모적 논쟁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배출기준 자체는 변함없어
수질법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총질소 총인의 배출허용기준치는 현재대로 각각 60mg/l와 8mg/l로 유지하는 대신, 현행법 규칙별표 ‘페놀류등 오염물질’ 조항의 비고 5항 ‘총질소 총인의 배출허용기준은 환경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호소등 지역에 대하여 적용한다’는 항목을 삭제해 버린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앞서 말했듯 특정지역으로 제한했던 적용대상을 일반화함으로써 전국의 수질환경을 청정하게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소위 ‘5항의 삭제’ 의미를 환경관련 부서가 오해석(誤解釋)을 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논쟁을 촉발한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금강환경관리청 청주출장소와 폐수종말처리장 운영자인 환경시설관리공사에서는 5항이 삭제된 개정 수질법을 ‘종말처리장에 위탁해 처리하고 있는 기업이든 아니든 간에 모두 적용대상이 됨을 의미하며, 따라서 현재 총질소 및 총인 배출사업장 중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배출하는 사업장은 관련 오염물질 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런 견해대로라면 청주산단 입주업체중 조광피혁 한국네슬레 서한모방 칩팩코리아 일동제약 성산합섬 성진사 등 7개 업체가 해당하는데, 이들 기업이 관련시설을 설치하려면 총 1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기업환경이 열악한 이 때 이런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인데다가, 시설부지를 확보하는 일도 난제인 업체에서는 비명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5항’ 삭제의 뜻을 오해?
한 업체 관계자는 “5년전 현행 수질환경보전법 시행을 앞두고 청주폐수종말처리장 운영기관인 환경시설관리공사 청주사무소에서 ‘총질소를 100mg/l 이하 수준으로 배출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며 “그러면 종말처리장에서는 최종방류수의 수질을 총질소 60mg/l 총인 8mg/l 이하로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이 요구에 따라 공정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여 당시 총질소 함유수준이 120mg/l를 넘던 폐수를 100이하 수준으로 1차 처리한뒤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며 종말처리장에 위탁처리해 왔다. 회사로서는 1차 처리를 위해 종전보다 월 2억~3억원이 추가로 소요되고 있는데 우리가 종말처리장에 내보내는 폐수의 총질소 함량은 100보다도 낮은 90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폐수종말처리장에서는 이제껏 아무런 문제없이 폐수를 기준치 이내로 처리해 방류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무엇이 달라졌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종말처리시설의 설치목적은 개별기업 단위에서 이뤄지던 폐수처리를 집단화함으로써 효율성을 증대하자는 것 아닌가. 현재 종말처리장이 이런 목적에 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시설을 설치하라면 기업들로부터 운영비를 받아 가동하는 폐수종말처리장은 무엇하러 존재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쓸데없는 논쟁 빨리 종식시켜야
청주산업단지 관리공단 이병권부장은 이런 견해를 밝혔다.
“현행 법과 2003년에 시행될 개정법는 공히 ‘폐수(또는 하수)종말처리장에 배수설비를 통하여 폐수를 전량 유입시키는 배출시설(업체 등)에 대해서는 그 폐수종말처리시설에서 적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항목에 한해 별도의 배출허용기준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이는 바로 종말처리시설의 본래 설치목적에 부응하는 규정으로 이해당사자간에 협의가 이뤄지면 업체에서 별도의 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폐수종말처리장을 운영하는 환경시설관리공사 청주사무소에서는 관련 업체와의 협의절차에 의당 나서야 하는데 이에 불응하고 있으니 그 이유를 모르겠다. 수질환경보전법이 시행돼 온 지난 5년간 청주폐수종말처리장이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문제없이 기준치이하로 처리해 왔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우리의 입장은 이해당사자끼리 빨리 협의가 이뤄져 총질소 등에 대한 별도배출허용기준 고시절차가 마무리됐으면 하는 것이다. 이래야 지금 기업들이 겪는 쓸데없는 혼선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수질환경보전법은 종말처리시설에서 처리가 가능한 항목에 대하여는 원폐수 상태로도 유입시킬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다만 원폐수 유입으로 인해 방류수 수질기준을 초과할 경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종말처리구역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총량, 종말처리시설의 처리능력및 방류수 수질기준 등을 고려하여 당해 종말처리시설의 운영자와 협의하여 업체가 지켜야 할 별도배출허용기준을 지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이해할 수 없는 환경당국
이처럼 논란이 거세지자 당초 업체별로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청주출장소 측은 “(논란처럼)문제될 것 없다” “곧 원만히 해결될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한발짝 후퇴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청주출장소의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해당업체들이)별도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쪽으로 결말날지, 아니면 현행대로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하게 될 것인지 여부는 본부(환경부)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는 처음부터 부정확한 규정해석으로 소모적 논란을 촉발시킨 장본인으로서 금강환경관리청 청주출장소가 보여줘야 할 책임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금강환경관리청 청주출장소는 말할 것도 없고 환경시설관리공사 청주사무소 역시 오불관언인 채 해당업체들의 별도시설 설치는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만 환경시설관리공사측의 개정법률안에 대한 해석은 환경주무기관인 금강환경관리청 청주출장소와는 기본시각을 달리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환경시설관리공사 청주사무소 관계자는 “개정안의 기본취지는 총질소와 총인등 수질의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물질의 방류를 최대한 막자는 것으로, 원칙을 말한다면 결국 모든 배출업체들이 기준치이하로 폐수를 처리해 배출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다만 종말처리시설이 있는 경우는 다른데, 문제는 청주폐수종말처리장의 경우 총질소(T-N) 처리시설이 없어 업체들과 협의에 나서 총질소에 대한 별도배출허용기준을 정할 수 있는 처지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시설관리공사측의 이런 주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다른 논점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너무도 엄청난 ‘양심고백’
환경시설관리공사의 ‘자기고백’이 맞는 것이라면 현행 수질환경보전법이 시행돼 온 지난 5년간 청주폐수종말처리장에서는 총질소에 대한 처리를 하지 않은 폐수를 무단 방류해 왔다는 것밖에 논리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업체들과 청주산업단지 관리공단측은 “그럼 환경시설관리공사에서 그동안 기준치를 초과한 폐수를 불법으로 방류해 왔다는 것으로,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환경부에서도 이런 사실을 묵인했다는 말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같은 새로운 의혹은 청주폐수종말처리장이 총질소 처리시설을 정말 안갖추고 있는 것인지, 만일 갖추고 있다면 처리능력은 어느 정도이고 그렇다면 왜 업체와의 협의에 나서지 않으려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들을 확인함으로써 반드시 규명돼야만 한다. 그 결과 청주폐수처리장이 총질소 처리시설없이 불법가동돼 온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환경정책의 대실패를 반증하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책임소재를가려내는 일은 단연 최대현안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다만 진상이 이런 것이 아니고 해당기관들이 단순한 법해석의 오류로 인해 업체들에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별도의 폐수처리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이런 주장을 해 온 당사자들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얼키고 설킨 이번 논란의 문제를 하루빨리 풀어나가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아무리 환경문제가 중차대하다고 해서 법을 이탈해 억제적 관점으로만 해석, 기업의 발목을 잡는 처사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임철의기자


환경부 조은희사무관 전화통화“왜 논란 이는지 모르겠다”
지난 19일 통화가 이뤄진 환경부 산업폐수과의 조은희 사무관은 청주에서 수질환경보전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해 “이유(왜 그런 논란이 이는지)를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현행 법의 소위 5항이 개정법률안에서 삭제된 의미에 대해 조 사무관은 “이는 원칙적으로 총질소 총인 물질을 배출하는 모든 업소를 적용대상으로 하겠다는 취지가 분명하지만, 별도의 폐수종말처리장이 있는 청주산업단지와 같은 지역의 입주업체들은 종말처리장을 운영하는 기관과 협의해서 별도배출허용기준을 지정할 수 있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이런 규정이 분명히 있는데 왜 그와같은 논란이 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사무관은 “중요한 것은 종말처리장에서 내보내는 최종 방류수의 수질로써, 해당 종말처리시설에서 기준치를 맞출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며 “정말로 환경시설공사에서 업체와 협의에 나서지 않는다면 입주업체협의회나 산업단지 관리공단에서 환경부로 고충사항을 건의하면 문제를 적극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조 사무관은 하지만 청주지역에서, 특히 금강환경관리청 청주출장소나 환경시설관리공사측으로부터 법률해석과 관련해서 어떠한 질문도 받은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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