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우리 아들들 맛난 것 사오지 못해 미안해”

휴가귀대 중 투신한 故서현덕 이경(21)의 유가족과 관계자 7명은 지난 1일 서 이경의 소속부대를 방문하고 소대원들과 입대동기생들을 면담, 그 간의 서 이병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먼저 유가족은 서 이경이 생활하던 내무반을 둘러보았다. 서 이경이 사용하던 침상과 침구를 보자마자 유가족들의 오열은 시작됐다.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선택한 아들을 생각하는 유가족의 오열은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이어 유가족은 입대동기생 7명과 면담을 갖고 중대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7명의 동기생들은 하나 같이 “서현덕 이경은 부대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유가족과 부대측이 사전에 약속했던 동기생 7명과의 1대1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중대관계자는 “중대동기생 7명 각자의 입장을 고려해 개별면담은 불가하다”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실오라기 하나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서 이경의 죽음으로 인한 중대원들의 비애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이 중대원들의 설명이다.

유가족들은 오후 7시경 출동을 마치고 중대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마친 소대원들과 내무반에서 만났다. 가장 먼저 서 이경의 모친 김용희(44)씨는 “우리 아들들 힘든 의경생활에 고생이 많지. 경황이 없어 맛난 것 사오지 못해 미안해. 다음에 올 때 맛있는 것 많이 사 올게”라며 일일이 소대원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움켜쥐며 부상 없는 건강한 부대생활을 당부했다.

유가족은 서 이경이 사용하던 사물함의 유품을 박스에 정리하고 어떤 압박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했는지 이렇다할 유서도 남기지 않은 아들을 원망하며 제천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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