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관사 삼키기도 뱉기도 어려운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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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관사 삼키기도 뱉기도 어려운 ‘뜨거운 감자’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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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공공요금만 1100만원, 활용방안 찾기 어려워
‘차라리 매각’ 여론 속 대체 관사 필요할 지 검토중

고 김천호전교육감의 잔여임기를 수행하게 될 이기용교육감이 선거 과정에서 관사(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1142번지)에 입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가운데, 충청북도교육청이 관사 활용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8월4일 취임한 이기용교육감은 7월26일 선거에 앞서 열린 KBS선거후보 토론회에서 “교육감에 당선되더라도 현재 거주하고 있는 개신동 아파트에 계속 거주할 예정이며 교육감 관사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 관련 부서에서는 이 교육감 당선 이후 관사를 인근 중앙여고 예절관이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등을 놓고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관사를 지은 지 20년이 넘어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한데다 시설 용도에 따라 전면적이 개축이 불가피해 관계자들의 고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이 교육감의 잔여임기가 2년여에 불과한 상황에서 차기 교육감이 관사 이용을 원할 경우 다시 관사를 마련해야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 난방과 수도,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지출이 연간 1000만원이 넘는 등 관사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도 어마어마해 현 관사를 매각하고 관사 용도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방안이 설득력 있게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신임 교육감의 의중을 몰라 실무진 차원의 논의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관사 매각, 재활용은 시대적 추세
민선시대가 열린 이후 고대광실을 연상케하는 자치단체장 관사를 매각하거나 재활용하는 것은 이미 전국적인 추세다. 관선의 경우 연고지를 고려치 않고 발령이 나는 경우가 많아 관사가 필수적이었지만 민선 단체장의 경우 대부분 생활기반이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권력이 주민들로부터 나오는 지방자치의 속성을 고려할 때도 대규모 관사는 주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다. 노무현대통령 취임과 함께 대통령별장인 청남대를 주민들에게 돌려준 것을 비롯해 경북 의성군이 군수 관사를 장애인복지관으로 활용하는 등 경북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12개 시·군이 관사를 폐지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대지가 무려 2877평에 이르는 충청북도지사 관사의 경우 일제강점기인 1939년에 지어진 구관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유·무형의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청주시장 관사의 경우에도 한대수청주시장이 자택을 이용키로 함에 따라 다른 활용방도를 모색했지만 뚜렷한 활용처를 찾지 못하는 등 충북은 변화하는 시대적 추세에 낙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난방비 등 공공요금만 연간 1100만원
청주 중앙여고 인근 청주시 봉명동 1142번지에 있는 도 교육감 관사는 1984년에 지어진 2층 양옥으로, 대지 370평, 관사 79평, 관리사 28평 규모이며 공시지가는 대지와 건물을 합쳐 5억2500여만원에 이른다.

건물 내부는 1층에 안방 등 방 3개가 있으며 2층에는 서재가 있는 구조다. 또 건물 뒤에는 건물 관리인이 사는 관리사와 창고가 있다. 문제는 건물이 낡고 단열처리가 돼있지 않아 엄청난 전기세와 냉·난방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4년 한 해 동안 난방비용만 495만원이 드는 등 전기요금(389만원)과 수도요금(87만원)을 합쳐 공공요금으로만 1080만원이 지출됐다. 규모가 크다 보니 시설관리인이 관리사에 상주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고 김천호교육감 취임과 함께 2002년 5월부터 관사 관리인으로 상주해 온 송광
운(55·기능직)씨는 “엄청난 난방비용이 소요됨에도 겨울이면 외풍이 심해 큰 불편을 겪었으며, 2층은 비가 새는 등 전면적인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새로운 용도 ‘배 보다 배꼽이 더 커
이 같은 상황에서 이기용교육감이 제시한 관사의 새 용도 활용은 먼저 예산 확보라는 장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도서관으로 개조할 경우 건물을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해야 하는데다, 도서구입과 전문인력 배치 등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장서가 약 3만권 안팎에 이르는 군 단위 도서관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도서구입비만 약 3억원 정도가 들어가고 해 마다 신규 도서 구입에 따른 추가 예산이 소요된다. 관사의 건평도 79평에 불과해 도서보관 기능 외에 열람실 등 부대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검사장 관사 부지에 들어선 기적의 도서관의 경우 대지 1274평에 건평만 266평에 이르며, 다목적홀(80평), 아기방, 도란도란실 등 다양한 부대공간을 갖추고 있다.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려면 아예 교육감 관사를 허물고 새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중앙여고 예절관 활용도 전면적인 시설 개·보수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도교육청 과학실업교육과 이열훈장학관은 “시설이 낙후된 관사를 생활관으로 사용하려면 용도에 맞게 개조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오래 전부터 생활관을 갖춘 도내 20여개 여학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교내 유휴교실을 예절실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론은 관사 매각, 대체 관사 필요한가
이처럼 관사를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이 교육감의 취지와 달리 상황에 따라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하는데다 활용에 따른 기대효과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관사를 매각하는 방안이 실무선에서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관사의 토지·건물분 공시지가가 5억2500만원 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관사를 매각할 경우 아파트 등을 대체 관사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50평 전후의 아파트를 관사로 구입할 경우 2억5000만원 정도면 가능한데다 월 90만원 대에 이르는 기존 관리비도 5분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교육청 관계자의 계산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신임 교육감이 관사에 입주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을 뿐 관사의 활용 용도에 대해서 확정적으로 말한 것은 없다”며 매각이 현실적 대안으로 논의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근 대전과 충남의 경우에도 각각 60평과 58평형 아파트를 교육감 관사로 활용하고 있다”며 “차기 교육감이 관사를 필요로 할 수도 있는 만큼 대체 관사는 필요한 것이 아니겠냐”고 조심스럽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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