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8월 3일까지 보은군이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 이후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여론이 온통 이번 인사에 대한 평가로 시끄럽다.
새로운 단체장의 등장으로 예상된 인사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소폭이 아닌 대폭 인사였으며 6.13 선거의 반대파 공무원등에 대한 노골적인 인사조치로 공무원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과연 박종기 보은군수의 이번 인사 결과가 개혁의 의지인지 아니면 공무원 선거개입의 철저한 보복인지 검토해 본다.
결국 살생부가 되버린 보은군 인사

지난달 29일 6급 이상 36명의 인사를 단행한 보은군은 실.과.읍.면장 등 사무관급 25명 중 17명(68%)과 요직 담당(계장) 19명을 전면, 교체했다.
또 기획감사실장(서기관)을 영동군과 맞바꾸는 인사를 비롯 지난 3일에는 6급이하 인사를 단행해 총 149명의 자리이동이 있었다.
이번 인사가 단행되기전 군청내 ‘살생부가 나돈다’ 는 중문에다 공무원 개개인의 성향과 지난번 6. 13 선거개입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인사태풍을 예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소문이 현실로 다가오자 한 공직자는 “군수가 바뀌면 인사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노골적인 인사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며 “이번 인사는 편가르기 식 인사를 반복할 수 밖에 없어 공직 내부 분열이 우려된다” 고 말하고 있다.

당분간 행정공백

이번 인사에서 지난 29일 단행된 6급 주사 19명을 교체한 데 이어 역시 31일에는 서기관급인 기획감사실장의 인사를 전격 실시해 후속인사의 파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시·군 교류를 통해야만 인사가 가능했던 기획감사실장은 영동군으로, 행정과장은 한시기구인 주민자치과로 밀려났는가 하면 행정의 중요 승진보직을 단계적으로 밟아나간 행정·경리·정보통신 담당 주사등은 일반 보직으로 밀렸다는 인상을 짙게 하고 있다.
흔히 승진 부서라는 중요 보직자들의 이같은 인사는 결국 당분간 행정공백으로 이어질 것이며 하위직 공직자들에게 근무의욕 상실 및 인사 후유증으로 인한 줄서기의 반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사권 남용인가 개혁의지인가

지난번 6. 13 선거 당시 박종기 후보는 전임 군수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약 1호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제시하고 각종 토론회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행정에 기업 경영방식을 도입한다면서 능력위주의 발탁이라는 설명을 강조한 바 있다.
또 박종기 군수가 당선후나 취임 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보복성이 아닌 화합 차원의 인사가 될 것” 이라는 의사를 밝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놓고 공직내부 관계자와의 고민한 흔적은 전혀 없어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으며 지역민들간의 원성을 면치 못하게 됐다.
결국 새로운 단체장이라곤 하지만 최소한 공직내부와의 충분한 검토없이 외부인사와 지난번 선거 측근자들에 의한 작품이라는 소문을 낳고 있다.
이번 인사는 공직사회의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고 연고지 우선배치라고 했지만 이 말을 납득할 수 있는 공직자 및 지역민은 없어 보인다.
사람이 바뀌면 분위기 역시 바뀌는 것이 당연한 이치지만 그동안의 승진 보직자들의 최소한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인사는 숙청과 불만을 낳고 있으며 이것이 표면화 될 때 당분간의 행정공백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행정 바로 세우기는 박 군수의 몫

이번 인사가 단행된 후 한 공직자는 “이렇게 공직사회를 뒤흔든 인사는 없었다” 며 일부 부서의 공무원들은 ‘쑥대밭’ 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이번 인사로 냉각된 공직사회를 추스르는 것은 박 군수의 몫이 될 것이다. 당분간 공직자의 복지부동은 불보듯 뻔하고 하위직 공직자의 근무능력 향상을 위한 후속조치가 없는 한 미래지향적인 행정은 기대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보은군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인사권은 군수의 고유 권한이지만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인사정책이어야 한다” 며 “이번 인사는 새로운 군수의 첫 번째 인사치고는 공직내부의 파장이 크다” 며 “앞으로 공직자 내부의 인사위원회 참여를 강력히 요구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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