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후보 '김교육감의 유령 이제 보내고 싶다' 직언

<뉴시스> 29일 충주에서 충북 북부지역 유권자들을 상대로 정견 발표회를 가진 제13대 충북도교육감 보선 후보자들은 故 김천호 교육감의 교육철학 계승과 교육환경 개선, 특성화 교육 추진 등에 한 목소리를 냈다.

 충주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정견발표회에는 충주,제천,단양,음성지역 학교 운영위원 등 유권자 600여명이 참석해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폈다.

 정견발표 순서 추첨에 따라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기호 4번 류태기(62) 후보는 “청주교육장으로 일하면서 교육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많이 깨닫게 됐다”면서 “40여년의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쁨과 희망을 주는 교육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류 후보는 “모든 학교에 냉난방 시설을 설치하는 등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주력하는 한편 존경받는 교직 풍토를 조성하고 사립, 특수학교를 불문하고 모든 학교가 공평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후 “할일 많은 충북 교육계를 튼튼한 내 어깨에 짊어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연단에 선 기호 5번 박노성(59) 후보는 “모든 교육행정을 학생 성적제고에 맞춰야 한다”면서 “일률적 보충수업을 지양하고 논술학당, 영어반, 수학반 등을 편성하는 수준별 맞춤식 교육으로 다양한 학습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 운영위원들의 해외시찰 기회를 늘이고, 모든 학교의 과학실 등을 현대화 한는 한편 농촌지역 학교를 명문학교로 육성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필요없는 행정을 과감히 줄이고 수업 중심의 지원행정을 펼치겠다”고 역설했다.

 기호 7번 이승업(61) 후보는 “여고 3학년 교실에는 30분만 공부하면 남편이 바뀐다고 써있고, 남고 3학년 교실에는 10분만 더 공부하면 부인의 얼굴이 바뀐다고 써 있다”며 “이는 교육이 수단화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교육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충북교육을 바꾼다”면서 “충북지역에 속속 입주하고 있는 기업체 특성에 맞는 특성화 고교를 만들어 취업기회를 늘이고 지역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실리주의 교육론을 폈다.

 네번째로 연단에 선 기호 1번 권혁풍(65) 후보는 “학교가 브랜드라면 교장은 CEO, 학생은 제품”이라면서 “주주인 학부모들이 학교가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운영위원회의 역할에 많은 무게를 실었다.

 그는 “충주고는 어문고, 대원고는 자연고로 특성화해 특수고로 육성하는 등 고교시절부터 개성맞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농촌지역 폐교도 지역 문화센터로 만들어 농촌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특히 최근 인문고 전환 요구가 제기된 제천농고 등에 대해 “제천농고는 특화된 일반고로 바꾸고 단양공고도 석회석신소재 관련 특목고로 전환하는 등 지역 친화적으로 학교를 육성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또 기호 8번 이재봉(60) 후보는 “자녀들을 학교 보내고 마음 졸이는 학부모들이 많다”면서 “안심하고 학교 보낼 수 있는 안정된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비행, 탈선 학생 예방과 지도를 위해 인성, 도덕교육을 강화해 인성은 주체, 지식은 도구라는 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호 6번 이기용(60) 후보는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영재교육을 확대 실시하는 한편, 국제화 시대에 부응하는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선진적인 유아교육 체제를 확립하고, 특수교육을 위한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2번 김윤기(58) 후보는 “5차원 영재교육 프로그램인 두뇌충북21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고교입시 제도를 보완해 인재의 유출을 막고 충북의 인물난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보통신망 구축을 통한 사이버 가정학습을 내실화하는 U-러닝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기호 3번 김재영(62) 후보는 “충북지역 고교 특성화를 통해 분야별 인재육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 “고교 뿐 아니라 초,중학교를 연계한 진로지도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인성교육에 바탕을 둔 창의성 교육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감 후보들 대부분은 소견발표 서두나 말미에 故 김천호 교육감의 갑작스런 타계를 애도하면서 “충북 교육의 큰별이었던 김 교육감이 추진했던 일들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입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故 김천호 교육감 유령은 이제 보내고 싶어”

 ○…제13대 충북도교육감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故 김천호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유지를 받들어 그의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봉(60) 후보는 “김 교육감의 유령은 이제 보내고 싶다”는 돌출 발언을 해 청중들은 어리둥절.

 다섯번째로 연단에 선 이 후보는 정견발표에 앞서 “이제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해야한다”며 이 같이 강조.

 여타 후보들과 사뭇 다른 이 후보의 발언에 일부 청중들은 “옳은 말”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으나 故 김 교육감의 향수에 아직 젖어있는 일부 유권자들은 그의 ‘유령’이라는 표현에 떨떠름한 표정을 짓기도.


 ◇단양 선관위, 공명선거 홍보부채 인기몰이

 ○…충북 충주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정견발표회에서는 찌는 듯한 더위 탓에 단양 선거관리위원회가 준비한 공명선거 홍보 부채가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동이나는 등 큰 인기.

 선관위는 이날 정견발표회에 참가한 유권자들에게 공명선거 마우스패드를 기념품으로 준비하기도 했으나 부채의 인기에 밀려 고전하는 모습.

 단양 선관위 관계자는 “부채 500개를 준비했는데 더운 날씨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다”면서 “시원한 부채만큼 깨끗한 교육감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며 함박웃음.


 ◇“나는 김 교육감과 동문수학하던 사이” 김 교육감과의 인연 강조

 ○…충북도교육감 보선 후보자들을 청주 정견발표에 이어 충주에서도 故 김천호 교육감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모습.

 한 후보는 “충주는 1년 전 김 교육감과 함께 연설회를 가졌던 곳”이라며 “그의 업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겠다”고 역설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한 후보는 자신을 “김 교육감과 동문수학하던 사이”라고 소개한 후 “누구보다 그의 교육철학을 잘 계승할 수 있다”고 강조.

 다른 후보들도 “충북 교육계의 큰별 김 교육감의 훌륭한 교육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하겠다”며 지지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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