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 광산복구로 건설, 제천 골프협회 발끈

지난 2003년 시멘트 폐광 지역을 환경 친화적으로 개발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로 충북도와 단양군의 사업 허가를 받아 준공에 들어가 올 봄 개장한 단양 ‘오스타 CC’(현대시멘트 주식회사 설립)가 이용 요금 체계의 불합리한 책정 등과 관련해 지역 골프 마니아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제천 지역 10여 개 골프회의 모임인 제천시 골프협회에 따르면 오스타 CC는 주말과 휴일 기준으로 13만 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평일의 경우에는 11만 원으로 책정돼 있는 골프장 이용료를 25% 할인된 8만 2000원에 받고 있으며, 특히 단양에 주소지를 둔 이용객들은 40% 할인된 금액에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스타 CC의 경우 제천과의 경계 지대에 위치해 단양읍에서는 차량으로 20분 가량 시간이 소요되지만, 제천시내에서는 5~10분 거리에 불과해 단양보다 제천 지역 주민들의 이용이 빈번하다는 게 제천시 골프협회 측의 주장이다.골프장 자체적으로도 전체 이용객의 절반 이상이 제천과 단양 지역 거주자이며, 그 중에서도 제천 지역 이용객들이 80%는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천시 골프협회 등 제천 지역 골프 마니아들은 “인근 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골프 대중화에 기여해야 할 퍼블릭 골프장이 시설을 자주 이용하는 인접 지역 주민들을 타 지역 이용자와 동등하게 대우하고 단양 지역 이용자보다 비싼 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협회는 조만간 골프장 측에 단양군 이용자와 동등한 혜택을 부여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현지 항의 시위 등 구체적 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9홀의 퍼블릭 골프장은 지역 주민들이 부담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수의 클럽들이 국가 정책의 혜택을 받아 건립됐고, 이 골프장의 경우에도 폐 광산 지역을 원상복구해야 하는 시멘트 회사 측이 일석 이조의 경제 효과를 거두기 위해 대중 골프장이라는 아이템을 적용해 허가를 받게 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지역 골프인들에게 혜택을 주기보다는 돈 벌이에 급급하는 것 같아 회원들의 불만이 매우 고조된 상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제천 골프협회 측은 오스타 CC 측이 자신들의 시정 요구를 계속해서 무시할 경우 인근 충주와, 여주, 원주 등으로 원정 골프를 치는 한이 있어도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야 말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이들은 평일 이용료로 8만 원을 받고 있는 원주 O골프장의 경우 골프인들 사이에서 시설이나 코스 난이도 면에서 오스타 CC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까지 오스타보다 2만 원이 싼 9만 원을 받아왔다며 구체적인 근거까지 제시했다.

특히, 최근 단양군이 제천, 영월, 평창 등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고 혁신도시 유치를 비롯한 태백권 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제천·단양 간 시군통합 논의까지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사실상 같은 생활권인 제천시 지역 이용객을 단양 지역 이용자들과 차별 대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업체 측의 반응은 냉랭하다.골프장 소재지가 단양군에 위치해 단양군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인접 지역인 제천시 거주민에게까지 같은 자격을 주는 것은 경영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제천 지역 골프 마니아들은 이미 한 차례 실무 모임을 갖고 골프장 측에 제시할 요구조건을 수렴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을 준비하고 있어 자칫 퍼블릭 골프장 요금 문제가 이용객과 업체 간의 감정 싸움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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