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학원 매각조건 평생교육원 건물을 요구했다는 후문
"율량 택지개발과 무관하지 않을 것"시각 지배적

주성대 평생교육원이 10년간의 청주시 상당구 주성동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5월말 사무실의 집기와 시설 일체를 본교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교육원이 떠난 건물은 한때 임대 현수막이 나붙었다가 매매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청주시내 모 학원에서 종합강의실로 사용하기 위해 내부수리 공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대 관계자는 “학점은행제나 교원 연수프로그램은 예정대로 계속하겠지만 일반 프로그램은 당분간 내수지역 주민들을 수강생으로 모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평생교육원이 주성대로 자리를 옮기자 아쉬움을 나타내는 수강생도 많았다. 또한 새로운 재단이 주성학원을 인수한 뒤 곧바로 평생교육원이 건물을 비워주게 되면서 배경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주성대 평생교육원이 사용했던 주성동 139-5번지 건물의 등기부상 소유주는 주성대 직원인 H씨로 되어 있지만 실제 소유주는 윤 전 이사장의 부인인 장모씨다. 주성학원을 현 재단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건물과 토지를 자신의 몫으로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H씨가 등기부상 소유주가 된 사연은 이렇다. 주성대 윤석용 전 이사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한국레미콘의 본사 건물로 사용하기 위해 1991년 주성동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을 신축했다.

레미콘 사업을 하던 윤 이사장은 육영사업에 뜻을 두고 1992년 주성대학을 설립하고 이어 1995년에는 주성동 한국레미콘 건물내에 사회교육원을 개원하게 된다.
이렇게 개원한 사회교육원은 이 건물의 지하 1층과 지상 1,2층을 강의실로 사용하게 됐고 한국레미콘이 3층을 사무실로 사용했다.

주성대 사회교육원이 문을 열 당시는 일반인들의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주성대가 도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사회교육원을 개원하면서 지역에서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사회교육원은 평생교육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해 한때 교육생이 500명이 넘을 정도로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4년제 대학이 잇따라 청주시내에 평생교육원을 개설하면서 수강생이 크게 줄어 들어 학점은행제와 산업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서 예전만은 못하지만 그런데로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었다.

평생교육원의 한 관계자는 “청주시내 각 동에서 주민복지를 위해 무료나 1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고 4년제 대학에서 잇따라 평생교육원을 개설하면서 수강생이 크게 줄어 들었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워낙 싼 가격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평생교육원의 수강료는 10년전이나 지금이 똑같다. 그래도 다른 대학은 수지가 안맞으면 자주 폐강을 시키곤 했지만 주성대는 적자보면서도 끌고간 프로그램이 많았다”고 말했다.

주성대 평생교육원이 첫 위기를 맞게 된 것은 1997년 IMF때다.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자금난을 겪어오던 한국레미콘이 IMF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부도가 나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게 됐던 것.
당시 한국레미콘은 윤 전 이사장의 집과 토지를 담보로 모 은행에서 20여억원을 대출받았고, 평생교육원 건물과 토지도 제2금융권에 6억5000만원의 담보가 설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국레미콘이 부도가 나자 금융권에서 채권회수를 위해 1999년 윤 이사장의 집과 토지, 평생교육원 건물을 분할해 경매를 신청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윤 이사장이 살던 집과 주변 토지는 14억원에 청주의 D건설에 낙찰됐다.
당시 윤 이사장은 집과 토지를 다시 매입하기 위해 대학측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지만 대학도 재정형편이 좋지 않아 결국 입찰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경매로 나오게 된 평생교육원 건물과 토지는 1,2차에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고 결국 2001년 3차 경매에서 주성대 직원인 H씨가 5억7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H씨는 5억7000만원중 5억5000만원은 모 은행에서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융자를 받았고 나머지 2000만원은 평생교육원 자체 예산으로 매수대금을 납부했다.

이에 대해 주성대 한 관계자는 “당시 평생교육원이 건물에서 나가면 마땅한 장소도 없고 해서 대학측에 낙찰 받아 줄 것을 요구했지만 대학에서 별도 회계를 이유로 거절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주성학원이나 평생교육원이 아닌 직원 명의로 건물을 낙찰 받은 것을 놓고 한때 주변에서는 윤 전 이사장의 재산 은닉을 의심하기도 했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H씨가 건물을 낙찰 받게 된 이유는 단지 농지원부 때문이었다. 당시 평생교육원 토지의 지목은 전과 대지 2필지로 분할 등기되어 있었다.
따라서 토지와 건물 전체를 낙찰받기 위해서는 농지원부가 필요했고 그래서 자격이 되는 H씨를 내세워 건물과 토지를 다시 매입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평생교육원의 토지와 윤 전 이사장의 토지가 분할 경매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윤 전 이사장의 집과 토지를 낙찰받은 D건설에서 토지 소유권을 주장하며 평생교육원의 출입구를 막아 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양측은 법적 소송까지 가게 됐고 결국 평생교육원측이 승소해 지금의 출입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윤 전 이사장의 부인인 장모씨는 주성학원 매각조건으로 왜 평생교육원 건물을 요구했을 까.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율량동 택지개발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택지개발이 본격화 되면 상당한 액수의 보상을 기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현재 이 건물과 토지의 재산가치는 대략 7~8억원 가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공사가 통상 공시지가의 110~120%를 보상하는 관례에 따른 계산이다.
하지만 각종 세금과 은행의 이자 등을 따질 경우 재산적 가치는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건물은 경매로 매입하면서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5억5000만원에 대한 이자와 각종 세금으로 연간 약 5000만원이 나간다.

율량동 택지개발이 본격화 될 3년 후인 2008년까지 보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이자만 1억5000만원이 나가야 해 결국 은행 차입금과 이자를 빼고나면 재산적 가치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한편 주성대 평생교육원은 대학 강의실을 이용해야 하는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지리적인 불리함 때문에 당분간 수강생 모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대학 내부에서는 장기계획으로 시내에 마땅한 건물을 물색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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