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중등 후보 전력 엇비슷, 조직·TV토론이 영향 클 듯

충북도교육감 보궐선거가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월 1일 실시되는 보궐선거에는 최하 6명에서 최대 8명까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임 교육감의 유고로 인한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기득권이 없는 맨손 결투를 하게 됐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유효표의 50%이상을 득표해야 하는 1차 투표 당선자는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예상 후보자군 가운데 초등 중등이 엇비슷하게 양분되면서 2차 결선투표(8월 3일)시 합종연횡 구도도 복잡해지고 있다. 

또한 보궐선거 특성상 선거준비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하고 법적 선거운동 기간도 10일로 한정돼 후보자들도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짧은 기간에 특정한 선거인단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펼친다면 현실적으로 조직력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각 후보자 주변에는 참모진이 짜여져, 벌써부터 도교육청 요직에 대한 섀도우 캐비닛(사전 보직분담)이 나돈다는 설도 있다.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밝히거나 유력한 후보자들은 초등 출신 이승업 보은교육장, 박노성 청주 중앙초등학교장, 고규강 충북도교육위의장이고 중등 출신으로는 유태기 전 청주교육장, 이기용 괴산교육장, 김재영 전 청주고교장 등 6명이다. 여기에 김윤기 청원 부강초등학교장, 이재봉 충북대 교수, 충청대 심의보 교수 등 3명이 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 ‘후보단일화’ 가능성 희박=

▲ 이승업씨 이승업 교육장은 6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먼저 출마의사를 밝혔다. 선친도 교장 출신이며 부인 김진례씨도 괴산 문광초 교장직을 맡고 있어 전형적인 교육가족으로 알려져 있다. 청원교육청 도교육청 장학사로 10여년간 일해 실무에 밝고, 전임 김천호 교육감의 측근으로 이미 2차례의 교육감 선거를 치렀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청주사범 출신이지만 청주교대 부속초교 교장을 맡으면서 교대동문회와 교분을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과 출신지를 감안하면 남부 3군에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도교육청 초등교육과장, 교육장 경력이 1년밖에 안돼 조직 관리자 경험부족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 박노성씨
박노성 교장은 충북교육 대권(?)에 대한 꿈을 오래전부터 간직하고 준비해온 후보로 꼽히고 있다. 청주교육청 학무국장 등 요직을 거쳤으며 적극적인 성격으로 청주교대 인맥관리에 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장 역시 김영세 전 교육감의 측근으로 교육감선거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지난 2001년 도교육청 이모 장학관이 전교조충북본부 사이트를 통해 도교육청 ‘7인방’에 대한 사이버 비방전을 벌여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이다. 출마설이 나도는 김윤기 부강초교 교장도 당시 ‘7인방’에 거명돼 곤욕을 치렀다. 

▲ 고규강씨 고규강 의장은 3번째 도전한 교육위원 선거에서 당선돼 초선으로 도교육위에 입성했으나 일약 후반기 의장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교직을 그만두고 민간참여 학교 컴퓨터교육사업에 뛰어들어 도내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2002년 교육위원 출마전 사업체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출신지인 음성과 도내 북부지역에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도교육위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힘을 실어준 이상일(충주) 성영용(제천)교육위원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평교사 출신인 고의장의 교육경력과 교육사업 전력이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등 ‘실지탈환’ 응집력 생겨=== ▲ 이기용씨
중등의 이기용 괴산교육장은 이주원씨의 불출마로 인해 청주고 동문회의 힘을 모으는데 유리한 상황이 됐다. 이 교육장은 각종 연수과정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교육이론에 해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충북중등교장협의회장을 역임하는등 흡인력을 갖추고 있어 지지자들은 후보자 TV토론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 하지만 9년간 교원대 연구사로 재직하면서 일선 학교현장을 떠난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 류태기씨 류태기 전 청주교육장은 체육교사 출신으로 교육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 충북대 사범대 출신으로 대학동문회가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체육계 인사들과 교분도 두터워 도체육회 사무처장 후보물망으로 오르기도 했다. 올 3월까지 2년간 청주교육장을 맡아 청주지역 조직가동에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리더쉽과 순발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체육분야의 전문성이 총체적인 교육행정을 관장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 김재영씨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은 지역 신문을 통한 활발한 기고활동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알려왔다. 이재봉 충북대 교수는 지난 97년 아태평화재단 충북 회원으로 참여해 DJ를 지지하는등 정치적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입시 등 선거이슈 등장할 듯=
초등 출마자 가운데는 고규강 의장과 박노성 교장이 진작부터 각자 인맥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천호 교육감 재임시 2인자로 침묵하고 있던 이승업 교육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초등 내부의 세력분화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중등은 당초 예상보다 출마자가 적어 ‘실지탈환’에 대한 응집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의 정책적 이슈는 고교 경쟁입시 부활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도교육위가 편성한 고교입시 제도개선 용역사업비가 도의회에서 전액삭감되면서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 특히 고교입시 용역을 주도했던 고 의장은 TV토론회를 통해 집중적인 검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교사평가제, 중학교 보충수업, 초등학교 모의고사 부활 등도 후보자 토론회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입후보 예상자들의 면면을 볼 때 보수 개혁의 뚜렷한 차별성은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들은 안타깝게 숨진 전임 김천호 교육감과의 동일화 작업에 치중해 중도보수적 성향의 교육관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전교조 충북본부도 내부 지지후보를 가리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며 학운위원 참여자가 많은 일반직 교육공무원들도 과거보다 ‘표쏠림’ 현상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선투표를 실시할 경우 1,2위간의 표차여부에 따라 초등-중등간 합종연횡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지난 충남교육감 부정선거에서 드러난 ‘나눠먹기식’ 사전야합에 대한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