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충북교육가족들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이니 늘 그러셨듯이 교육감님도 교육가족들을 위해 바쁘게 업무를 챙기시고 계실 줄 알았었지요. 그렇게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질줄 누가 상상이나했겠습니까? 너무나 큰 슬픔과 교육감님에 대한 연민을 이렇게 지면에 풀어보렵니다.

교육감으로 당선되신 후 작은 모임에서 저와 자리를 같이했었지요. 저를 바른 말 잘하는 사람으로 알고 계셨기에 교육에 도움이 될만한 것을 얘기해달라고 정중히 부탁을 하셨고요. 저는 기다렸다는 듯 활용도가 높은 교무수첩에 관리자(교장, 교감)와 행정부장만 등재돼 있어 불합리하다며 모든 교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바꿔달라는 얘기를 했지요.

그래도, 아직은, 이 세상에서 아이들이 제일 좋다며 평교사를 고집하는 제 이야기가 어쩌면 뜬 구름 잡는 허무맹랑한 얘기였을 겁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그랬었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 교육감님은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셨습니다. 그런 연유로 충북교육을 위해 고생하시는 부장선생님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교무수첩에 등재되었습니다. 물론 법적인 문제 때문에 모든 교직원을 등재할 수 없는 사유도 전해왔습니다.

장모님이 돌아가셔 슬픔에 잠겼을 때였지요. 연락도 안했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저와 아내를 위로하러 오셨었지요. 왜 저만 그랬겠습니까? 충북의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차별하지 않고 모든 교직원들의 애ㆍ경사를 챙기시느라 늘 분주하시던 교육감님의 모습과 그 고마움을 어떻게 있겠습니까?

교육감으로 재직 중 그렇게 사랑하시던 모친상을 당하셨지요. 그때 솔직히 제가 교육감님에게 받은 만큼 부의금을 넣어가지고 빈소를 찾았었습니다. 하지만 방명록에 이름 석자만 남겼을 뿐 부의금을 전할 수 없었습니다. 교육감님은 그렇게 청렴결백하셨습니다. 그래서 충북교육가족들이 더 따르면서 존경했을 겁니다.

저희 모교에서 동문체육대회가 열렸던 날이었지요. 그날은 시내의 큰 학교들도 여러 곳에서 체육대회를 했고요. 대회 중간이었지만 교육감님이 오신다는 소식은 체육대회에 참석했던 모든 동문들에게 희소식이었지요. 그랬습니다. 교육감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작은 학교, 역사가 짧은 학교의 동문들까지 모두 사랑하셨습니다.

그랬었습니다. 교육감이라는 자리가 그렇게 높은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교육감이라는 자리가 교육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셨습니다. 혹 본인이 모르고 지나쳐 교육에 소홀한 면이 있을까 노심초사 고민하셨습니다. 교육감님이 하시는 모든 일들이 그랬습니다. 충북교육에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한 학교라도 더 방문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려 하셨습니다.

잊으셨나요? 여러 사람들에게 평교사를 고집하는 저를 걱정하셨던 것... 소임을 다하시고 교육감이라는 직책에서 물러나는 날 소주 한잔 하자던 저와의 약속...
왜 이렇게 훌쩍 떠나셨나요? 교육감님을 사랑하는 교육가족들이 이렇게 많은데... 교육감님이 해결해야 할 충북교육계의 현안들이 이렇게 많은데...

분명코 교육감님은 자연인 김천호로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살아있을 것입니다. 교육감님, 이제 그렇게 걱정했던, 그렇게 이루고자 했던 일 모두 잊으시고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십시오. 보이지 않는 곳에 계시지만 늘 해오셨듯이 충북교육에 힘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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