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산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사공이 많다보니 물살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배가 거꾸로 산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오늘 더운 날씨에 국민들 눈에 비치는 열린우리당의 모습은 그렇습니다.

4·30재보선 이후 열린우리당이 벌이는 당내 분란을 보노라면 이들이 과연 나라를 이끌고 가는 집권여당이 맞는가를 의심케 합니다. 난닝구(실용파)다, 빽바지(개혁파)다 멱살잡이 수준의 논쟁은 그들의 정당이 스스로 ‘콩가루집안’임을 보여 주고도 남습니다.

무기력증에 빠진 당수뇌부는 지도력을 잃고 허둥댈 뿐이고 들리느니 ‘네 탓 타령’이요, 귀를 기울여도 ‘내 탓’소리는 들리지 않으니 재보선의 참패가 어디서 연유했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어디 당내싸움 뿐입니까. 우군인 청와대와 정부 또한 각개약진하듯 제각기 딴 목소리로 불협화음을 냅니다. 함께 어깨동무를 해도 모자랄 판에 각심소회로 비난을 일삼으니 혹시 판을 깨자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만과 나태함으로 국민에게 걱정과 실망을 안겼음을 통렬히 반성한다”던 워크숍의 대 국민 결의문도 한낮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했음이 역력합니다. 지금 열린우리당은 창당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 까,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 졌다는 여론조사결과 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낮은 지지율(17.4%)은 2003년 11월 창당이후 처음으로 한나라당의(33.3%)의 절반 수준이니 민심의 이반(離反)을 한눈으로 확인하게됩니다.

이쯤 되면 열린우리당은 통곡을 해야 합니다. 노무현정권이 어떻게 해서 탄생한 정권입니까. 누가 노무현후보에게 표를 몰아 줘 대통령이 되었습니까. 중산층이하의 서민들, 20~30대의 젊은층들이 변화와 개혁으로 국정을 쇄신하라고 만들어준 정권입니다.

그런데 정치다운 정치는 보여 주지도 못하고 지리멸렬 싸움질로 허송하고 있으니 어찌 안타깝지 않을 수 있습니까. 산적한 국정과제는 언제 풀고 늪에 빠진 경제는 언제 살리고 민생은 언제 챙길 것입니까.

민심은 조석변(朝夕變)입니다.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른 게 민심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못 읽는 정권은 무너집니다.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 삼아 여론을 조작하던 시대는 갔습니다.

그 옛날 민심을 거스른 제왕들은 예외 없이 백성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현군(賢君)들은 백성을 호랑이처럼 무서워했습니다. 집권세력은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나라는 열린우리당 몇몇 사람의 나라가 아닙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조화의 미학’입니다. 조화는 무엇입니까. 싸움질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 오순도순 나라를 끌고 가지 못 합니까. 당내 조화도 못 이루면서 거센 야당을 어떻게 구슬려 정치를 하려 합니까. 그러니 딱하다는 것입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정치란 어떻게 해야 됩니까?”라는 물음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가까이 있는 자가 기뻐하고 멀리 있는 자가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近者說 遠者來)”       /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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