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검토에서부터 토지매입, 인·허가, 분양까지 정지작업 도맡아

풍치지구 해제와 관련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비자금 괴담’의 타겟이 되고 있는 L산업개발은 이른바 개발사 또는 시행사로 분류되는 회사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주거단지 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사업성 검토에서부터 도시계획 조정, 토지매입, 사업 인·허가, 분양, 이익금 배분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렇다 보니 인허가 등 복잡한 사전 정지작업을 도맡아 하는 회사가 탄생했는데 이런 회사가 바로 시행사다. 이에 반해 시행사로부터 공사를 발주받아 직접 공사를 하는 회사는 시공사라 불리며, 일반적으로 아파트 건설과 관련해 이름이 드러나는 것은 시행사가 아닌 시공사다.

또 시행사 가운데에는 시공사가 내세우는 시행사가 있는 반면, 독자적으로 개발관련 업무를 맡아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완비해 놓고 시공사를 찾는 독자적 시스템을 갖춘 회사도 있다. 최근에는 개발전문가들이 늘어나고 그 역할이 증대되면서 독자노선을 걷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비하동 아파트 공사현장의 경우 L산업개발과 S주택을 시행사로, 계룡건설이 시공을 맡아 2006년 9월 입주예정으로 35평형에서 59평형까지 중·대형 아파트 480세대를 건설하고 있다. 이 단지의 분양 총수익금은 1031억원에 이르며 부가세를 뺀 순수익금은 975억원 정도다.

분양 총수익 가운데 보통 시행사의 몫은 10% 안팎. 리슈빌 현장은 9%를 적용해 80~90억원의 시행사 수익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도로개설 등 청주시에 기부채납해야 기반 조성사업비 가운데 토지매입 등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익폭은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 실제로 리슈빌 현장의 경우에도 도로 확·포장에 따른 토지매입이 마무리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L산업개발은 최근 주성대학장으로 선임된 정상길학장이 대표로 있던 회사로 고교 교사와 치과의사 등 독특한 이력을 지난 정학장이 대표를 맡고 현 대표이사인 김씨가 개발업무를 주관해 오다 2002년 3월 김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따라서 비하동 현장은 김씨가 직접 업체를 운영하면서 맡게 된 첫 번째 사업이다. 김씨는 또 계룡을 파트너로 충주시 연수동에도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등 사업시작 이후 단기간에 굵직한 개발사업 추진에 성공한 경우다.

김씨는 “당초 비하동 현장의 풍치지구가 해제되지 않더라도 저층의 고급빌라를 지을 생각으로 일찌감치 토지매입에 나섰던 것”이라며 “운이 좋아 나중에 풍치지구가 해제되면서 고층 아파트 사업으로 전환하게 된 것일 뿐 어떤 로비와 특혜도 없다”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아파트를 지을 생각으로 덤빈 일이 아니기 때문에 풍치지구 해제에 따른 특혜시비는 시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씨는 특히 “리슈빌 시행의 실적을 바탕으로 산미분장동 재개발 등을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괴소문에 발목을 잡혔다”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