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자민 현역의원 타깃 1순위
향후 청주 청원 통합여부도 큰 변수

소리는 요란한데 뭐 잡히는 것이 없다. 요즘 지역 정치권에 대한 보편적 시각이다. 6. 13 지방선거가 끝난 후 도내 정치권의 움직임이 다양한 예시(豫示)를 수반하면서도 그 퇴로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지방정계 역시 정계개편이라는 인위적(?) 화두를 놓고 전전긍긍하는 중앙정가의 움직임에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특정 정당의 이탈 세력들이 분류되고 있고, 향후 추이에 대한 저울질도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도내 한나라당은 여전히 표정관리에 안간힘이다. 몇몇 인사들의 한나라당 입당 의사가 감지되고 있지만 급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분간 영입을 통한 세불리기는 안한다는 게 당의 방침이다. 자칫 분위기상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어차피 8.8 재보선까지는 가야 가닥이 잡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충북도의회 의장단 구성과 관련, 당에서 조율한 결과가 일부 소속 의원들에 의해 거부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한나라당이 약식 경선까지 실시해 의장후보로 결정한 권영관의원이 결선투표에서 유주열의원한테 패한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무리 다수의석을 차지했다 하더라도 지방의회 의장단 구성에 대해 한나라당이 이래라 저래라 한 처사는 신중하지 못했다. 지방선거 압승의 후유증이 실제로 나타난 꼴이다. 모르긴 몰라도 한나라당은 이번 일로 여론상의 큰 손해를 볼 것이다. 향후 대처에 따라선 재미나는 현상(?)도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 봤다.

8.8 보선이 정계개편 고비

청주 상당과 제천-단양 등 두곳의 조직책을 새로 선임해야 할 한나라당은 문호를 열어 놓고 앞으로 예상되는 정계개편까지 대비한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막상 헤쳐모여가 벌어질 경우 경쟁력 있는 후보를 우선 잡겠다는 발상이다.
“한나라당이 외부인사를 영입한다면 이는 곧 정계개편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어쨌든 우리 당의 입장에선 당분간 현재의 정치구도를 되도록 흔들지 말아야 한다”고 밝힌 당의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그 즉시 인물사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영입 가능대상으로 현역의원을 우선 순위로 꼽고 있는데 홍재형(민주) 정우택(자민) 송광호의원(자민)과 지난 1일 민주당을 탈당한 김진선씨 등은 이미 타깃에 올라 있다. 지방정계에서 판단하는 정계개편 시점은 역시 민주당 대선후보 문제가 결정적으로 불거질 8.8 보선 이후다.
지난 7일 이용희 민주당 최고위원과 김진선씨가 만난 자리에서도 이와 관련된 얘기가 나왔다. 이날 둘간에 점심 회동이 있었는데 이 자리는 이최고가 민주당을 탈당한 김진선 전 괴산 진천 음성지구당위원장을 위로하기 위해 주선했다. 이날 이최고는 “8.8 재보선이 끝난 후에 지방에서도 정치권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말을 여러번 강조했다는 것이다.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 김진선씨는 “단순히 식사를 나누기 위한 만남이었기 때문에 정치에 관한 특별한 얘기는 없었지만 8.8 보선을 몇 번 강조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어차피 공조직 흔들린다

현재 정치권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청주 흥덕구와 음성군의 분구, 그리고 청주 청원 통합 여부도 향후 도내 정계개편에 결정적 변수를 제공할 공산이 크다. 특히 같은 성격의 자치단체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별도 살림을 차리고 있는 청주 청원의 통합은 지각변동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청주 청원 통합문제는 사안상 어차피 조만간 공론화될 수 밖에 없고 아마 긍정적 방향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17대 총선까지는 앞으로 2년이나 남지 않았는가. 이 기간 내에 엄청난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청주 청원이 통합될 경우 정치인 또는 정치 지망생들의 이동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계개편과 관련해선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이 모두 8.8 보선 이후로 미뤄 놓고 관망하겠다는 자세다. 당연히 각 당의 사고지구당에 대한 책임자 인선은 방치된 상태다. 앞으로 정치권이 보혁구도로 재편되건 혹은 과거처럼 인물위주의 이합집산으로 요동치건 도내 정당의 공조직은 심각하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정당에 대한 이념의 공유가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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