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송학면 하수관거 정비사업 업체 편리 내세워 시방 무시

제천시가 발주한 송학면 하수관거 정비 사업이 업체의 불성실한 시공으로 부실 위험을 낳고 있어 당국의 엄격한 관리 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청주 소재 합자회사 M개발이 수주해 지난해 10월부터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제천시 송학면 일원 7.5㎞ 공사 구간의 경우 현재까지 38%의 공정이 마무리되는 등 당초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 토양 굴착과 250㎜ 관거 매립이 한창인 송학면 입석삼거리에서 쌍용 방향 38번 구도로 약 300m구간에서 여러 건의 부실 매립 사실이 확인되고 있지만, 제천시와 감리 업체의 관리 감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구간의 경우 하수 관로를 매립할 때 바닥을 시멘트 콘크리트로 조성하거나 아니면 모래를 미리 깔아 편편한 모래바닥 위에 설치토록 한 시방과는 달리 일반 마사 흙만 덮어놓은 채로 관거를 매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하수관거를 매립할 때도 관거가 묻히는 해당 위치에서 각각의 관거를 연결해 시공해야 함에도 이곳 현장에서는 4~5개의 관거들을 바깥에서 미리 연결한 뒤 굴삭기 등을 이용해 땅 속으로 밀어넣는 장면이 연속적으로 목격됐다.

시공사가 이처럼 시방과 설계에 어긋나게 관거를 매립함에 따라 전문가들이 해당 공사 구간의 부실화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뒷말도 무성하다.

하수 관거 매립 공사 전문가인 K씨는 “관거가 놓이게 될 바닥을 모래 등으로 안정화하지 않을 경우 토양이 얼거나 녹을 때 관거 이격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공기의 단축과 공사의 편리만을 생각해 하수로가 매립되는 현장에서 낱개의 관거들을 연결하지 않고 바깥에서 미리 연결한 채로 굴착된 곳으로 옮길 경우 연결 부위의 이격으로 인한 누수 등의 문제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공사 구간은 관거를 연결한 뒤 매립할 때에도 흙을 얹은 뒤 도로 충격 등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다짐 공사가 이뤄져야 함에도 이 같은 과정을 생략한 채 건성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부실 가능성을 더욱 높게 하고 있다. 특히, 이 구간이 7개월여의 공사를 통해 이미 40%의 공정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사가 마무리된 이전 구간에서도 이와 같은 부실 공사가 이뤄졌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사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원칙을 무시한 채 변칙과 편법을 일삼는 건설사의 허술한 공사와 제천시의 안일한 관리 감독의 피해는 잠재적 부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시민의 몫으로 넘겨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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