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동력을 잃어버린 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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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동력을 잃어버린 열린우리당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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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에 가린 사무처 개편, 이벤트 효과 극감
현안 문제 ‘동상이몽’, 내년 지방선거 위기론으로 귀

전국적으로는 4.30 보궐선거 참패, 지역적으로는 국가 현안사업과 관련한 지지부진한 대응으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도당 차원에서는 사무처 직원 공모 등 당직개편을 통해 변화의 동력을 찾고 있고 당원협의회는 기간당원들 사이에 공부모임을 정례화하는 등 당원의 질적 수준을 높여나가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공통적인 인식은 정치적 관심이 중앙에 쏠려있었던 것에 대해 반성하고 내년 지방자치선거에 내실 있게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에 대한 분석과 타개 방향에 대한 생각은 다소 거리가 있어 앞으로의 흐름과 귀결점 모두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당연직 상무위원과 사무처 직원 등 당직자 일괄사표를 손에 쥐고 시작한 당직개편 또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것도 발걸음을 더디게 만드는 이유중에 하나다. 사무처장의 경우에는 내·외부적으로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지만 정치적 코드(?)를 이유로 낙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초 정책실장을 공모할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공보업무를 담당할 실장을 선발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사무처 인선
3월19일 실시된 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우여곡절 끝에 재 선출된 홍재형의원은 선거과정에서 직면한 개혁의 바람을 체감하면서 ‘도당 쇄신’을 일성으로 내뱉었다. 이어 선출직을 제외한 50여명에 대한 일괄 사표를 받고 공모제를 통해 사무처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도당은 이에 따라 5월2일~5월12일을 이력서 제출기한으로, 사무총괄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사무처장과 공보업무를 담당할 실장 등 두 자리에 대한 공모에 들어갔다. 이례적인 것은 선임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정책실장 자리에 공보관련 업무를 수행할 실장을 선발한다는 것이었다.

당규약에 따르면 필요에 따라 실·국을 둘 수 있으며, 도당 실장의 업무는 정책과 공보업무로 정해져 있었으나 공석이 된 정책실장 대신 공보실장을 선발하는 것에는 뭔가 배경이 있지 않냐는 추측까지 나오는 상황이 된 것이다.

충북도당은 2004년 출범과 함께 당초 사무처장과 정책실장, 여성부장 체제로 출범했으나 이후 실장의 업무영역에 들어있지 않은 기획조정실장 자리가 늘어났으며, 현 기획조정실장은 사무처 개편 이후에도 유임이 유력시돼 실질적으로 정책실장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력서 제출이 마감된 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사무처 개편과 관련한 모든 상황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국방위 소속인 홍재형 도당위원장의 이라크 방문 등으로 이력서 제출자에 대한 심사가 뒤로 미뤄진 가운데 지원현황이나 전형일정 등은 ‘국회의원들도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마땅한 인물이 없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겠냐”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는 달리 “도당위원장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기준으로 마땅한 인물을 고르려 한다면 목청 높여 개혁을 외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당쇄신을 위해 과감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사무처장 공모에는 서너 명 정도가 지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김형근 중앙당 국민통합실천위 국장만이 신상이 수면 위로 드러난 상태다.

공보업무를 담당할 실장에는 그동안 모 의원의 선거참모로 일했던 김 모씨와 다른 정당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다른 김 모씨 등 2명 정도가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 됐든 이런 저런 이유로 사무처 개편이 ‘쉬쉬’하는 가운데 진행되면서 당의 활력을 이끌어내는 ‘이벤트 효과’는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안문제에 대해서도 우왕좌왕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와 R&D특구 내 오송·오창 포함, 기업도시 유치 등 국가적인 현안문제를 대처함에 있어서 동일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궁극적인 책임은 도당의 우유부단함에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예로 오송분기역에 대한 현실인식은 ‘탈당계 제출’ 등 극약처방을 내놓지 않을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밖에 없다는 ‘전력투구론’과 행정도시 추진에 따른 보상 등으로 돈이 풀릴 경우 지역경기가 되살아나 적어도 충청권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또 다시 압승한다는 ‘충청권 필승론’으로 갈리고 있다.

전력투구론을 주장하는 당직자 A씨는 “절박한 상황을 메모해 도당은 물론 당 지도부에도 전달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소외지역에 대한 정치적 배려 없이는 아무런 희망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도내 한 지역구 의원은 “결국은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표심을 좌우할 것으로 보며, 행정도시 추진에 따른 보상이 충청권 경제를 부양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어찌 됐든 충북에 대한 중앙당의 관심과 배려를 모두 목을 빼고 기다리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지지나 17대 총선 싹쓸이에 대한 향수에 젖어있을 상황은 아닌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30 보선에서 참패함으로써 전국 정당화에 또 다시 실패한 열린우리당 중앙당은 최근 염동연, 장영달, 김혁규의원 등 상임중앙위원 3명과 이시종(충주)의원 등 국회의원 24명을 동원해 ‘국회의원 대구사랑 모임’을 구성하는 등 전국정당화를 겨냥해 영남권에 대한 구애에 힘을 싣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대구에 구원투수 성격을 지닌 명예 지역구의원을 보내 현안을 챙기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당직자 B씨는 “충북이 국회를 싹쓸이했지만 지방자치에 있어서는 완전한 야당에 불과하다”며 “내년 지방선거의 결과가 이후 대선에까지 미친다는 점을 중앙당이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간당원들, 우리는 제 갈 길 간다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기간당원들은 이 같은 혼란에 대해 한마디로 말해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4.30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상향식 공천과 기간당원제에 떠넘기려는 당 지도부의 모습이 무척 실망스럽지만 오히려 정치적 관심이 중앙에 있었던 것에 대해 반성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충실하게 준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현준 청주시 당원협의회장은 이에 대해 “국회의원, 대통령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지방자치가 아니겠냐”고 밝힌 뒤 “당원들 사이에 공부모임을 정례화하고 지방선거에 뜻을 둔 당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손씨는 또 “급조된 종이당원이 아니라 개혁세력들로 당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할 뿐 도당 사무처 인선 등 기타 당무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에게 맡겨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은 도당 선거와 당의장 선거가 끝난 데다 잇따른 악재로 급속한 이탈 현상을 보였지만, 내년 지자체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에 투표권을 갖기 위해서는 6개월 전부터 당원신분을 유지해야만 해 하반기부터는 다시 규모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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