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발 일구며 산나물 채취 재미 솔솔
준비없는 전원생활 실패확률 높아

답답한 도심을 떠나 숲이 우거지고 강이 보이는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하기 마련이다.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전원생활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로 지쳐 있는 생활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최근 주 5일 근무제 등이 활성화되면서 일은 청주에서 하고 생활은 시골에서 할수 있는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서 청주로 출퇴근이 가능한 청원군에는 전원주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청원군 남일면 효촌리 ‘효자마을’
효자마을은 한눈에 보기에도 서양풍으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10여채의 주택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도로 등 기반시설이 잘 조성돼 편리하고 목재와 벽돌로 지어올린 2층 집들은 영화속에서나 본듯한 풍경이다.

울타리 넘어로 보이는 정원은 잔디와 정원수가 말 그대로 그림처럼 가꿔져 있다. 넓은 창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실과 발코니는 여유가 느껴졌다.

효자마을에 입주한 사람들은 현직에서 은퇴한 대기업 간부나 사업가 출신들이 있는가 하면 교수와 교사, 의사로 현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섞여있다. 교육과 생활수준의 정도가 비슷해 이웃끼리 가깝게 지내며 전원생활의 여유를 만끽하며 살고 있다.
입주자들은 청주와 인접해 있어 자녀 교육에도 별 문제가 없다. 또 10분거리에 농협 물류센터가 있어 주부들의 시장보기에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뛰어난 입지조건으로 청주주변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원주택 단지로 손꼽힌다.

부지가 200평 안팎에 건평이 50~60평 정도로 땅값은 70만원을 호가한다. 직장인을 제외한 입주자들의 대부분은 집안 손질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집이 크다보니 하루도 집안 손질에 손을 놓을 수 없다.

박모씨(60)는 “집을 크게 짓다보니 텃밭을 일구기에는 부족하다”면서 “집안을 손질하는 일 외에는 크게 할일이 없는 것이 단졈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박모씨(65)는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노후생활을 보내기 위해 이 곳에 정착했다.”면서 “아파트 생활에 비해 여유롭고 한가하지만 소일거리가 없어 생활이 단조로워 고민”이라고 말했다.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 ‘새터마을’
마을 앞에는 달천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그림같은 곳이다. 벽돌로 지어 올린 2층 집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과연 누가살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새터마을에는 교수와 중학교 교장, 중소기업 사장, 화가 등이 살고 있다. 꿈꿔오던 전원생활을 만끽하기 위해 입주한 사람과 건강 때문에 입주한 사람들이 다정한 이웃으로 어울려 살고 있다.

대부분의 집들은 200평 안팎의 부지에 건평 50~60평 규모로 건축됐다. 시골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지 정원이 화려하거나 멋진 조경수로 꾸며진 집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나름대로 아기자기하게 정원을 꾸며놓고 사는 집이 많다.
부지만 매입해 놓고 집을 짓지 않은 공터가 집주변에 듬성듬성 있어서 텃밭을 일구는 전원생활을 만끽하며 살기에는 그만이다.

새터마을은 교통편이 다소 불편한게 흠이다. 걸어 10분이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자주 다니지 않아 학생들의 통학이나 주부들이 장을 보기에는 불편하다. 자녀교육 문제로 이곳에 정착했던 40대 3가구가 떠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은 자녀들이 외지에 나가 있어거나 생활에 다소 여유가 있는 50대가 대부분이다.

주변 시골 주민들과의 관계도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원주민들은 이들이 마을일에 같이 참여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몇가구를 제외하고는 마을일에 좀처럼 나서기를 꺼려한다. 마을 대소사에 참여하더라도 겉돌기가 일쑤다.

원주민 이모씨(50)는 “전원주택에 누가 살고 있는지 뭐하는 사람들인지 잘모른다. 겉모양부터 차이가 느껴져 가까이 하기도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마을 대소사에 참여해주고 주민들과 어울려 줬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입주민 전모씨는 “마을 일에 참여하려고 회의때 나가보기도 했지만 겉돈다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 나름대로 주민들과 어울려 살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1년전에 사업을 하다 지병인 당뇨병 때문에 요양차 서울에서 새터마을로 내려왔다는 전씨의 가족은 화가인 부인과 단 둘이다. 대학에 다니는 딸은 서울 할머니 집에 맡겨 놓고 두 부부만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로운 일상 때문에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 뒷산을 오르내리며 산나물과 버섯을 따는 재미도 쏠쏠하다.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기 위해 집뒤 300평에 텃밭도 일구고 있다. 농사일이 처음이라 텃밭에는 깨와 콩 등 손길이 덜가면서 병충해에 강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전씨는 “농사일이 서툴고 힘들지만 텃밭에서 일하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훌쩍 지나간다”면서 “전원생활은 여유가 있지만 준비없이 도전하면 오히려 무료해 견디기 힘든 점이 있다”고 충고했다.

새터마을 주변도 전원주택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다. 평당 10~15만원은 기본이고 경치가 좋은 하천변으로는 20만원이 넘는다. 주변 밭들도 상당수는 외지인들의 손에 넘어가 전원주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원주택 구입시 유의할 점

1. 전기·상하수도·전화 등 기반시설을 갖출 수 있는지도 따져 보라. 또 집으로 연결되는 진입도로를 건설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변수이다.

2. 단지형 전원주택지를 검토할 경우 분양면적과 단지면적을 자세히 살펴보라. 공용면적 비율이 되도록 낮은 곳을 택하는 게 좋다.

4. 교육과 문화생활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전원주택행을 결정할 때는 가족들과 충분히 상의하라. 자식들 통학 여건도 잘 고려해야 한다.

5. 식구 수에 비해 너무 큰 집을 지으면 청소하기만 힘들다. 1층 30평, 2층 15평 정도만 돼도 아주 근사한 집이 된다.

6. 갑자기 전기가 끊어질 경우에 대비해 전원이 나가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자가 발전기가 요긴하다. 겨울에 수도가 얼거나 난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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