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중앙공원 '516혁명 기념비' 철거논란 일어
쿠데타후 현역 중령인 김삼증 청주시장 건립추정

최근 MBC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의 시청률이 급상승하는 가운데 우리 헌정사의 군사쿠데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해지고 있다. 특히 군사쿠데타의 원조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516 반란은 30년간의 군사정권하에서 '516군사혁명'으로 미화됐다. 하지만 지난 93년 김영삼 대통령 취임직후 516은 '군사쿠데타'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1212 사태는 '군사반란'으로 규정됐다.

문민정부 이후 각급 학교 한국사 교과서에도 '516 쿠데타'로 표기하고 있으나 청주시의 대표적인 시민공원인 중앙공원에는 '516 혁명기념비'가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공원 남쪽 잔디밭에 위치한 이 비석은 가로 50cm 세로 250cm 크기로 쿠데타 이듬해인 62년 5월 16일 세워졌고 건립자는 '10만 청주시민 일동'으로 표기됐다.하지만 청주시 공원녹지과는 "중앙공원이 조성된 것이 1938년이기 때문에 62년도에도 시에서 관리를 했을텐데 516 비석에 대한 자료근거가 남아있질 않다. 어떤 경위로, 누가, 어느 위치에 초기 건립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답변했다.이에대해 '도정반세기'의 저자인 이승우씨(전 충북도운수연수원장)는 "516 이듬해에는 도지사와 시장이 모두 현역 군인이었다. 군의 입장에서 보면 516거사 1주년 기념이라는 의미에서 비석을 세우자는 의견이 나올만한 상황이었다. 당시에는 사회단체도 관변단체인 재건국민회가 미미하게 활동했기 때문에 민간인들이 나서서 건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확인결과 쿠데타가 발발한 61년 12월 김삼증 중령이 청주시장으로 임명돼 64년 4월까지 3년 4개월동안 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중앙공원 '516 혁명 기념비'는 역사의 시계바늘을 되돌린 장본인인 군출신 시장의 뜻에 따라 건립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앙공원은 임진왜란 당시 왜구로부터 청주성을 탈환한 주인공인 의병장 조헌 선생의 전장기적비(유형문화재)를 비롯해 의병장 박춘무, 승병장 영규대사의 전적비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군사쿠데타를 미화하는 기념비를 함께 세워둘 장소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도내에서는 지난 95년 역사정의실천협의회(회장 이관복)가 우암산 31공원 정춘수 목사 동상과 중앙공원 '516 혁명 기념비'의 철거를 요구하는 유인물을 배포했었다. 하지만 당시 충북도와 청주시에는 정춘수 동상 철거에 대한 민원서류만 제출해 516 기념비의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식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대해 민족문제연구소 충북지부  김진한 지부장은 "총칼로 권력을 빼앗은 무법상황에서 10만 청주시민의 이름을 도용해 기념비를 세운 것은 반역사적인 행위다. 이미 역사학적으로 군사 쿠데타로 규정된 이상 청주시민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문제의 비석은 철거하거나 경위를 소상하게 밝힌 안내판을 세워 역사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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