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가장 어린이들 태권도 지도하는 박승륜씨

   
세광고 재학시절 대붕기 고교야구대회 준우승을 이끌며 감투상을 받고, 이듬해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며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던 박승륜(30)선수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운동장을 떠난지 5년여만에 다시 스포츠의 세계로 돌아왔다.

그러나 야구 유니폼 대신 태권도 도복을 입고 어린 꿈나무를 키우는 지도자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에서 동생 승기(29)씨와 함께 2004년 초 기륜체육관의 문을 열고 후진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미 기억 속에서 잊혀졌을 박선수는 청주중 2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해 도내 야구 명문 세광고에 진학하면서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감투상을 받았던 1994년 대붕기에서도 혼자 3승을 챙기며 결승에 올랐으나 4대 3으로 뒤진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 팀 준우승과 함께 감투상을 받았다.

95년 한화이글스 입단하면서 고졸 유망주 박승륜은 스포츠신문의 집중 조명을 한 몸에 받았다. 187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구석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구질 때문에 ‘제2의 성준’이라는 칭찬을 받았던 것. 그러나 2년 뒤 공익근무를 시작한데다 1998년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로 장기간 병원 신세를 지면서 스스로 야구계를 떠나야만 하는 비운의 선수가 된다.

하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태권도선수로 활약하며 중학교를 태권도 특기생으로 진학했던 박선수 형제는 동시에 현업에서 유턴해 태권도 지도자로 새로운 인생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두 형제가 운영하는 체육관 주변은 80평형대 고급아파트가 있는 아파트촌이다. 그러나 소년소녀가장들의 자활공간인 대우꿈동산 아파트도 인근에 있다.

박승륜관장은 1년 전부터 태권도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소년소녀가장 어린이들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최근 봉덕초 2학년 조나희 어린이 등 초등학교 2학년생 3명이 모두 승단심사에 합격했다. “처음 야구를 그만 둘 때는 세상이 끝나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만납니다” 박관장이 매트 위에서 들려준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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