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별주택가격 첫 공시, 최고 4억8000만원 산정
실 거래가 60% 수준, 고가 주택 대부분은 다가구주

청주시에서 가장 비싼 개인주택은 전 청주법원장 관사로, 지금은 청주지방변호사회 소속 이 모 변호사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5월2일 국세청장이 산정, 고시한 ‘2005 개별주택가격 공시’에 따른 것으로,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있는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4억7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대 기숙사도 개별 주택으로 등록돼있고 공시가격이 18억7000만원에 이르지만 이는 엄밀히 볼 때 개인주택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변호사의 집이 가장 비싼 개인주택이 되는 셈이다.

또 청주시내에서 두 번째로 비싼 개인주택은 청주시 용정동에 있는 A씨 소유의 다가구 주택으로 4억71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충청리뷰가 입수한 개별주택 공시가격 순위에 따르면 이 변호사 소유의 전 법원장 관사를 제외하고는 고가 순위 10위 안에 드는 개별주택이 모두 다가구 주택인 것으로 확인돼, 청주권의 부자들은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개별주택가격은 올해 처음으로 공시됐으며, 실 거래가의 80%선에서 공시가를 산정한다는 방침아래 건설교통부의 입력시스템에 기본 수치를 입력해 산출했다. 그러나 산정된 공시가격은 대체로 실 거래가의 60%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법원장 관사, 5년 전 매각가는 6억원대
청주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확인된 전 법원장 관사는 2000년까지 관사로 사용하다가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현직 변호사인 이 모씨에게 매각돼 2000년 12월20일 소유권이 넘어갔다. 대지 1562㎡에 건축면적이 226㎡인 이 주택은 1989년에 신축됐으며, 2000년 당시 매각 가격은 6억101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시가격이 5년 전 매각 가격 보다도 1억2000만원 정도 낮은 셈이다.

이는 올해 처음 발표하는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당초 실 거래가의 80% 수준에 맞출 방침이었지만 건교부의 입력프로그램을 통해 공시가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상황에 따라 절반 수준까지 낮게 산출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청주시 분평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 모씨는 “주택의 입지에 따라 거래가격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며, “전 법원장 관사의 경우 값을 제대로 받으면 10억원을 호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에 대해 “자신의 집이 청주에서 가장 비싼 집이라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고 밝힌 뒤 “집을 사들인 뒤에도 쭉 전세를 놓고 있을 뿐 실제로 거주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주지방법원은 법원장 관사 매각이후 청주시 용암동의 모 아파트를 법원장 관사로 활용하고 있다.

청주 부자들은 아파트에 산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변호사의 집을 제외한 고가 10위권에 드는 주택이 모두 다가구 주택이라는 점이다. 이 주택들은 건축면적이 500~1100㎡에 이르는 다가구주택들로 집주인이 직접 살기보다는 세를 주기 위해 지은 건물이어서 우리가 상상하는 호화주택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또 집주인의 주소지가 서울 등 아예 타지인 경우도 상당수에 이른다.

한마디로 말해 청주지역의 부자들은 단독주택보다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몇 년 사이 청주지역에는 이른바 고급형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분양가에서부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봉명동의 I’ PARK가 복층구조의 80평형대 아파트를 선보였으며, 용담동의 e-편한 세상, 분평동의 현대대우 등이 부유층을 겨냥해 50~60평형대를 갖춘 경우다.

가격은 3억5000만원에서 최고 5억원선에 이르는데 “소유자들이 일부러 가격을 내리기 전에는 가격하락의 요인은 없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의 강남이나 성남의 분당처럼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형성되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전국 가장 비싼 집은 ‘이건희회장 家’
이와는 달리 전국적으로 이름난 재벌들은 서울의 한남동이나 방배동, 성북동, 흑석동 등에 조성된 고급주택 단지에 모여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집은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1동에 있는 삼성 이건희회장 소유 저택으로 건물면적 3417㎡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시가격만도 74억4400만원에 이르며 예상 실거래가는 130억원까지 치솟는데,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한남동에 살고 있는 이건희회장 일가가 입주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싼 집도 역시 이건희회장 소유. 서울시 중구 장충동 1가에 있는 이 주택은 건물면적만 280평짜리 단독주택으로 공시가는 65억8000만원이다.
3위는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조선일보 방상훈사장의 저택으로 건물면적이 221평에 이르며 공시가는 61억6800만원, 실 거래가격은 90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10위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성북동 저택에 이르기까지 10위권에 드는 개인주택은 모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관계자들이 소유하고 있다.

재산세 감소 예상, 시·군 긴장
올해부터 전격 실시된 개별주택 가격 공시와 이에 따른 세액 부과방법의 변화는 시·군 몫의 지방세인 재산세 수입의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군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면적을 기준으로 재산세를 부과하는 방식에서 개별주택 공시가격의 50%를 과세표준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되면서 청주시의 경우 시·군세인 재산세 수입이 최소한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주택에 딸린 300평 이상 토지에 대한 중과세도 폐지돼 시·군 몫의 재산세액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부동산에 대한 철저한 가격공시는 부동산 실 거래가 등록 등 과세 투명화 정책과 맞물려 광역자치단체 몫의 지방세인 취득세 및 등록세액의 소폭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어 도와 시·군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개별주택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은 5월31일까지 동사무소나 구청 세무과, 시청 재무과 등에서 받고 있으며, 이의신청을 바탕으로 검토를 벌여 6월30일 조정된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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