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은 청주의 젖줄, 다시 한 번 확인”
답사기간 동안 우리 지역 배우고 지역민들과 동행 ‘행복

청주삼백리 무심천답사 첫날인 4월 3일 비가 와서 답사를 다하지 못한 가덕면 내암리 벽계수지역을 다시 찾아 왔다. 내암리 작암 마을을 들어서니 저만큼 밤나무 단지 아래 밭에서 봄갈이에 분주한 이석희(61·내암리 작암 마을)씨 부부를 만난다. 이 마을 토박이인 이씨는 4000평의 논밭을 일구어 5남매를 키웠고 그중 4남매는 지역에서 같이 살고 있다 하니 전형적인 시골 농부의 모습이다.

발원지중 가장 긴 벽계수 뫼서리 골짜기
벽계수 물은 인근에서 가장 맑고 물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있고, 국사봉 가기전 604 고지는 이름이 상봉 이라는 것도 여기서 들었다. 그리고 그곳의 골짜기가 긴골 이라는 설명과 함께 수녀원 지나면서 좌측 골짜기는 탑산이라 부르고 우측 골짜기는 뫼서리 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쉬지 않고 풀어 놓는다.

오늘 밭갈이는 조금 있다가 고추를 심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옛 생각에 쟁기를 잡고 소고삐를 잡으니 이씨는 “안 해본 사람은 어렵습니다”하며 말린다.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저도 한때는 지게 지고 나무하던 농사꾼 이었습니다.” 아주머니 도움으로 두어 골 타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며 신기한 표정이다. 다리 수술을 한지 얼마 안 되어 불편한 몸으로 일하고 있는 이씨를 뒤로하고 발원지중 가장 긴 벽계수 뫼서리 골짜기를 오른다. 주변은 온통 녹색의 향연이다. 낙엽송과 참나무 군락은 새순이 막 오르고 있어 연한녹색이고 소나무밭은 그보다 짙은 녹색이라서 그 대비가 아름답다. 그사이로 보이는 진달래며 조팝나무의 흰 꽃줄기가 서로를 자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가니 이 따끔 보이는 두릅, 보기가 쉽지 않은 엄나무 순이며 , 산 달래하며 봄나물이 여기저기, 일요일 이어서인지 나물 뜯는 이들도 꽤 많다. 낫으로 가시덩굴도 제거하며 몸이 무거워 보이는 산 까치를 쫓아 오르다보니 발원지 앞이다. 주변을 정리하고 옹달샘을 만들다 시피 하여 놓고는 기념사진도 찍고 다들 즐거운 점심을 먹고 난 후 능선까지 가시밭길을 뚫고 등산로를 개척한다. 능선우측 피반령 방향으로 등산로를 잡아가니 영준이와 보리는 능선 길을 잡아 앞서서 잘도 간다. 잠시 뒤 547고지에 오르니 피반령이 눈앞에 있고 우측 능선을 따라 잡으니 사람이 다닌 흔적이 드물다. 꼬리표로 등산로 표시를 하며 능선을 내려서니 길이 멀다. 옹달샘을 파고 등산로를 정비하다보니 늦어 진 것이다. 하산 길을 잡고 내려서니 일요일이라 따라온 아내의 걸음이 늦어진다. 그 동안 청주삼백리를 답사하면서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다. 열심히 다닌 덕에 산행능력도 좋아져 왼 만한 산은 같이 다니고 있다. 수녀원부근으로 돌아오니 5시가 다 되었다. 오늘은 발원지 옹달샘을 만들고 산행코스도 4시간, 5시간 코스로 개척을 하니. 우리지역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잘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미 있었던 무심천 답사
드디어 6일간에 걸쳐 진행된 무심천답사(청주삼백리 5차 답사대)가 마무리되고 있다. 사전답사와 발원지 옹달샘(벽계수 뫼서리 옹달샘) 정비 까지 10여일이 더 하겠지만 3월 26일, 4월 3일, 9일, 16일, 17일, 24일 까지 총 6일이 걸렸으니 작은 행사는 아닌 것 같다. 3일과 9일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참여한 어린아이들이나 청주방송 촬영 팀이 고생을 꽤나 하였는데 내게는 행복한 시간 이었다. 남의 나라 고산지역에서 눈보라와 추위와 씨름하며 만년설을 감상하는 멋도 좋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배우고 익히며 그것을 지역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던 시간들 이었으니 그것은 또 다른 즐거움 이었다.

전문성은 덜하나 일반시민의 시각으로 살펴본 무심천답사는 발원지 지역 중 가장 긴 벽계수 뫼서리 골짜기로 시작하여 미호천에 합류하기 까지 약40km 길이로 절반 이상은 청원군 지역이다. 상류 지역은 역시 맑은 물이나 중류로 갈수록 오폐수의 유입 때문에 혼탁해 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 수해방지로 직강하천으로 정비가 되어 있어 자연하천으로의 옛 모습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이다.

청주 청원의 통합된 관리 체계가 필요하며, 옛 물길의 확인, 주변 역사문화 발굴보존(백금전) 등이 필요한 것 같다. 들판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주택단지가 커지는 만큼 무심천이 오염되고 있는 것 같다면 과장된 것일까. 무심천을 올바르게 알리고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너무 사람위주로 개발이 되고 있어 생태계의 자리 잡음이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유엔은 한국이 곧 물 부족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연과 산이 좋아 여러 나라의 자연과 산을 찾아보며 느낀 것은 우리나라의 자연 산수가 아직은 괜찮다는 것이다. 다만 그 것을 잘 보존 관리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더구나 무심천은 우리의 젖줄이 아닌가? 그 동안 청주삼백리 무심천 답사에 참여하여 주신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또 다른 청주삼백리 답사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싶다. 청주삼백리는 청주사람들, 청주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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