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곳 성업 4곳은 건설중,10여곳 추진속 진천 ‘최적지’각광

청주 주변 지역에 골프장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주 5일 근무제로 골프인구가 늘어나고 포화 상태인 경기도에 이어 골프장 건설의 적지로 청주 주변 지역이 떠오르고 있다.

지자체에 골프장 건설 제안서를 제출하거나 문의를 해온 업체만 청원군에 3곳, 진천군에 4곳, 음성군에 2곳 등 모두 9곳에 달한다. 여기에다 골프장 부지를 물색중인 업체까지 더할 경우 골프장 건설은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 (주)경원 실업이 청원군 미원면 대산리에 추진하는 골프장 조성 부지.

충북의 골프장은 1989년 오창면 그랜드 골프장 개장을 시작으로 충주시 임페리얼레이크 등 9곳의 골프장이 성업 중이다. 건설중인 골프장도 충주 쌍떼힐과 노은컨트리클럽 등 2곳, 음성에 1곳, 단양에 1곳 등 모두 4곳이 있다. 13개 골프장이 차지하는 면적은 1471만㎡나 된다.

골프장 건설 붐이 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가 정홍희 제주 로드랜드 회장이다. 청원군 낭성면에 20만평의 땅을 매입한 뒤 9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3년전 제주도로 건너가 성공적으로 골프장을 건설하고 다시 경기도와 충청지역의 골프장 건설에 ‘권토중래(捲土重來)’하고 있다는 설 때문이다.

정 회장의 한 측근은 “낭성에 추진하던 중단한 골프장 건설은 계속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 골프장 건설에 정 회장이 거론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골프장을 건설하고 운영한 경험 때문에 자문을 받으려고 하는 정도로 안다. 정 회장은 사업가이기 때문에 사업할만한 부지를 찾고 있지만 마땅한 부지가 없어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주)경원실업(대표 임병준)이 18홀 회원제로 미원면에 추진하고 있는 골프장 건설에도 정 회장이 관여하고 있다는 설이 있지만 골프장 건설에 자문역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골프장은 현재 주민 의견청취를 끝내고 의회 의견청취를 준비중이다.

정 회장이 제주에 이어 내륙에 골프장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지역에 돌기 시작했었다. 당시 삼화토건이 경기도 안성에 골프장을 짓는다는 설이 나돌았으나 주영건설로 밝혀졌고 추진 과정에 정 회장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 회장측은 관련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구천서 전 의원이 오너인 신천개발의 자회사인 중부개발 소유로 최근 매각설이 나돌고 있는 옥산면 호죽리 구 교통연수원 부지의 골프장 건설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36만평인 이 부지는 지난해 중부개발이 공매로 사들인뒤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짓기로 하고 행정절차를 추진하다 중단해 놓은 상태다.

이 부지는 최근 모 대학 재단에서 매입의사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재단측은 평당 10만원의 가격에 대학이 조성된 뒤 충북대 중문 같은 상가 터를 조성해 분양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중부개발에 제시했다는 것. 하지만 중부개발은 평당 16만원을 요구해 거래는 성사 되지 않았다는 설이 있지만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신천개발은 계획대로 매매가 성사되지 않으면 9홀 퍼블릭 골프장을 짓고 콘도를 만들어 분양할 생각으로 사업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군 관계자는 “중부개발이 골프장 조성 제안서를 접수하고 도시계획자문을 받으려다 회사사정으로 골프장 추진을 중단했다. 골프장 건설이 취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건설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청주 인근 지역에서 골프장 건설지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은 진천군이다. 서울?경기도와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입지조건 때문에 군에 골프장 제안서를 접수한 기업만 4곳이 된다. 부지를 물색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2곳까지 더한다면 6곳의 기업이 골프장 건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보기술단은 별도 법인인 아름다운(대표 이두화)을 내세워 백곡면 갈월리 30만평에 18홀의 퍼블릭 골프장을 짓기 위해 제안서를 군에 접수했고 군관리계획위원회를 통과한 뒤 관련 실과와 협의중이다.

초평면에 골프장 부지를 매입하다 말썽을 빚었던 신창건설 역시 백곡면 만뢰산 일대 80만평에 회원제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부지가 산림법에 임업진흥권역으로 묶여 있어 산림청과 대체부지 지정 협의가 필요해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 1월에는 대창건설이 백곡면 사송리에 50만평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 가능 여부를, 청주시 U모씨가 문백면 사향리와 평산리 일대 100만평에 54홀 규모의 골프장 조성 가능여부를 각각 군에 문의하기도 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골프장 건설 후보지들은 대부분 산림진흥권역으로 묶여 있어 대체지정이 필요하다. 대체지정 협의만 잘 이루어진다면 골프장 조성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외에도 K개발이 9홀 퍼블릭 골프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청주의 한 개인도 문백면 일대에서 골프장 건설 부지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군도 골프장 건설의 적지로 꼽히면서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주)경원실업이 미원면 대신리에 18홀 회원제 골프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충청랜드가 오창면 양청리에 9홀의 퍼블릭 골프장을 짓기 위해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준비중이다. 여기에다 2~3곳의 골프장이 더 건설된다는 설이 있다.

서울에서 50분 거리인 음성군도 서울의 진양리조트와 청주의 성석개발이 각각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다 청주의 S개발과 K건설이 부지를 물색중이라는 소문이 있다.

이런 골프장 난립을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의 ‘2010년의 적정 골프장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건설중이거나 추진중인 골프장이 모두 완공되면 향후 4~5년 후에는 골프장 수가 최소 400개에서 최대 45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10년까지는 최대 48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골프인구를 감안할 때 2010년의 적정 골프장수는 347개로 추정했다. 이렇게 되면 80~130개의 골프장이 초과공급돼 경쟁력 없는 골프장의 도산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했다.

서천범 소장은 “최근 골프장사업에 진출하려는 업체나 지방정부에서는 향후 공급과잉시대에 대비해 사전에 철저하게 사업성을 분석한 후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본과 같은 골프장 도산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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