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실업 청원 미원 건설 계획에 주민 집단 반발
지자체는 세수입 보장되는 ‘황금알 낳는 거위’

(주)경원실업(대표 임병준)이 청원군 미원면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나서 골프장 건설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원실업은 미원면 대신리 99만4천440㎡의 임야에 18홀규모의 회원제 골프장을 건설키로 하고 지난 2월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서를 군에 제출한 상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원면 환경보전회와 46개리 이장단협의회(회장 홍종권)는 ‘골프장 건설을 반대한다’는 진정서를 군에 제출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 반대에 나서고 있다.

   

주민들은 미원천 상류지역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오ㆍ폐수로 면 전체가 오염원에 노출될 수 있고 농업용수와 생활용수가 오염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체측은 아직 절차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주민설득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국토이용계획법에 의한 관련 절차와 서류를 구비해 인가를 신청할 경우 도에서는 골프장 건설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주 5일 근무제 시행과 프로골퍼 성공 등으로 골프 인기가 범국민적 열기로 확산되고 있다. 골프 인구 급증으로 골프 산업도 호황 업종으로 부상하면서 골프장 건설도 늘어나는 추세다.

골프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1998년 박세리 선수의 세계 메이저대회 우승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의 ‘골프대중화 선언’이 나오면서 골프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허가를 대기중인 230개 골프장을 일괄심사해서 처리하겠다고 밝혀 골프장 건설 ‘붐’이 일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2003년 100개 골프장이 부도가 나고 지난해 들어서만도 약 40개 골프장이 부도가 났다. 골프 인구가 매년 10% 이상 급감하고 있고 용품산업도 불황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국내 골프산업의 ‘고속질주’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22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반면 골프장은 196개에 불과해 부킹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천범 소장은 “늘어나는 골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18홀 규모로 현재 약 30개의 골프장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막대한 수익성도 중견기업들까지 골프장 건설에 앞다퉈 진출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 운영회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4.5%로 상장기업의 제조업의 영업이익률 9.69%를 2.5배나 상회하는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도내에 조성된 골프장은 모두 9개다. 충주시와 청원군이 각각 3개로 가장 많고 진천군이 2개, 음성군이 1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인가를 받았거나 공사중인 골프장이 4개가 있다.
충주에 쌍떼힐(18홀)과 노은컨트리클럽(25홀) 등 2개, 음성에 음성골프장(27홀), 단양에 오스타 단양 CC(9홀) 등이 공사중이다.

이들 13개 골프장의 총 면적은 1471만㎡로 도내 임야 면적의 0.32%로 정부가 정한 광역자치단체 임야의 5% 제한 규정에는 아직은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미 포화상태인 경기도를 대신해 도내의 골프장 건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자체들도 세수증대와 고용창출의 돌파구로 골프장 유치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실제 천룡과 중앙골프장 등 2개의 골프장이 있는 진천군은 골프장에서 연간 20억원의 지방세를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로서는 막대한 세수입이 보장되는 골프장 유치가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회원제 골프장의 경제적 파급효과’ 자료에 따르면 18홀의 회원제 골프장 건설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 파급효과는 생산효과가 998억원, 부가가치 효과가 416억원, 소득효과 214억원, 순간접세 효과 34억원 등에다 등록세와 취득세 등 제세금(50~90억원)까지 더하면 최소 16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골프장 건설 기간을 대략 3년 정도로 볼때 매일 250~300명의 건설직 일자리가 창출되고 완공후에는 사무?관리직 60명, 캐디 60명, 일용직 20명 등 모두 14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골프장내의 식당, 골프용품점 등 골프장 운영과 직접 관련되지 않는 분야의 인력을 더할 경우 실제 골프장으로 인한 고용창출은 더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천범 소장은 “골프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무덤에 가기 전까지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골프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2000년대 말까지는 호황국면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소수 정예로 회원을 모집해 운영하는 회원권 분양가격이 초고가로 치솟는 것은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시킨다는 점과 골프대중화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골프장 건설 붐을 타고 골프장 부지를 물색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업체들이 몰리면서 청원군에 2~3개, 진천군에 2개, 음성군에 1개, 괴산군에 2개의 골프장이 더 들어 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건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환경단체들은 골프장 건설로 지하수 고갈과 환경파괴는 물론 무분별한 공사로 인한 자연 훼손, 난개발 등을 우려하며 골프장 건설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충북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지역사회가 파괴되는 경우가 많다. 골프장에서 쓰는 농약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지하수 고갈 등은 큰 문제다. 문제의식을 갖고 골프장 건설 실태를 파악해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프장 회원권 얼마 하나?
골프회원권 가격은 대통령의 골프관에 따라 등락을 보여 김대중 대통령의 ‘골프대중화 선언‘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골프회원권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회원권 가격은 2002년 1월 9575만원에서 2005년 2월에는 1억5311만원으로 59.9%나 상승했다. 특히 2003년 11월~2004년 5월까지의 상승률은 31.1%에 달했다. 하지만 2005년 2월의 회원권 평균 가격은 최고수준을 기록했던 2004년 5월의 1억 6854만원보다 9.2% 하락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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