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생, “멍석을 깔아 줬으면 알아서 처신해야지...”

43년생들의 명퇴문제가 계속된 논란에도 불구, 확실한 가닥이 잡히지 않은채 여전히 미로를 헤매자 이에 대한 각종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대체적인 시각은 이원종지사가 공직사회의 여론을 감안, 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언론에서 이 문제를 양비론으로 다루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43년생들의 명퇴에 대해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하는데 과연 얼마나 찬성하고 얼마나 반대하는지 제대로 파악이나 했는지 묻고 싶다. 지금 밑에서는 난리다. 사무관 예정자 12명 등 다수의 승진 대상자가 오래전에 교육을 마치고도 보직을 못받고 있다.
민선 3기가 시작된 지금이 인사숨통을 위한 얼마나 좋은 기회인데 왜 이리 허우적거리는지 안타깝다. 타 시도에 한번 전화 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명분없는 짓을 하는지 잘 알 것이다”고 분개했다. 주변의 여론에도 불구, 이지사의 결단이 늦어지자 일각에선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게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돌고 있다.
한편 43년생들의 명퇴와 관련, 지역의 뜻있는 이들은 지난번의 이지사 발언에 주목하며 아주 의미심장한(?) 분석을 내놔 주목을 받는다. 이지사는 재선이 확정된 후인 지난달 17일 “인재는 쉽게 길러지지 않을 뿐더러 잘 훈련된 인재를 내 보내는 것은 손실이다. 43년생을 시급히 정리해야 할 정도로 무슨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조직의 안정을 위해 이들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남겼다.
물론 표면적으로 이해하면 이지사가 이들을 명퇴시킬 의사가 결코 없음을 밝힌 것이 되겠지만 정치적으로 접근한다면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이지사의 이날 발언은 이들을 잡겠다는 의사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명예롭게 퇴진하라는 뜻으로 ‘멍석’을 깔아 준 것이라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한 관계자는 “사실 그 때 당사자들이 결단을 내렸으면 얼마나 모양이 좋았겠는가. 그러나 지금도 늦지 않다. 민선 3기가 출범한 만큼 이지사의 부담도 덜어주고 또 선배로서 후배에게 당당히 길을 터줘야 할 것이다. 물러날 시기를 놓치면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검은 옷을 입어라?

자사 주식을 기술신용보증기금 청주지점 직원뿐 아니라 지역의 노동행정을 총괄하던 한태웅 전 청주지방노동사무소장에게 부정증여한 혐의로 기소돼 법정구속된 월드텔레콤 홍용성 사장이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충북지역본부측으로부터 끊임없는 집중포화를 당하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지난달 27일 홍사장이 구속돼 있는 청주교도소 앞에서 홍사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민주노총측은 “주식을 매개로 뇌물을 공여하며 상습적인 로비를 벌이다 구속된 홍 사장이 자신의 구속을 노조 탓으로 돌리고 회사 직원들에게 대표이사의 구속을 애도하는 ‘검은 옷 입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측은 “홍 사장은 이 뿐 아니라 회사 조합원에게 사표를 쓸 것을 강요하는 등 노조탄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월드텔레콤측은 “민주노총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홍 사장께서 지난달 12일 구속된 직후 큰 충격에 휩싸인 일부 직원들이 검은 티셔츠를 입고 출근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회사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발생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의 검은 티셔츠 착용에 대해 노조에서 이의를 제기했고 회사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 쓸데 없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즉각 검은 옷 착용을 금지시켰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표이사 구속으로 동요를 보이던 월드텔레콤은 “이런 때 일수록 더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각오를 직원들이 새롭게 다지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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