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물길을 따라서<7>

   
▲ 충주호반에 접해있는 구담봉 전경, 유람선이 지나는 길목이다.
유람선이 옥순봉을 돌아들자 기이하게 생긴 바위들이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며 솟아있는데 이곳이 단양팔경 중 하나인 천하절경 구담봉이다. 물 가운데 떠있는 기암절벽의 바위 모양이 흡사 거북이가 헤엄을 치는 것처럼 보여 구봉이고,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물 속에 비친 그림자가 마치 거북이 등 같은 모양을 띠고 있다 하여 구담봉이라 한다.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봄철이나 불타듯 온 산하가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철, 물위에 떠있는 거북봉 주위를 유람하며 즐기는 뱃놀이는 천하제일의 선경으로 꼽힌다. 산과 들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달려오고산 협곡 성낸 끝에 길이 겨우 뚫렸는데구름 같은 거센 물결 몇 굽이와 싸우더니거울을 닦은 듯한 맑은 못을 보았구나.퇴계 선생도 구담봉의 장관을 보고 그 즐거움에 겨워 이렇게 노래했다.

그 외에도 여러 풍류객들이 구담봉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 경관을 노래했다. 조선시대 인종임금으로부터 백의재상이란 칭호를 듣던 성암 이지번 선생은 구담봉 밑에 은거하며 청유했다.

성암선생은 명종 때 가평을 지내다 벼슬을 버리고 이곳으로 낙향하였는데 문밖을 나설 때는 항상 푸른 소를 타고 다녔으며 겨울에는 옥순봉에 올라 설경을 즐겼다고 전한다. 또한 선생은 구담봉과 강 건너 금수산 오노봉 사이를 가로질러 칡넝쿨로 긴 줄을 엮어 매고 나무로 학을 만들어 양쪽 봉우리를 건너다니니 사람들은 선생을 신선이라 불렀다 한다.     
 

1. 옥순봉과 구담봉 :
남한강가에 장엄하게 치솟아 있는 옥순봉과 구담봉은 봉우리의 생김새도 절묘하지만 충주댐이 생긴 후로는 충주호에 섬처럼 되어 있어 그 경관이 특히 빼어나다.봄과 가을의 완상이 특히 뛰어난데, 일찌기 조선조때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에 의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2. 이지번의 나무학 :
이지번은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의 형이다. 그는 눈오는 날이면 뿔이 긴 청우(靑牛)를 타고 산꼭대기에 올라 설경을 즐겼다. 어우야담의 저자 유몽인을 물욕이 없는 고귀한 선비란 뜻으로 그를 고사(高士)라 칭했으며, 1950년대 이 곳 군수를 지낸 김상현은, ‘단양팔경’이란 글에서 이 나무학을 우리나라 최초의 케이블 카, 즉 색도(索道)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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