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상당로에 한해 불법 ·노후된 간판 정비 시작
신규건물의 간판게시대 등 간판에 부는 새바람

제2의 번화가로 불리는 충북대 중문. 주로 1층은 분식점·오락실, 2층은 호프집, 3층은 게임방 등으로 구성된 복합건물들이 하룻밤 자고 나면 하나씩 늘어난다는 이 곳은 한 건물내의 간판 크기가 제각각이다. 또 각자의 상호를 튀게 하려고 세운 불법입간판, 자극적인 네온사인 등은 밤의 도시 충대중문의 간판공해에 한몫하고 있다.
이러한 간판공해는 도시미관을 흐리고 있다는 문제점 뿐만 아니라 간판의 제1목적인 ‘알리는 기능’에 있어서도 실패다.
지난 26일 사창사거리에서 충대정문까지 이어지는 병원골목에 자리한 ㅂ소아과를 찾은 권남희(주부·28)씨는 한달전에 왔던 병원을 찾는데에만 30분을 헤맸다. 권씨는 “병원마다 세워진 돌출간판들이 구별하기 힘들정도로 어지럽게 늘어져 있어서 사실 간판을 보고 병원을 찾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며 “병원 주변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창사거리 병원골목, 공단입구 병원골목 등과 같이 동일업종이 밀집된 곳은 간판이 제기능을 다하기 위해 규격화된 간판사이즈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한편 안덕벌 입구 내덕 5거리에 있는 건물은 노후된 간판, 불법돌출간판, 각기 다른 간판사이즈가 어지럽게 나열되어 있다. 이 건물의 ㄱ한의원의 경우는 동일한 상호명을 표시한 간판을 세개이상 달아놓아 정확한 위치파악이 힘들고, 또 간판위에 겹쳐진 천막광고가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충북도 상당로 간판정비사업 나서

충북도는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부터 주중동 발산교(오송바이오엑스포 행사장)까지 6.2km구간에 대해 간판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오는 9월에 열리는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등 청주시내 국제행사를 앞두고 도시미관 조성을 위해 상당로에 한해 예산 4억8천만원과 해당업소 자비부담 1억 2천만원 등 모두 6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올 8월말까지 ‘옥외광고물시범가로간판정비사업’을 실시하는 것.
청주시는 지난 5월과 6월 정비대상조사를 벌여 구간내 총 2,187개 간판중 양호 1,831개, 교체 267개, 철거 89개를 선정했다. 이에따라 신고·허가를 받은 간판을 교체할 경우 1개 업소당 최대 300만원 한도내의 설치비용전액을 지원하고, 무허가 불법광고물에 한해서는 설치비용의 80%을 지원하고 나머지 20%는 광고주가 부담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선정 기준에 대해 “1차적으로 불량·노후된 불법간판들이며, 사거리나 교차로 등 가시효과를 볼 수 있는 곳을 고려해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간판정비사업은 이미 몇년전부터 2002월드컵을 대비하여 개최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돼온 사업이며, 구간을 상당구로 한정한 것은 첫째 예산부족이 문제지만 우선 이곳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하여 사업효과를 분석하고 사업을 확대 추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답했다.
청주시 간판정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신고·허가를 받지않은 무허가 불법간판들이다. 이러한 불법간판들은 대부분 옥외광고물법에 대한 정확한 인지를 하지 못한채 하루에도 몇십개씩 붙여졌다 떼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담당공무원은 “시민들 인식이 아직도 무조건 큰 간판만 신고·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음지에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불법간판물 단속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신규건축물, 간판의 변화 잘 보여줘

일부 신규건축물은 건축주가 건물설계당시 간판의 규격, 돌출간판 게시대등을 함께 만들어 놓아 도시미관을 살리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청주대에서 상당구청 가는길에 있는 한 복합상가 건물과 내덕동에 위치한 의료복합건물 엠디하우스 등이다.
엠디하우스의 경우 청록색계열의 색깔과 크기를 맞춘 다각형의 돌출간판 5개가 일렬로 달려있어 오히려 울긋불긋하고 자극적인 간판보다 눈에 잘띄고 깔끔하다는 여론이다.
또한 개성이 강조되는 의류업종이나 커피숍 등 신종업종들에 있어 간판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쥬네쓰 앞 옷가게 ‘풍금’은 가로 세로 30센티미터 이내의 작은 목간판을 달아놓아 나무질감과 더불어 컴퓨터체가 아닌 손수 쓴 글자체가 자연스런 분위기를 추구하는 가게이미지와 잘 맞는다. 직접 인테리어를 한 김태화씨(34)는 “작은 간판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간판이 크다고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은 아닌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매관계인 김태숙(40)씨의 옷가계 ‘향수’또한 작은 목간판에 글씨를 새겨놓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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