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환경미술제는 대청호를 소재로 미술의 장르들이 예술적으로 구현하는 미학이면서,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목표로 하는 축제적 성격의 예술제이다. 그러나 축제의 실험적인 미학은 성공했지만, 시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실패했다는 것이 그의 자조섞인 답이다.
매년 어린이날에 맞춰 열렸던 행사는 지금까지 행위예술 80여회, 전시 13회, 야외설치 300여점, 세미나 심포지엄 등 많은 기록을 남겼다. 지금 대청호주변과 문의 문화재단지내 13~14작품이 전시돼 있다. 그는 “작품을 관리할만한 시스템이 없었다. 또한 자연미술이 꼭 작품을 남겨야 한다는 것은 우스운 논리”라며 잘라말했다.
한편 6대륙 453명의 대청호 환경미술제 참여작가들은 해마다 거르지 않고 대청호와 고인쇄 박물관을 탐방했다. 중요한 것은 작은 마을 대청호에 수백명의 해외 참여작가가 머물렀고, 그들은 직지와 용굴을 알아갔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시 참여한 한 외국작가의 작품과 작품설명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2002년도에 아홉용머리에 참여했었는데 그때의 플래카드를 가지고 한 쪽 벽면에 박감독과 용을 형상화한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그리고 “관계(relationship)와 우정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박감독 또한 10년동안 축제를 이끌어 오면서 가장 큰 자랑거리는 참여작가들과의 우정이라고 답해 훈훈한 정이 느껴졌다.
어쨌든 박감독은 아홉용머리로 찬반과 반대여론에 지독히 시달린 사람이다. 앞으로의 행보를 묻자 그는 의미심장한 답을 던졌다. “용은 죽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