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실패 후 내연녀 배신하자 ‘막가파식’ 범행
내연녀 살해 야산유기 후 3시간 만에 파출소장 연달아 살해… “후회없다”

지난 21일 15개월 전부터 내연의 관계를 유지해 온 자신의 내연녀를 살해, 유기 후 같은 부부계원인 현직 파출소장을 백주대낮 도로 한복판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한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에 사는 김모(59)씨가 6시간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년 전부터 자신을 포함한 4쌍이 부부계를 하던 중 이 계모임의 김여인(45)과 15개월 전부터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고 한 달에 한번씩 애정을 나누며 내연의 관계로 지냈다. 임경위 부부는 1년전 이 모임에 참여했다.
내연의 관계를 시작할 무렵인 2000년 김씨는 자신이 기능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도청에서 명예퇴직하면서 주식에 손을 댔다. 그러나 김여인에게 빠진 김씨는 주식관련 일을 등한시 하면서 3억여원의 손해를 봐 7천만원의 빚까지 지게됐다. 거기에다 자신이 모든것을 걸었던 김여인이 몇개월 전부터 전화도 받지않고, 그를 피하자 성격마저 점점 변해갔다.
그녀를 만나야 한다는 일념밖에 없었다. 20일 밤 김여인과 계속 연락이 되지 않자 김씨는 김여인의 남편이 운영하는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의 모 상포사로 직접 찾아갔다. 그 곳에서는 김여인 부부와 임경위 부부가 쇼파에 앉아 대화중 이었다.
출입문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듣던 김씨는 자신과 내연의 관계에 있는 김여인이 자신의 불륜관계를 숨기기 위하여 남편에게 “김00가 나와 임경위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라는 등 허위로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모는 것에 격분했다.
자신의 아내 보다도 더 사랑한 김여인에 대한 배신감은 그를 괴롭혔다. 결국 김씨는 김여인을 살해할 것을 마음먹었다.
다음날인 6월 21일 아침 8시경 그녀의 직장인 청주시 흥덕구의 모 중학교. 흉기를 미리 준비한 김씨는 직장으로 출근하는 김여인에게 만나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그녀가 이를 거부하자 계속 그녀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 9시 10분경 학교 운동장으로 나오게 했다. 자신이 운전하고 다니던 충북 1로 xxxx프라이드 승용차 조수석에 그녀를 강제로 태웠다. 김씨는 차에 타자마자 바지 주머니에 갖고 있던 칼을 꺼내 그녀가 반항할 사이도 없이 그녀의 가슴과 등을 수 차례에 찔러 살해 했다. 칼에 가슴을 찔린 채 살려줄 것을 애원하는 그녀를 향해 다시한번 칼을 휘둘러 실혈성 쇼크사로 사망케 했다는 것이다.
살해한 김여인을 자신의 차에 싣고 운전하던 김씨는 사체 유기장소를 찾아 나섰다. 9시 25분경 그는 평소 자신이 알고 있던 청주시 흥덕구 성화동 모골프장 옆 야산으로 가서 시체를 대충 나무로 덮어놓은 후 달아났다.

한낮에 계속된 끔찍한 흉기살인

그녀를 산에다 버린 김씨는 김씨와 계원간인 청주동부경찰서 우암파출소장 임경위 부부가 평소 자신을 “교도소에 집어넣어야 한다”라는 등의 말을 해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임경위 마저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차를 세워둔 후 김여인을 죽일 때 사용한 칼은 바지 주머니에 넣고 따로 준비한 톱과 식칼은 손에 든 채 택시를 잡아타고 우암파출소로 찾아갔다. 마침 임경위가 자리에 있었다. 김씨는 그 곳에서 임경위와 11시 30분경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함께 나와 임경위의 충북1머 xxxx엑셀 승용차를 타고 근처 모 해장국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식사 후 다시 파출소 입구에 도착한 김씨는 장소를 옮겨 임경위를 살해할 마음으로 “진천군 문백면에 가려고 하는 데 직행버스정류장 까지 태워달라”며 임경위로 하여금 운전을 하게 했다.
12시 10분경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모 체육사앞에 도착한 김씨는 임경위가 자신을 내려주기 위하여 정차한 틈을 타 바지 주머니에 있던 칼을 꺼내 가슴과 복부를 찔렀다. 두손으로 김씨의 팔을 필사적으로 잡으며 반항했지만 이미 칼에찔린 임경위가 김씨와 대적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임경위의 손을 마지막까지 뿌리친 김씨는 조수석을 통해 혼자 걸어나왔다. 결국 임경위는 대량 출혈로 사망 했다. 차량과 행인들의 통행이 붐비는 도로에서 그것도 대낮에 벌인 끔찍한 살인극 이었다. 김여인을 살해한 지 꼭 3시간 만이었다.
임경위를 살해한 후 그 곳(내덕동)을 떠난 김씨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불안감에 여기 저기를 몇시간 동안 계속 걸어 다녔다. 오후 3시 30분경 청주시 상당구 수동 자신이 주차해 논 차가 있는 곳까지 걸어온 김씨는 자신의 차를 타고 도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피반령을 넘기로 마음먹고 운전을 계속했다. 그는 속력을 다해 차를 달렸다. 그러나 피반령 고개를 넘어갈 즈음 속력을 너무 세게 내는 바람에 커브 길을 꺽지 못하여 반대편 차선을 넘어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펑’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 본넷트에서 불이나 순간적으로 차에서 내렸다. 교통사고로 인해 이마가 찢기고 왼쪽 팔목 인대가 끊어지는 등 상처가 심했던 김씨는 산속을 헤매던 중 자살을 기도하다가 계곡바위 밑에서 수색중인 경찰에게 붙잡혔다.
한편 21일 점심때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직 파출소장이 숨진 것을 확인, 긴급수사를 벌였다. 반항 흔적이 거의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면식범의 소행’이라고 단정한 경찰은 인근 식당을 탐문, 파출소장이 식사한 곳을 찾았다. 형사들은 식당 주인을 상대로 함께 식사 한 남자의 인상착의와 원한관계에 있는 주변인물에 대해 대조작업을 벌여 용의자가 김씨인 것을 밝혀내고, 그가 타고 달아난 것으로 보이는 처남의 프라이드 차량을 전국에 긴급 수배했다.
오후 3시 40분경 청원군 가덕면 피반령 고개에서 차량 사고 신고를 접수 한 파출소 직원들은 그 차가 용의자 처남차량인 것을 밝혀내고, 지원을 요청, 청주 동부서와 서부서, 기동타격대 등을 투입, 인근야산에 대해 수색작업을 벌여 피반령 인근 계곡에서 부상을 입고 숨어 있던 김씨를 붙잡아 내연녀도 살해한 사실을 밝혀낸 뒤 사건을 일단락 했다.
김씨는 현재 영장실질 심사와 변호인 선임을 포기한 상태로 재판에 임하고 있다.

“4개월 전부터 만나주지 않아 감정이 쌓여갔다”

- 왜 변호인을 선임하여 입회시키고 조사에 응하지 않는가.
남을 두 명씩이나 죽이고 어떻게 살길 바라는가. 그러나 후회는 없다.

- 최초 칼에 찔렸지만 죽지 않았던 김여인과 임경위를 병원으로 데려가 살릴 생각은 없었나.
어차피 죽이려고 한 것인데 (병원에)갈 필요가 있었겠는가.
- 임소장과 김여인을 왜 죽였나
누구보다 사랑한 김여인에 대한 배신감과 임경위부부에게 무시당한 것 때문에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사람을 두 명씩이나 죽였다면 원인치고는 너무 미약하지 않나.
김여인이 나를 멀리한 지 넉 달이 됐다. 나는 김여인이 일하는 급식소나 집 근처에서 많이 기다렸지만 만나주지 않았고 혹 그 여자를 만나면 전과 달리 자꾸만 멀리하려는 등 관계를 청산하려 했으며 그렇게 감정이 쌓이다가 그 말을 들으니 죽이고 싶었다.

- 피의자는 구속전 판사의 신문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지금 그것이 무슨소용인가. 차라리 죽는 게 났다. 죽었으면 편할 것을 왜 못 죽었는지 모르겠다.
/ 박재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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