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22일 양일간 문의에서는 대청호살리기운동본부 청주·청원 네트웍 관계자들이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곳에서는 대청호 수질개선을 비롯해 상수원 보호구역 주민들의 피해보상, 호수내 유휴지 가족공원화 등 전반적인 현안들이 논의됐다. 특히 일부 사람들은 대청호 수질개선 노력과 별도로 대청호권리찾기운동본부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대청호 문제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제기할 것을 주장,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청호 바로알기부터 시작하자”

이두영 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대청호살리기는 대청호 바로알기부터 시작돼야 한다. 우선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이 곳을 답사하고 주민피해를 조사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수질보전도 중요하지만 주민피해보상도 거론돼야 하고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대청호권리찾기운동본부를 조직해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문의주민대책위가 꾸려 졌어도 지속적이지 못했고, 정부에 청남대 문제를 제기하면 선물 하나 얻는 식으로 흘러왔다”고 말했다.
피해주민 참여가 없는 대청호살리기 운동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신성국 청원청소년수련관장은 “이 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곧 대청호가 죽어간다는 뜻이며, 지난 23년간 주인없는 천덕꾸러기 호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또 늦었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비로소 시작됐다는 것이고 대청호를 더 이상 수자원공사나 관계기관에 맡길 수 없다는 시민들의 주인의식 발로”라며 “이 운동을 제대로 하려면 친환경적인 관광개발을 유도해 청주국제공항을 활성화시키고 중부권 관광지로서 충북경제 발전과 연계돼야 한다. 80년대의 국민관광휴양지 계획은 자연친화적인 환경 관광지로 설계됐으며 88년 올림픽을 목표로 국제적인 관광특구를 형성하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청주국제공항이 국제공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청주인근에 사람을 모이도록 하는 관광지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문의주민들 사이에서는 대청호를 속리산과 충주호, 월악산을 잇는 관광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다수 나오고 있다. 다만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점을 살려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시민휴식공원화 하자는 것인데 여기에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고 개발과 보존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항상 논란거리였다.

대청호개발 반대 의견도 강해

대청호 개발 반대를 분명히 밝힌 청주환경운동연합 임창우 정책실장은 “문의주민들이 경제적인 보상을 받기 위한 대책으로 국민관광휴양지 조성을 주장한다면 반대다. 다른 방법으로도 이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지 개발은 수질오염과 환경오염 등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의주민들은 대청호가 다목적 댐 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충주의 충주호와 곧잘 비교한다. 실제 충주는 충주호에 유람선을 띄워 관광지 유치에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충주시는 상수원보호구역을 제외한 댐 밑을 충주호 체험관광지로 꾸미기로 하고 오는 7월 공사를 착공한다는 계획이어서 문의주민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충주시 관계자는 “48억원을 들여 가금면 탑평리와 누암리 일원에 수변산책로, 수변무대, 수상스키접안시설, 생태학습장, 편의시설, 주차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2000년부터 계획을 수립해 왔고 최근 국토이용계획변경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또 대청댐 건설 이후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된 옥천군은 금년초 연차사업으로 6가지의 관광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달린다는 것이다. 총 489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2006년까지 완공하는 이 계획에는 문화타운과 지용문학공원·선사유물테마공원·피실나루터·신라백제전적지공원 조성과 육영수여사 생가 복원이 들어 있다.
지용문학공원은 올해 지용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생가 주변에 지용문학공원을 조성, 지용의 정신을 계승하고 옥천을 문학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것이고 말로만 거론됐던 육영수 여사 생가복원도 시작해 전통 한옥으로 기념관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사유물테마공원은 대청댐 조성 당시 유실됐던 선사시대 문화재를 이전 복원해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계획들이 물론 대청댐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댐 건설로 피해를 받고 있는 군민들의 생계대책 마련과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

옥천도 관광지개발 계획 수립

옥천군 관계자는 “우리도 문의면처럼 수질보전대책 1권역으로 묶여 있어 대규모 개발은 불가능하다. 단지 테마식으로 소규모 관광지를 만들고 상수원보호구역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편의시설을 확충해주는 데 신경쓰고 있다. 문의도 자연을 그대로 살리면서 소규모 테마공원화 하는 쪽으로 한다면 상수원도 보호하고 관광지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청원군은 ‘문의지역 종합발전계획’에서 청원군이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고속도로의 관통으로 접근성이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미개발 상태로 있어 군내 방문 관광객수가 99년 말 현재 60여만명으로 년평균 16.2%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대청댐에 대해서는 “당초 댐 건설 목적의 하나는 관광자원의 개발에 있었지만 오염방지와 지역적 특성 때문에 개발이 억제되어 지역발전의 낙후를 초래하고 있다.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와 아름다운 주변 경관, 댐주변 음식점의 담수어 요리 등을 들 수 있다”고 명기했다. 따라서 이 계획서 상에도 대청댐은 관광자원 개발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청남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등으로 개발이 억제됐음을 인정하고 있다.
청원군 관계자는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에 관광지 개발은 어렵다. 주민들이 여러차례 중앙에 건의했어도 안 받아들여진 것은 이 때문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충주호처럼 유람선도 띄우고 주변을 관광지화 하는 것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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