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태 호 청주삼백리답사대장

충청리뷰는 지난 3일부터 무심천 답사를 주관하는 송태호 청주삼백리답사대장의 글을 게재한다. 2005년 물의 해를 맞아 무심천 답사기행을 떠난 송대장은 주로 무심천의 역사와 문화, 주요시설물, 하천의 생태, 주변 들판을 살펴보고 기사를 작성한다고 밝혔다.

무심천 전 구간 답사 드물어
오늘은 강호용(청암산악회)씨와 무심천 발원지 중 가장 길어보이는 청원군 가덕면 내암리 벽계수 물줄기를 답사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아왔다. 다음주 일요일 4월 3일에 있을 ‘2005년 물의 해 청주삼백리 무심천답사 행사’를 위한 사전답사 차 온 것이다.

그 동안 청주지역의 중심물줄기이자 청주의 어머니요 젖줄로 생각하고 있는 무심천을 일부구간 특정분야만을 답사한 부분답사는 있었지만 전 구간에 걸친 답사는 없었던 것 같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답사로 준비를 하고 4월 첫 주에 시작하여 청주시 직지축제 행사에 맞추어 16일~17일 무심천의 중심지역을 통과하면서 직지사랑 무심천답사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배낭을 메고 벚꽃 속으로’ 벌써 마음은 벚꽃 속으로 가고 있다.

내암리 퉁점이라는 자연부락을 지나 진로석수 물공장에서 벽계수 일대의 물이 맑고 깨끗하기로 소문난 유래를 물어보니 지역사정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수녀원을 지나 3년전과 지난해에 답사하였던 나머지 부분을 찾아보기로 하고 개울을 건너니 산골짜기 다랑이논 수로에는 개구리가 알을 물길을 채울 정도로 많이도 싸놓았다.

▲ 도롱뇽알과 개구리알 개구리 알 사이로 도롱뇽 알도 보이고 있으니 청정지역임에 틀림이 없다. 하긴 이 곳이 상수원 보호구역이기도 하니까. 도롱뇽은 지표생물로 1급수지역에 살고 있는 대표적인 생물이다. 낙엽송 오솔길 사이로 약 1km를 지나면서 따듯한 봄볕을 즐겨본다. 내암리 벽계수는 피반령 동쪽 봉우리에서 뻗어나간 2개의 산줄기 속에 형성된 물줄기로 퉁점에서 정상능선 밑 발원지 부근까지는 약 3km정도가 될 것 같다. 계곡의 물은 건기라서 물흐름이 약해지고 얼음과 잔설이 이곳저곳에 약간씩 보인다. 물줄기는 발원지를 앞두고 흐르다 이어지다를 반복하다가 능선 150m지점에서 멈추고 있었다. 골짜기 그늘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모습이다. 그 옆에는 산돼지가 목욕한 흔적으로 물기 있는 곳을 파일구어 놓았다. 역시 발원지까지는 가시덩굴과 계곡으로 험한 길이 되었고 숲이 우거지는 여름철에는 접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능선에 올라 리본 몇 개 달고 국사봉 방향을 바라보며 산줄기를 따라가니 이따금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보이고 이 곳 국사봉 줄기는 청주지역에 남은 유일한 산악지형 속의 처녀지라는 느낌이 든다. 남쪽으로 보이는 보은군 지역이 멀리까지 눈에 들어오고 보은지역 산악인들의 보은군계 답사종주 꼬리표가 간간히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잔설이 남아있는 두어 개의 봉우리를 지나 퉁점방향의 처음출발한 곳을 향하여 능선길을 잡으니 약초나 버섯 따러 다닌 길이 보이고 내려서니 계곡이다. 간식으로 간단히 속을 채우고 수녀원까지 내달으며 일급수에 살고 있는 버들치를 찾아보니 바위틈으로 숨는다. 퉁점마을의 벽계수는 수녀원부근에서 두개의 물줄기를 내어 좌측은 골이 넓은 대신 길이는 짧으나 수량은 우측보다 많다. 우측골짜기는 피반령 방향 계곡으로 골은 깊으나 폭이 좁아 수량이 적은 반면 더 길어 보인다. 계곡을 벗어나면 오른쪽 국사봉 일대 한남금북정맥 줄기가 눈앞으로 펼쳐지고 그 속에 무심천 주요발원지역들이 있다. 왼쪽으로 선두산 선도산 지역의 산기슭이 드러나며 산정말 옹달샘, 한계저수지 푸른 수면이 “이 곳도 무심천의 주요발원지요” 하며 말하고 있는 것 같다. ▲ 낭성면 추정리2구 산정말 우물에서 함께 한 답사 대원들
봄비 맞으며 시작한 답사
청주삼백리의 무심천답사는 4월 3일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되었다. 영준이네, 영광이네, 진수네, 영민이네 가족과 보리어머니, 직지서점, EV포토회원, 충북 숲해설가 4기모임의 이홍원 화백, 이영희, 안미옥 회원과 CJB 청주방송 촬영팀까지 30여명이 빗속에서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고 차가운 비바람 속에 무심천 원류지역 찾아보기로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내암리 벽계수 지역 산골 논배미 옆 수로에는 올챙이알과 도롱뇽 알이 어린아이들의 호기심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내 놓았고, 산줄기와 물줄기, 숲과 물은 항상 같이 한다는 설명과 벽계수지역이 발원지 지역 중 가장 길어 보이는 곳이라는 현장답사와 함께 숲해설도 곁들여 졌다. 발원지점 1km정도 밑에서 물길은 끊어져 있고 가시덩굴과 돌길이라 더 이상 오르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에 이쯤에서 보여주는 곳으로 마무리하고 발길을 산정말로 향하였다.

추정리 산정말 마을 우물에서 400여년간 마르지 않고 넘쳐흐르는 옹달샘이 옛 시골 마을의 우물가 모습으로 다가와 친근함마저 들었고 젊은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촌로 한분의 물지게로 물을 떠서 옮기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모습이 되기도 하였지만 우리의 어린시절에도 마을우물가에는 어머니들이 모여 들었고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찰랑거리는 물을 넘칠 듯 하면서도 흘리지 않고 걸어가는 그 뒤를 우리는 쫄랑거리며 뒤따랐었다. 그 옆에는 흙담길이 보인다. 때로는 우물가가 마을의 빨래터가 되기도 하였던 그 모습이 이 산정말 옹달샘에는 아직도 남아 있다.

무심천의 발원지들은 건기와 우기에 따라 물줄기의 위치가 이동하기도 하나 산정말 우물은 발원지 중 짧은 편이나 심한 건기에는 오히려 가장 긴 발원지가 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선도산 남봉 산기슭의 한계저수지 부근 발원지가 있다. 청주의 젖줄이요, 어머니로 불리는 무심천은 백두대간 중 한남금북정맥의 중간부근쯤에 놓여있는 국사봉과 선도산의 산기슭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간혹 지역의 단체나 연구기관에서 청주지역의 산줄기와 물줄기를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 남한강 수계지점을 금강수계로 소개하기도 하였는데, 한 도시의 작은 개울에 준하는 무심천을 특별히 강조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청주라는 지역의 오랜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무심천 또한 지역의 여러 지형지물중 산이든 유적이든 마을이었든 간에 크기나 비중으로 따져 무심천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 길이도 발원지로부터 미호천으로 합류하는 까치내까지 장장 약 40km로 1백리에 가까우니 작은 것은 아니다. 이 것에 수많은 지류까지 더하면 청주는 곧 무심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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