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 일괄 사표 뒤, 공모제 도입 등 시스템 구축 들어가
홍재형 도당위원장, 통합의 리더십 강조 개혁

홍재형 도당위원장의 재선출로 2기 체제에 들어간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이 사무처 직원과 임명직 당직자들의 일괄 사표를 손에 쥐고 당 쇄신에 들어갔다.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은 도내 지역구 의원들의 보좌관들로 혁신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사무처 직원 공모와 당내 의사수렴장치 마련 등 쇄신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사무처 직원 공모의 배경과 관련해 결국 ‘일부 인사에 대한 인적 청산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당 쇄신은 시대적 상황이며 지금까지 변변한 인사시스템 조차 없었던 것이 문제’라며 ‘조직관리형 구조에서 정책정당으로 가는 발전적인 과정’으로 보는 것이 쇄신을 주도하는 세력들의 입장이다.

경제부총리 출신에 실용노선을 추구하는 홍재형 도당위원장과 개혁노선을 표방하는 노영민, 강혜숙 중앙위원으로 구성된 도당의 상설 최고의결기구인 ‘3인 집행위’가 당 쇄신이라는 주제로 어떤 하모니를 이뤄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때 정신적 공황에 빠졌던 사무처
홍재형의원이 도당위원장에 선출되면서 가장 먼저 내뱉은 일성은 “당의 쇄신에 초점을 맞추고 후진양성에도 힘을 쏟겠다”는 것이었다. 출마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갈 정도로 노영민의원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이는 결국 도당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재형의원은 당선 이틀 뒤인 3월21일 선출직을 제외한 당직자 50여명의 일괄사표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홍의원은 “상징적으로 사표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도내 국회의원들과 선출직 상무위원 등 당내 관계자들의 뜻을 묻고 절차와 방법을 지켜 혁신을 주도하는 도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가장 곤혹스러워 한 것은 조부제 사무처장 등 사무처 직원들이다. 감투 정도의 성격을 지닌 당연직 당직과 달리 사무처 직원들은 생계와 연관된 일터의 개념으로 여기고 일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사표 제출 이후 4월2일 당의장 선거와 4.15총선 1주년 기념행사 등을 준비하면서 유난히 이들의 어깨가 무거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5월 중순에야 공모 시작될 듯
어찌 됐든 열린우리당 도당의 쇄신 선언이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장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체제를 정비할 것이라는 외부의 관측과는 달리 5~6월이 돼야 신임 사무처가 구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알음알이로 사무처 직원을 뽑았던 관행에서 탈피해 공모를 통해 직원을 채용하는 인사시스템을 갖추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A보좌관은 “5월 중순쯤이 되어야 공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사시스템을 갖추려는 것일 뿐 기존 당직자들에 대한 인적 청산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A보좌관은 또 당 쇄신은 “가칭 열린포럼 등 당내 의사수렴장치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후원회 활동, 당사무실 이전 등 폭넓은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며 “그래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부제 사무처장의 후임은 누구
2001년 새천년민주당 시절부터 사무처장을 맡아 역대 최장수, 현역 최고령인 조부제 사무처장은 그 공로여부를 떠나 상징적 의미에서 교체대상이다. 고향인 보은에서 군수 출마를 꿈꿔왔기에 어차피 떠날 자리였지만 그 시기에 있어서는 당혹스러움을 느끼는 부분이다.

더구나 경선이라는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 앞에 놓여있어 이향래 전 도의원 등 군수에 뜻을 둔 당내 인사들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부제 사무처장의 후임으로는 5~6명이 거론되고 있지만 모두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 공모라는 형식을 취하게 되기 때문에 자천타천의 설왕설래는 그야말로 입방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관료 출신의 연륜이 있는 사무처장을 뽑을 것인갗 아니면 ‘개혁을 상징하는 40대 젊은 사무처장을 뽑을 것인갗는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도당위원장 선거에 이은 대리전 양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관료 출신으로는 청주시 고위 간부 출신인 안 모씨와 방 모씨, 언론인 출신의 김 모씨, 민 모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개혁성향의 B 보좌관은 열린우리당 중앙당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는 김 모씨를 적임자로 거론하며, ‘공모에 응하도록 김씨를 설득하겠다’는 적극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도의원 출마경험이 있는 김씨는 자치단체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3인 집행위에 쏠리는 시선
어찌 됐든 당 쇄신의 청사진은 홍재형, 노영민, 강혜숙 중앙위원으로 구성된 3인 집행위의 결정으로 마련된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모든 사항은 밑그림 그리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인 집행위의 노선은 실용의 홍재형의원과 개혁의 노영민, 강혜숙의원으로 구분되지만 어차피 합의를 원칙으로 하기에 숫자상의 분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개혁과 실용으로 대두되는 열린우리당의 노선경쟁과 관련해 홍재형 도당위원장이 이른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지금까지와는 차별성이 있는 개혁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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