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행사 축소 및 취소… 근본적 정책변화 불가피
나기정 시장의 문화적 접근은 긍정적 평가 지적도

7월2일 제3기 민선단체장 취임식이 자치단체별로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재임을 누리는 단체들이야 축제 분위기의 행사지만 새로운 단체장을 맞는 기관들은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장, 제천시장, 청원군수, 보은군수, 영동군수, 음성군수 등 6개 자치단체가 새로운 단체장을 맞는다. 이중 청주시는 전임 나기정 시장이 추진했던 정책뿐만 아니라 조직 운영에 대해 신임 한대수시장의 시각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요 속 태풍 전야와도 같다.
크게 변화를 가져올 청주시 한대수시장의 정책과 행정 방향을 짚어보고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살펴본다.

시민 우선 행정
신임 한 대수 시장이 내세운 시정 목표는 ‘시민 우선 행정, 행복한 청주’다. 선거 기간중 한시장이 줄 곧 강조해온 것도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수 있는 그런 행정을 펴겠다는 것이었다.
한시장의 이런 배경은 나기정시장에 대응한 선거전략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즉 나기정 시장은 대형 행사를 추진하고 조직을 키우는 전시행정을 펴 실제 시민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행정을 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논리가 ‘시민 우선 행정’ ‘피부에 와 닿는 행정’으로 요약되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한시장의 시정은 전 나 시장의 정책과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것이 나시장의 재임 기간 많은 논란을 빚으면서도 추진되어온 대형 행사에 대한 존폐여부다.

항공엑스포 사실상 중단
나시장 재임 기간 벌인 대형 행사는 항공엑스포, 국제공예비엔날레, 청주인쇄출판박람회 등 3가지. 국제공예비엔날레는 2년마다 치러지고 직지인쇄출판박람회도 2000년 밀레니엄 축제로 열린 것이어서 2회 개최 여부를 확정짓지 않은 상태다. 당장 눈앞에 닥친 것이 청주항공엑스포로 오는 10월26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최키로 결정하고 2억원의 시비를 확보하여 준비를 해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항공엑스포는 사실상 중단이 확정된 것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한 대수시장은 지난 6월21일 당선자로서 김동기 부시장과 이의섭 기획행정국장 등 청주시 간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항공엑스포의 업무 중단’을 지시했다.
한시장은 이 자리에서 “국비 지원을 못 받는 행사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며 항공엑스포 개최는 지역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해 취임즉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엑스포는 당초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행사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2억원만 시비로 확보한 채 나머지 예산은 추경에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낭비성 행사라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와 청주시 의회에서의 예산 승인도 쉽지 않았었다.
한시장 측은 “공항이 있고 공군사관학교가 있다고 거액을 들여 항공엑스포를 치룰 만큼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폐지를 기정사실화 했다.

국제공예비엔날레 ‘재검토’
다음은 국제공예비엔날레의 추진여부다. 현재까지 정황으로 보면 ‘재검토’로 나타나고 있다. 대형 행사나 축제는 그 지역의 역사성 및 전통성 등을 바탕으로 기획 추진되어야 하는데 공예는 청주지역의 지역성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연관성을 갖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런 구체적인 이유에 앞서 한시장이 갖고 있는 대형 이벤트성 행사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보다 근본적인 것에 있다. “대형 행사를 벌이면 많은 돈이 들어가게 마련인데 이는 결국 서민 생활에 필요한 부분의 예산이 줄어들게 됨을 의미한다. 행정력도 대형 행사에 치우치게 되어 시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도 미비하여 시민들에게 엄청난 영향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시민 우선 행정에 기인한다.
한시장은 지난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대형 행사가 청주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었지만 3개가 치러져 혼돈을 주었다”며 “하나만 하면 좋겠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국제공예비엔날레의 추진 여부는 이미 산자부에서 20억원의 국비가 확정되어 있어 어떻게 결정날지 관심을 끌고 있다. 3개 행사 중 나머지 인쇄출판박람회는 ‘직지’가 청주의 역사성과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 중요시 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직지인쇄출판박람회는 밀레니엄 축제로 선정되어 그 이후의 추진을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민 호응 얻었느냐 의문
사실 이들 대형 행사는 너무 많다는 지적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전시성 행사에 그쳤다는 비난을 받아오기도 했다. 반면 추진 측에서는 항공엑스포는 청주공항을 국제 공항으로서 면모를 일신하는 계기가 되었고 항공 관련 산업의 유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또한 공예비엔날레는 미래산업의 고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산업 발전적 측면을 행사 개최의 합목적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축제가 관제적 틀에 의해 만들어지고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시민과 유리된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꼽기도 한다.
다만 나시장의 문화 행정적 접근과 노력은 높이 평가되어야 하며 이들 행사 및 축제들에 대한 존폐 문제도 신중히 고려되어 과실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충북대 강형기교수는 “도시도 하나의 상품으로서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 총체적인 것은 문화”라며 “나시장의 접근 방향은 옳았다”고 평했다. 또한 강교수는 “선거는 입후보자의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며, 정책을 집행할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니 그 사람이 새로운 정책을 공약했고 그에 따라 공약을 집행하는 것을 일단 존중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업무 수행 방식에서 차이가 불가피 하지만 본질적인 방향에서 계속성을 보이는 것은 시민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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