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흥덕, 보은 옥천 영동 등 거론

도지사 선거에서 떨어진 구천서 전의원의 지역구 문제가 지방정가의 또 다른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자민련 청주 상당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던 그는 지방선거 출마로 자신의 지역구를 김춘식 전도의원에게 넘겨준 상태. 때문에 2년 후 17대 총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상당구로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청주 흥덕구 역시 지난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최현호씨(충청대 겸임교수) 차지가 됐다.
최근까지 새로운 지역구로 떠 올랐던 곳은 청주 흥덕구. 이는 현재 정치권에서 검토되고 있는 분구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흥덕구의 분구가 무산될 경우 구 전의원의 도내 입지가 애매모호하게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며칠 사이 지방정계에선 구 전의원이 지역구를 보은 옥천 영동으로 옮길 것이라는 설이 거론됐다. 보은이 고향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곳의 조직책은 아직 공석이다. 오랫동안 이 지역을 이끌었던 박준병 어준선씨 등은 사실상 정치를 접은 상태다.

지방선거와 총선은 별개

보은 옥천 영동 이전설은 6.13 지방선거 결과 때문에도 부추겨지고 있다. 이곳에서의 득표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고향인 보은에선 1만3877표를 얻어 이원종당선자의 8565표에 훨씬 앞섰다. 또한 옥천에서도 1만4975표로 1만2864표의 이지사보다 많았다. 다만 영동군에선 9041표를 얻어 이지사(1만8517)의 절반에 그쳤다. 자신의 지역구 문제에 대해 구 전의원은 사석에서 “아직도 2년이나 남았는데 서두를 필요가 없다. 정치판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때가 되면 해결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구의 남부 이전은 본인의 정체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 측근은 “보은 옥천 영동은 복합선거구이기 때문에 어차피 표심이 소지역주의로 나타날 것이다. 지방선거와 총선은 다르다. 고향인 보은에서 표가 좀 나왔다고 해서 지역구를 옮긴다는 것은 명분이 없을 뿐더러 현실적으로도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17대 총선 출마는 거의 확실하지만 아마 본인의 성격상 남쪽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괜히 주변에서 하는 말들이지 전혀 당사자의 의사와는 상관없다. 문제는 흥덕구 분구인데 글쎄 좀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오는 7월 2일로 예정된 자민련의 대대적인 청주 간담회도 구 전의원의 지역구문제와 결부돼 거론되고 있다. JP가 주재하는 이날 행사는 향후 정계개편에 대비한 당세 추스름과 세불리기 용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자민련의 입장에선 당의 존립을 위해서도 구 전의원의 지역 활동이 절실한 상황에서 현재의 무(無) 지역구 현상이 오래 방치되는 것은 큰 손해라는 진단이 힘을 싣는 분위기다.

김현수씨, 결코 꺾이지 않는 ‘입심’

17대 총선 출마 굳히고 활동 재개

김현수씨(전 청주시장)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천생 정치인’이다. 말 그대로 그는 충북에서 최고로 근성있는(?) 정치인이다.
그가 지난 6.13 선거(청주시장)에서 패하자 많은 사람들은 은퇴를 예상했다. 98년 지방선거 좌절 이후 4년간 엄청난 노력을 쏟았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는 떨어지자 마자 2년 후의 17대 총선 출마를 공언했다. 천생 정치인답게 개표 당일 패배의 상실감을 훌훌 털어버리고 당장 다음날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전시장은 5만 976표를 얻었다. 한대수 당선자의 7만970표에 약 2만표가 뒤졌다. 다른 후보에 비해 확실한 고정표를 갖고 있어 당선까지 바라봤지만 무소속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당만 제대로 탔으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본인도 “정당공천을 받지 못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자인하고 있다.

월드컵이 일거리 제공

요즘 그가 가장 관심을 쏟는 것은 월드컵이다. 자신이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청주 대성고(옛 청주상고) 출신 이운재선수의 선전이 일거리에 목말라하는 김 전시장의 눈을 퍼뜩 뜨게 한 것이다.
24일엔 이원종지사를 만나 도 차원의 환영대회와 김수녕양궁장같은 기념 시설 조성을 건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냈다. 이지사는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충북 출신인 이운재 송종국 선수를 위한 기념 상징물 설치 등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28일엔 동문회 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축구팀의 선전이 김 전시장의 결정적 지지기반인 학교 동문회의 결속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 전시장이 자신의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 내심 바라는 것은 정계개편이다. 현 정당체제에서 공천획득에 실패한 그는 정계개편이 향후 공천문제를 원활히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가 노리는 지역구는 청주 상당구다. “내 나이가 고작(?) 65세인데 은퇴는 생각지도 않는다. 지난 4년간 최선을 다 했고 또 좋은 결과를 얻어 냈다. 비록 시장탈환엔 실패했지만 나로선 성공한 선거였다. 지금까지 했던 대로 앞으로 2년간 또 열심히 활동해 유권자의 심판을 다시 받겠다. 2년후엔 달라질 것이다. 정치인에겐 일 자체가 즐거움이다.”
/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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