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JC 오송분기역 유칟시군통합 메아리
로타리 공산권서 최초 주회 북한돕기 모금운동도

2005 금강산 마라톤 대회의 또다른 백미는 금강산에 충북을 옮겨다 놓은 듯 지역의 현안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대회 기간 내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숙소로 이용한 해금강 호텔 주변은 물론이고 온정각과 온천장 일대에는 호남고속철 오송 분기역 유치와 장애인 체전 성공 기원 등의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나부꼈고 마라톤 참가자들은 직지를 찾자 문구가 새겨진 머리띠를 둘러 북측 안내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뭐니뭐니 해도 지난해에 이어 행사에 적극 참가한 청주JC와 국제로타리클럽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35명이 참가한 충북JC(회장 손인석)는 오송분기역 유치와 청주·청원 통합의 목소리를 한껏 높였고 국제로타리 3740지구(총재 류귀현)는 세계 최초로 공산권 국가에서 주회(週會)를 열었으며 앞으로 북한 돕기 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했다.

‘청주와 청원이 갈라졌습네까?’
대회 마지막날 금강산 줄기가 내쳐 달리다 바다로 떨어진 듯 비경을 이룬 비무장지대 내 해금강에서 열린 청주·청원통합 기원제를 지켜보는 북측 안내원과 환경감시원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 듯 참가자들에게 질문공세를 폈다.

달걀 노른자위를 예로 들며 한참을 설명한 뒤에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북측 안내원들은 이내 기원제를 주관한 JC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
오송분기역 유치를 기원하는 문구가 새겨진 푸른 점퍼로 통일한 JC회원들을 청년단체라고 소개하자 북측의 청년단체와 비교하며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청주청원 통합과 오송분기역 유치 운동을 북에 알린 일등 공신이 바로 충북JC 였던 것.

지난해에도 50여명이 참가해 행사를 빛냈던 JC 회원들은 이번에는 아예 주최측에 버금갈 정도로 대회 기간뿐 아니라 준비단계에서부터 행사의 중심에 섰다.
표현철 한국JC 상임부회장, 충북지구 손인석 회장, 청주JC 고영준 회장 등이 준비단계에서부터 대회 추진위원으로 참가했으며 최범진 한국JC 회장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 충남지구 회장 등이 마라톤에도 참가했다.

마지막날 청주·청원 하나되기 기원제를 청주JC가 주관한 것을 비롯해 주최마라톤 대회 입상자에 대해 평화통일기원상(한국JC), 오송역 유치 염원상(충북지구JC), 청주·청원 통합 기원상(청주JC)을 신설해 각각 2명씩 시상 하기도 했다.
오송역 유치와 청주·청원 통합의 당위성을 대회 기간 내내 참가자들은 물론 북측에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 낸 것이다.

특히 청주JC는 지난 2002년 동청주JC와의 통합을 이룬 경험을 가지고 있어 통합의 장점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다.
고영준 회장은 “두 로컬 통합후 청주JC는 전국 최대의 로컬이 됐으며 사업의 규모화와 중대사업에의 집중이 가능해져 내년 한국JC 중앙회장을 배출하기에 이르렀다”며 “금강산 마라톤 대회 기간중 가진 자체 다짐대회에서 앞으로의 청주·청원 통합 운동의 최선봉에 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JC회원들이 지역 현안 홍보 대사로 크게 기여한 만큼 금강간 마라톤 대회도 JC에게 커다란 자체 행사가 돼 가고 있다.
한국JC 회장 등이 행사에 적극 참가한 것은 물론 청주JC는 해마다 금강산 마라톤 대회를 자체 다짐대회로 상설화 하고 행사 준비에서부터 적극 참여키로 한 것이다.

고 회장은 “금강산 마라톤 대회에 회원들이 단순히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행사라는 생각으로 대회의 성공을 위해 준비단계에서부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금강산 마라톤에 만족하지 않고 평양까지 북녘땅을 밟고 달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통일을 위해 노력해야할 원점에 서 있다’
금강산 마라톤 대회에 48명이 참가한 국제로타리 3740지구 회원들은 출발일 고성 통일전망대 까지 6시간이 넘는 지루한 버스안에서도 벅찬 가슴을 누르지 못한 채 창밖을 주시했다.

세계 곳곳에서 로타리안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공산권 국가에는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올 해가 로타리 창립 100주년이어서 북녘땅에서 세계 최초로 주회(週會)를 열게 된 로타리안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류귀현 국제로타리 3740지구 총재는 “아름다운 봉사로 평화와 복지에 기여한다는 로타리 정신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녘땅으로 가면서 새삼 가슴깊이 다가왔다”며 “로타리 역사에 북녘땅의 이름을 넣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로타리안들에게 이번 금강산 마라톤 대회는 커다란 의미가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로타리안들은 특히 이번 마라톤대회를 통해 새로운 활동 방향을 모색하게 됐다. 그동안의 활동이 봉사를 통한 평화와 복지 구현이었다면 앞으로는 여기에 조국통일 이라는 커다란 명제가 더 해지게 된 것이다.

이면재 청주로타리 회장은 “금강산에서 주회를 열며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했다”며 “남북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할 원점에 서 있다는 데에 뜻을 모았고 이를 위한 각종 사업들을 전개키로 했다”고 말했다.
로타리안들은 의지를 모으면서 현장에서 즉석 모금을 통해 50여만원을 모았고 북한 돕기 모금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농업에 종사하는 북한 주민을 위해 손수레를 전달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충북소주도 자도주 깃발 흔들어
금강산 마라톤 대회를 기업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연출돼 대회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지난해 하이트소주를 인수해 자도주의 맥을 이어가는 충북소주(대표 장덕수)가 대회에 참가해 마라톤 입상자들에게 시원소주를 시상품으로 내놓는가 하며 참가자가 회사 깃발을 들고 완주하는 힘을 발휘한 것이다.

충북소주를 대표해 대회에 참가한 이상철 기획과장은 “금강산 마라톤 대회가 지역을 대표하는 대외행사로서 위상이 높아가고 있어 충북 자도주로서의 회사 홍보를 위해 참가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북녘땅을 밟았다는 영광과 함께 회사로서도 금강산에 시원소주 브랜드 깃발을 흔들 수 있는 기회가 돼 뜻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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