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마라톤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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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마라톤 이모저모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5.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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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일부터 3일까지 금강산 일원에서 열린 금강산 마라톤에서는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자태를 뽐내는 일만이천봉처럼 갖가지 화제가 만발했다. 오창과학산업단지 개발로 정든 고향을 떠나게 된 정선 정씨 집성촌 일가 18명이 단체로 행사에 참가했는가하면 팔순잔치를 겸해 3대가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시립합창단 단원 7명이 참가해 행사 첫날밤 해금강호텔에서 열린 작은음악회를 시작으로, 금강산 절경을 배경으로 감동의 순간을 연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변화가 무쌍한 금강산의 날씨도 행사기간 내내 맑고 온화한 상태를 유지해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에 한몫을 했다.

오창면 정선 전씨 일가 총출동
제2회 금강산 마라톤에는 JC와 로타리클럽, 청마회 등의 단체참여가 줄을 이었는데, 집성촌 일가들이 단체로 참여해 어느 단체 못지 않은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은 오창면 각리에 고향을 둔 정선 전씨 일가로, 오창과학산업단지 개발로 40호나 되던 집성촌이 10여호로 줄어든 가운데 전종우씨(71)의 형제와 사촌, 조카 등 18명이 금강산에서 모여 종친회(?)를 방불케 했는데.
이들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마라톤을 완주하는가하면 마지막날 관광코스도 전원이 난코스인 만물상을 택하는 등 시종일관 적극적인 참여가 돋보였다.
오창고 교감으로 정년 퇴임을 한 뒤 테니스와 등산으로 체력을 다져왔다는 전종우씨는 10Km 마라톤을 1시간대 초반의 기록으로 완주한 뒤 “출발만 빨랐다면 1등도 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체력을 단련해 등위 안에 들겠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37년 전 초등 동창끼리 금강산행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37년이나 된 한벌초 19회 동창생들의 모임인 ‘한구회’ 멤버 4명도 금강산 나들이를 다녀왔다. 한구회는 3년전 동문체육대회를 계기로 결성돼 10여명이 매달 모임을 갖고 있는데, 시시때때로 점심 번개팅을 갖는 등 며칠이 멀다하고 만나는 단짝들의 모임이라고.
이번 행사에는 일정상 서울고속(주) 임충성 전무와 여성회원 3명만이 참가했다.
초등학생인 아들 박종해군(6)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한구회 멤버 유순희씨(50)는 “단순한 관광여행인 줄 알고 참가했는데, 여러 가지로 느끼는 점이 많았다”며 “많은 학생들이 금강산을 방문해 산교육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팔순 어머니의 만수무강을 빕니다
청주시 모충동에 사는 박종권씨(44)는 팔순의 노모를 모시고 행사에 참가했는데, 부인 홍웅기씨(39)와 아들 지수군(8) 등 3대가 함께 금강산의 절경을 유람했다.
박종권씨는 “두 달 전에 가족끼리 모여 노모의 팔순잔치를 치렀지만 아쉬운 감이 있어 어머니를 모시고 금강산 여행길에 나섰다”며 행사기간 내내 노모의 손을 붙잡고 길라잡이 역할을 해 귀감이 되기도.
팔순을 맞아 뜻깊은 금강산 관광에 나선 김춘제할머니는 “아픈 다리를 절며라도 구룡연 폭포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젊은 사람들이 말리더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연소 연다해양 일가도 3대가 참가
이번 대회의 최연소 참가자는 청주시 용암동에 사는 5살 연다해양이었는데, 아버지 연규상씨(40)와 어머니 고은경씨(36), 오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 3대 6명이 단란한 가족나들이에 나서 부러움을 샀다. 이들은 구룡연과 삼일포 등 비교적 완만한 코스를 골라 1명의 낙오자(?)도 없이 전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연규상씨는 “금강산에 와서 북한의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통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부모님께서도 어렵게 살던 옛날을 회상하며 감격에 젖었다”고 말했다.

심금을 울린 ‘그리운 금강산’
이번 행사에는 특히 청주시립합창단의 수석단원 4명과 반주자 등 7명이 참가해 호텔에서 작은음악회를 여는 등 감동의 순간을 연출했다.
테너 배하순씨(36)와 베이스 피규영씨(38), 소프라노 신재선씨(30), 알토 박진숙씨(37) 등은 1일 오후 9시 해금강호텔 레스토랑에서 열린 작은음악회에서 독창과 중창으로 ‘그리운 금강산’, ‘경복궁타령’,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을 열창해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시립합창단원들은 마라톤대회 시상식과 삼일포에서 열린 통일기원제 현장에서도 ‘희망의 나라로’ 등을 열창해 이번 행사를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되돌아 온 금강산 통일기원탑
지난해 제1회 행사를 기념해 금강산 현지에 세웠던 통일기원탑이 행사 직후 북한당국에 의해 철거돼 행방이 묘연했으나 이번 행사 과정에서 소재가 파악돼 남한으로 되돌아왔다.
통일기원탑은 제1회 금강산 마라톤을 기념하고 통일을 바라는 각계의 염원을 모아 제작한 것으로 지난 대회 참가자 510여명의 이름을 모두 새겨 금강산 온천장 부근에 세운 것이다.
그러나 이 탑은 기원탑의 성격에 대한 북한당국의 오해로 말미암아 철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번 행사 과정에서 현대 아산 야적장에 보관중인 사실이 확인돼, 행사 스텝들에 의해 남한으로 이송됐다.

금강산에 휘날린 ‘직지 깃발’
청주시의회 직지세계화 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종룡의원(47)은 직지를 소개하는 깃발을 들고 마라톤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박의원은 또 ‘직지를 찾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머리띠 300여개를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나눠줘 금강산 마라톤을 직지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도 했는데.
박의원은 마라톤 기록에서도 10Km를 42분대의 기록으로 완주해 9위에 입상하는 등 남다른 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10년만에 이뤄진 몽상가의 꿈
이번 대회 참가자 가운데 한 사람인 나기정(69) 전 청주시장은 동해출장소장으로 근무했던 1987년 당시 동해를 방문했던 고 정주영 현대건설 명예회장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회상에 젖기도.
나기정 전 시장은 실향민인 정주영회장이 1987년 동해를 방문해 “앞으로 금강산을 관광특구로 개발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그 당시에는 허무맹랑한 것처럼 들렸던 이야기가 이렇게 현실이 된 것을 보니 놀라울 따름”이라며 10년만에 이루어진 몽상가의 꿈을 평가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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