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주총 배당금 액수 놓고 신경전 벌이는 사연
사유화 시비는 여전히 아킬레스건

청주 그랜드골프장(대표 임재풍)이 흑자를 내고도 고민에 빠졌다.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 지급 때문이다. 그랜드CC는 지난해 약 25억 정도의 흑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골프장측이 주주들에게 밝힌 것으로, 때문에 흑자에 따른 주주배당 문제가 올 주총의 주요 안건이 된 것. 31일 주총을 앞두고 골프장측과 주주간 의견조율이 있었으나 완벽한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다.

   
골프장측에서 먼저 주주들에게 제의한 배당금은 평균 100만원선. 일반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액면가의 약 5% 정도를 감안한 것이다. 그랜드골프장의 주주 구성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대주주인 임광토건 임광수씨의 친인척 지분 70%에 일반 주주 30% 정도로 추정할 뿐이다. 일반 주주들의 경우 대부분 주당 1만원짜리 주식을 2000주씩 보유, 현재 2000만원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바로 일반 주주들이 골프장측이 제시한 100만원선 배당에 발끈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주주들이 며칠전 자체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수익금의 배당을 보이콧하자는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주는 “어린애들 껌값주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받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 세금을 빼면 몇푼이나 남겠나. 이런 쪽돈을 안기느니 차라리 20년 역사에 걸맞게 회원권 값이나 올리든지 아니면 주주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하라는 생각이다. 골프장 설립의 당초 취지를 기억한다면 골프장측에서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골프회원권 거래소에 따르면 그랜드골프장(27홀) 회원권의 경우 현재 3500만원 분양권은 5400만원~5천500만원, 5500만원 분양권은 6000만원~6100만원 선(이상 개인분양 기준)에서 시세가 형성된다는 것. 그랜드 회원권은 도고CC, 유성CC와 함께 업계에서 저가회원권으로 분류된다. 일반 주주들은 또 간담회에서 임원의 개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사진 중 청주권 인사들은 송승헌씨(동원건설 대표)와 이태호씨(청주상의회장) 등 단 두명으로, 이들은 이미 연임을 거쳐 임원진에 관여하고 있다. 또 김동진씨(전 충북도의회의장)는 감사를 맡고 있다.

그랜드골프장의 주주 배당은 지난해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그 전에는 매년 적자를 신고해 일반주주와 회원들로부터 의혹의 눈길을 받아 왔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99년 12억원 적자, 2000년 3억5000만원 적자를 낸 후 2001년 처음으로 10억 흑자를 냈고, 이후 2002년 14여억원, 2003년 32억여원 등 흑자기조를 이어 왔다.

지난해에는 전년도 32억 흑자에 힘입어(?) 일반 주주들에게 각각 200만원(2천주 해당)과 300만원(3천주 해당)을 배당했다. 시즌에는 3부제 티업을 운영하는 등 전국 골프장 중에서도 내장객이 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계기관에 신고된 이용객수는 2002년 14만3759명, 2003년 14만5722명으로 집계됐다.

그랜드CC는 골퍼들 사이에서 티업시간이 지체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만큼 내장객이 많음을 시사한다. 지난 2003년말 현재 전체 회원수는 1만4769구좌로, 이에 해당되는 입회금 385억원은 회계상 고정부채로 계상되어 있다.

지금까지 발행된 총 주식은 18만주(1주 액면가 1만원)이기 때문에 지난해 골프장측은 결국 전년도의 32억원 흑자중 1억8000만원을 주주 배당금으로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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