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충북도청, 담장 허물고 시민휴식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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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충북도청, 담장 허물고 시민휴식공간으로”
  • 충청리뷰
  • 승인 200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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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담장을 허물자.” 이경기 충북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공학박사)은 지난 20일 도시분과위원회(위원장 박종호 청주대교수)가 주최한 경제포럼 ‘충북도청과 연계한 외부공간 활용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박사는 담의 일부만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4개 벽면을 모두 허물고 이 자리에 새로운 시민 휴식공간을 조성하자고 말해 향후 충북도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관심을 갖게한다.

“철제 담장 허물고 소공연장으로”

도시의 공공공간은 말 그대로 시민들의 공공생활 장으로 휴식과 각종 행사, 오락이 이루어져야 하나 상당수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이경기 박사는 “보행자 전용도로나 도심 소공원 등의 공간이 수목이나 음수대로 위장한 울타리 설치, 출입구의 불명확함, 의도적인 주차장화 등으로 공공의 출입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미에서 도청 담장을 허문다면 도심의 부족한 녹지공간 확보는 물론 주민과 관청간의 거리를 없애고 열린 도정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 특히 도청은 도심의 중앙에 위치한 대형블럭으로서 ‘도심속의 섬’ 형태로 외부로부터의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 이 박사의 주장이다.
“단기적으로는 주민들이 도청의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철제 담장을 과감히 허물고 주변과 조화되는 친환경적이고 친밀감 있는 외부공간을 조성, 소공연장이나 야외예식장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 충북지방경찰청이 2004년에 이전하면 이에 따른 향후 건물활용문제와 담장으로 단절돼 있는 상당공원을 도청과 연계하여 시민휴식공간으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이 박사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도청 서문쪽 담을 허물어 구획된 장소가 아닌 공원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내부 주 출입구 중앙에는 녹지분리대를 설치해 내방객들에게 좌·우 방향성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또 도청 내부 남측 광장과 서측 경찰청 뒤에는 주차를 최소화하고 녹지공간으로 정비하며, 본관과 동관을 이어주는 지점에는 나무를 심자는 것. 경찰청 외부공간 담장과 구조물도 완전 제거하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건물이 철거되면 농협과 도의회 건물 사이에 상당공원과 연계된 통로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서울시·대구시·단양읍의 모범사례

“서울시는 99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청을 비롯한 56개소 담장 9200m를 철거하고 대구시도 96년부터 각급 기관 단체가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단양읍사무소는 정문 양쪽의 콘크리트 담장과 철제 정문을 없앤 뒤 옹기 40점을 주변에 배치하고 청사내 정원에 통나무 원두막과 연자 방아, 꽃사슴, 토끼를 갖춘 사육장을 개장해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보안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데 이는 기존 청사간에 연결통로를 만들어 외부 출입구를 줄이고 경비인력의 재배치, 무인경비시스템 도입 방안으로 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골칫거리인 주차문제는 최소한의 주차면수만 확보하고 차량출입을 통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고 도청 주변에 민간투자의 주차타워 및 임대주차장을 확보하거나 상당로 지하상가 개발과 연계한 지하 주차장 조성 등을 장기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이경기 박사는 설명했다.
“이제 도청 건물은 더 이상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직원과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앞장 서 담장허물기를 실천한다면 열린행정, 나아가 녹지공간 확보와 공공공간 활용의 모델이 될 것이다.” 한편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당장 담장을 허물 계획은 없다. 그러나 담장이 투시형으로 돼있고 중앙초등학교 앞으로 쪽문이 나있어 진출입에는 어려움이 없다. 그 대신 정원에 정자 2동을 짓고 민원인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고 답변해 이박사의 계획이 실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여기에는 이원종지사의 의견이 결정적으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돼 담장 허물기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 지사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인 터 뷰 / 이 경 기 충북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도지사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

“지금까지의 관청에는 주민위에 군림하는 식의 일제 잔재가 남아 있어 거리감이 있었다. 이런 경향은 건축에서도 나타나 관청건물의 첫 인상이 근엄하고 무게가 있으며, 쉽게 다가서기 힘든 형태다. 주변의 담장도 주민들과 거리를 두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경기 충북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마디로 “도시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이 박사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하다. 건물이 사람 위주로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관청에는 아직도 튼튼한 담장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투시형 담으로 안이 들여다보이도록 해놓은 곳도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높은 담장을 끼고 돌아 들어가도록 돼있다. 청주시내에서 담장 전체를 허물고 정원을 주민들에게 내준 곳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그러나 이 박사는 다행히 본격적인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관청이 주민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고, 최근 건축되는 곳들이 주변에 공원을 많이 확보하고 각종 편익시설을 설치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의 목적도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이며 접근성을 어렵게 하는 충북도청 담장을 철거해 직원들은 물론 주민들이 휴식공간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다는 것이다.
도지사의 의지만 있으면 이 일은 얼마든지 될 수 있다며 담장을 허문다고 범죄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그는 이번 경제포럼에서 담장을 아예 만들지 않고 주변에 녹지공간을 확보한 외국의 사례를 들어 설명, 관심을 집중시켰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의 정부청사 라 데팡스는 복층 도시구조로 교통관련 시설은 아래층 지하에 설치하고 그 위에 건축물 여유공간을 조성해 업무환경을 창출해 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동경 신청사는 부지에 인접하는 도로 밑에 신 지하철이 통과하고 있고 신 도심지구 중앙 부지에 광장을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이 박사는 이 외에도 로마 시청사와 헤이그, 보스턴 시청사의 사람 위주 건물배치를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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