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충북소주 출범 한달 만에 시장 점유율 5% 상승

소주시장에 ‘향토주’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하이트 소주를 인수한 충북소주(대표 장덕수)가 공격적인 마케팅과 이색 홍보전으로 소주시장을 선점해 온 진로소주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도내 소주시장의 규모는 연간 35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진로의 참이슬의 시장점유율은 72∼75%인 반면 시원소주는 23∼25%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토주’의 기치를 내걸고 공식 출범한 충북소주가 출범 한 달여만에 시장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충북소주측은 업소를 기준으로 청주와 청원지역에서 60%의 시장점유율로 참이슬을 추월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작년 10월 회사 인수 당시 45%였던 것에 비하면 15% 가량 점유율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도내 전역을 놓고 보면 30%대에 머물고 있으며 청주에서도 가경동이나 하복대 등 젊은층이 주로 찾는 업소에서는 참이슬에 아직을 크게 뒤지고 있다. 청주권을 제외하고는 고작 10%대의 시장점유율에 그치고 있어 ‘시원’으로서는 시군 지역과 젊은층 공략이 참이슬 추격의 관건이 되고 있다.

#소비자 욕구 충족, 공격적인 마케팅, 지속적인 홍보가 시원의 성공 비결 시원의 성공은 소비자의 욕구와 마케팅, 홍보의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술맛을 좌우하는 초정리 천연암반수를 원료로 술을 빚었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부드러움이 살아 있어 ‘웰빙’ 바람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소주의 원료인 주정은 모든 소주회사가 동일하기 때문에 주정을 희석시키는 79%의 물맛이 소주맛을 좌우한다는 것. 충북소주는 아스파라긴이 첨가됐다는 광고에서 천연암반수로 빚었다는 원료의 차별화를 광고 카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효과는 곧바로 소비자들의 반응에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애주가들로부터 첫 맛이 부드러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1993년 물맛의 차별화를 광고에 사용해 붐을 일으킨 회사가 하이트맥주다. 당시 하이트맥주는 ‘지하 150m 천연 암반수’를 모토로 걸고 단숨에 맥주시장을 석권했다. 마케팅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하이트의 신화’는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장덕수 대표는 “술을 흔들어보면 타사에 비해 시원은 거품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소주의 원료인 물이 깨끗하다는 반증이다. 사실 술맛은 변한게 없다. 초정리 천연 암반수로 만들었다는 이미지와 부드럽고 깨끗하다는 지속적인 홍보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색적인 홍보도 시원을 알리는데 톡톡히 한몫했다. 하이트 소주를 인수한 충북소주는 전 사원들이 거리로 나서 ‘게릴라’식 길거리 홍보전을 펼쳤다. 거리와 아파트 단지 등 사람들이 많은 곳은 어김없이 이들이 나타났다.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한 홍보가 아닌 순수한 직원들만의 홍보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길거리 홍보는 곧 타 시도 소주회사들이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효과도 컸다.청주와 청원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둔 충북소주는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취약한 도내 북부시장 홍보에 나서고 있다. 장날을 택해 한 달동안 집중적으로 시원을 도민들에게 알렸고 향토주의 탄생을 홍보하는데 주력했다.노력은 곧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인수 당시 충주, 음성, 제천, 단양 등 도내 북부지역에서 0%에 가깝던 매출이 충주시에서만 25%까지 올라갔다. 또한 작년 12월에는 충주시에 지점을 개설하는 성과도 올렸다.길거리 홍보를 통해 충북소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뒀다. 새로운 향토주의 탄생을 도민들에게 알리게 됐고 주인이 자주 바뀌면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직원들에게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장 대표는 “하이트 소주를 인수했을 당시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다. 향토기업의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했지만 고가의 홍보비에 비해 효과가 짧다고 생각한 끝에 길거리 홍보를 기획했다. 길거리 홍보가 도민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충북소주의 이미지를 좋게 심어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향토주의 이미지는 상표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충북대학교 이완호 교수의 ‘꽃’을 모티브로 해 청주대 박종문 교수와 주성대 한붕기 교수가 공동디자인 한 순수한 충북인의 작품이 지금의 상표라는 것. 광고의 모델로 출연한 대학생들 역시 충북대와 청주대, 서원대, 충청대, 주성대 재학생들로 철저한 향토주 이미지 부각에 힘쓴 흔적이 역력하다.
#사회사업 참여로 향토주 이미지 부각에 성공
시원의 사회사업 참여는 성공의 또다른 요인으로 손꼽힌다. 충북소주는 음성군 소이면 충도리와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한편 충북JC와 한농연충북연합회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역발전에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특히 문정장학회에 5억3000만원의 장학기금을 기탁하고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5000만원을 선뜻 내놓기도 해 지역밀착형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도 했다. 이런 노력이 향토주로 충북소주가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충북소주 성장의 큰 동력이 됐다. 경쟁사인 진로의 참이슬과 주세 논쟁으로 향토주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왔다. 또한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내 남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충북소주는 새벽 5시 물건을 싣고 무작정 도매상의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거래를 요청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러한 노력으로 충북소주는 당초 48억5000만원이던 부채를 20억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장덕수 대표는 “치열한 소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개혁이 필수다. 진정한 향토주가 되기 위해 그동안 취약했던 도내 북부와 남부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어느정도 성공하고 회사의 기틀이 다져지면 향토색 짙은 고유브랜드 탄생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소주는 올 한 해를 ‘투자하는 해’로 정하고 미국과 일본 시장 공략을 준비중이다. 또한 시군 판매 확대와 젊은층 공략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부 지역 공략의 교두보가 될 옥천 출장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문화 마케팅 기법 개발로 20~30대 젊은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충북소주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소주시장의 판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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