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수자원공사, 외부인에 의한 훼손 심해 철거<오마이뉴스펌>

   
▲ 1996년 11월 13일 자 <중도일보> 기사. 대전지역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기념비 옆에서 ‘전두환 찬양비를 철거하라’는 천글씨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장재완
 <오마이뉴스펌>대청댐 물문화관(대전시 대덕구 미호동 1-5번지) 광장에 조성돼 있던 전두환 전대통령 부부의 방문기념비가 크게 훼손돼 철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대청댐 수문 부근 광장에 세워져 있던 전 전 대통령 부부의 방문기념비가 누군가에 의해 심하게 훼손돼 지난해 4월경 철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비문이 세워진 대리석이 쪼개지고 금이 가 보수가 불가능 했다”며 “누군가 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큰 망치 등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훼손 정도가 심해 철거된 기념비도 따로 보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철거된 기념비는 한국자연보존협회가 전 전 대통령 부부의 방문을 기념해 1981년 3월 대청댐 광장에 세운 것으로 이미 지역 시민단체로부터 철거 요구가 있어 왔다.

높이 1.5m, 폭 5m 가량의 대리석 기념비에는 “오늘 우리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마음으로 전두환 대통령 각하, 영부인 이순자 여사를 모시고 이곳 대청호에 어린 잉어 20만 마리를 놓아 기르니 우리의 자연은 더욱 아름답고 풍요로워 지리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에 따라 5공 청산 작업이 본격화되던 1996년 경에는 대전참여자치연대(당시 참여자치대전시민회의)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 ‘역사의 죄인이 정권홍보를 위해 세운 기념비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시위를 벌이는 등 기념비 철거를 요구해 왔다. 또 기념비 측면에는 이들에 의해 (기념비를) 철거해야 하는 이유 등이 담긴 안내문이 한동안 게시되기도 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 기념비는 전 전 대통령의 행적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

4대강유역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조성된 대청댐(높이 72m. 길이 495m. 면적 129만 평방미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1975년 3월 착공했고, 전 전대통령이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해 간선으로 대통령에 선출되던 해인 1980년 12월 완공됐다.  <오마이뉴스 심규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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