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가덕면 여불사 주지 공명스님

   
“본래의 성품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출가를 결심했습니다” 철도공무원에서 아파트 관리소장, 식당 주인을 거쳐 출가수행자가 된 공명스님의 말이다.

청주에서 미원을 향해 차를 달리다가 가덕초등학교 못미쳐 큰길가에 있는 여불사는 얼마전까지 칼국수집 곳간이었다. 한나절을 우려낸 육수에 들깨를 듬뿍 넣어 끓인 들깨 칼국수로 유명하던 이곳이 풍경소리 낭랑한 사찰로 변한 것은 지난 1월. 식당내부는 법당으로 바뀌고 간판도 여불사로 바뀌었지만 단 하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이 집의 주인장이다.

주인에서 주지스님으로 직함(?)은 바뀌었지만 공명스님은 곳간 시절부터 명상센터를 운영하면서 마음공부에 주력해 소리명상과 명상체조, 호흡법 등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돕기 위해 승려의 길을 택했다는 것이 공명스님의 설명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노자를 읽고 20대에는 도인을 찾아 전국을 헤맸으며 다양한 직업을 두루 거치는 인생유전 끝에 마침내 수행자가 되어 여불사에 바랑을 푼 것이다.

공명스님의 도반은 바쁜 생활 속에서 짬짬이 구도의 길을 찾으려는 도시인들이다. 그래서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에 밤샘 정진에 들어가고 주말과 휴일에는 가종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명스님은 참선 대신 명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화두에 매달리는 선불교의 간화선이 아닌 위빠사나, 즉 관조선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공명스님은 식당을 운영하던 지난해 명상법 등을 소개서인 ‘참된 나를 밝히는 명상’을 출판하기도 했다.

“자신을 속이며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님은 현대인들이 육체의 병보다 무서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사람들을 위해 여불사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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