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050214.

어렸을 때 내 이름은 '기종'이였습니다.
중학교 일학년 때의 어느 늦가을
웬일인지 늦어져 산모퉁이 끼고 도는 고개 열 하나를 넘는
십릿길을 더듬으며 걸어
집으로 돌아오던 깜깜한 어둠 속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가슴 오그라들던
그 날,

높은고개라는 이름을 가진 가파른 고개를 오를 때
저쪽에서 깜빡거리는 등불 하나가 고갯길을 내려오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묻는 말
'기종이냐?'
아버지의 목소리였습니다.

십리 밤길에 오그라들었던 가슴
그 한 마디에 다 펴지던 일이
그 때로부터 마흔 해 다 된 오늘 아침
오롯이 떠오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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