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는 남기헌·강형기 교수와 유재풍 변호사
토론자는 이재희·송재봉·이두영·조수종·김춘길씨가 단골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못지않게 바쁜 사람들이 있다. 각 방송사에서 열고 있는 후보토론회에 사회자와 토론자로 참석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사회자로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로는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와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유재풍 변호사가 있다. 남교수는 현재 CJB청주방송 주최 6·13지방선거 후보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있고 강교수는 MBC 도지사후보 초청 토론회를 마쳤다. 유변호사는 KBS청주방송총국이 주최한 도지사 후보 초청토론회 사회자로 활동한 바 있다.

지방자치 전공 교수, 사회자로 선호

남교수는 “어떻게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릴 수 있는가 하는 점과 후보의 문제점을 들춰낼 때 부담을 느낀다. 주재기자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먼저 지역여론을 듣고 관련자들과 2∼3번 모여 주제를 선정한 뒤 질문지를 작성한다. 전에는 후보들에게 깜짝질문을 했는데 요즘은 사전에 자료를 줘서 정확한 답변을 하도록 유도한다”며 “강의를 하면서 진행하려니 여간 힘드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디어선거의 위력을 실감했는지 후보자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자세는 긍정적인 효과라는 것. 다만 지역 신문사와 방송사가 공동주최해 지금처럼 방송사 개별적으로 한 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3번 정도 집중토론할 수 있도록 편성한다면 효율성 측면에서 지금보다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토론자로 얼굴이 많이 알려진 사람들을 꼽자면 송재봉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과 이두영 청주경실련 사무처장, 조수종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 이재희 청주여성의 전화 회장 등이 있다. 송재봉 국장은 이두영 처장과 함께 현재 청주MBC 후보자 정책토론회 토론자로 나서고 있다. 대개 방송사에서는 고정 토론자를 1∼2명 두고 시장·군수 후보자 토론회를 할 때는 그 지역 관련자를 초빙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후보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사해놓은 자료가 있어 큰 어려움은 없지만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긴장도 많이 된다. 유권자들이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것이라야 홍보물과 합동연설회 정도인데 요즘 누가 연설회장에 가는가. 우선 보기에는 말잘하는 사람이 유리할 것 같지만 방송 끝날 때쯤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 후보들의 면면을 알 수 있는 점이 토론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문제점이라면 토론회 질문들이 과연 후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인가 하는 것이다.” 송국장 말이다.

여성은 1명 ‘끼워넣기’

CJB 청주방송 토론자이면서 CCN방송의 도지사 초청 토론회 사회자로 활동한 조수종 교수도 “청주지역에서 얼굴을 맞대고 사는데 이런 기회에 후보자들에게 문제점을 거론하지니 면구스러울 때도 있다. 그리고 정보가 부정확한 것들이 많아 어느 선까지 취해 질문할 것인가가 고민이 된다”며 “지방자치=복지=돈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경제가 중요하고 나는 경제전공자므로 이 분야에 대한 질문을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는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식상한데다, 월드컵과 겹치고, 대선 경선에서 이긴 사람들이 자신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인지 지방선거를 지원하는 것인지 애매할 정도로 신경을 안써 최악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유권자들이 무관심을 넘어 외면으로까지 가면서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은 이름 석 자 알리기도 힘들 것이라는게 조교수의 분석.
오는 7일 CJB 청주방송과 여성단체들이 주최하는 도지사 후보 초청 여성정책 토론회에 참석하는 이재희 회장도 단골 토론자. 범여성계에서는 이 토론회를 위해 질문선정위원회를 조직해 질문을 작성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통상 토론회들이 토론자의 역할은 축소되고 거의 모든 방송에서 사회자는 남성으로 선정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실제 대부분의 토론회에 여성은 1명을 끼워넣기로 참석시키거나 아니면 아예 남성들끼리 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외 김춘길 한빛일보 주필과 이숙애 청주여성의 전화 성폭력상담소장, 박창재 청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종종 토론자로 등장하고 라미경 충북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준비위원장이 새 얼굴로 올해 처음 모습을 보였다.

출마하려면 신자여야 한다?
성당 ·교회 사찰에 후보들 줄서기

선거에 출마하려면 신자가 돼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선거철만 되면 거의 모든 후보들은 종교에 호소한다. 성당 혹은 교회, 절이 ‘상한가’를 칠 때도 이 때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후보들에게 몇 백명에서 많게는 몇 천명까지 모이는 미사나 예배, 기타 행사는 가장 좋은 매개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종교집회에서 만난 이들에게는 같은 종교를 믿는다는 끈끈한 연대의식이 작용해 표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후보들이 내놓는 분석이다.
그러다보니 후보들은 일요일에 열리는 모든 예배와 미사에 많을 때는 4번까지도 참석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히 지역구가 정해져 있는 도의원과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개신교와 달리 가톨릭신자들이 대부분 주거지 소재 성당에 다니는 점을 감안, 성당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는 “어떤 성당에서는 신부님이 미사 끝날 때쯤 후보들을 소개해줘 얼굴 알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래서 경쟁관계에 있는 후보들끼리 종종 같은 성당에서 만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이 좋게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모 씨는 “후보 당사자가 신자가 아닐 때는 부인들이 대개 나오는데 선거철에만 ‘반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신도들간에 지지하는 사람별로 나뉘어지며 간혹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또 어떤 후보는 미사나 예배를 끝내고 나오는 신자들에게 그 자리에서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해 미움을 산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후보들은 한 군데만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 가톨릭신자라도 끈만 있으면 개신교에 가서 지지를 호소한다.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해 종교가 다른 가족들을 활용하는 것도 상식이 돼버린지 오래. 한동안 종교와 인연을 끊었던 냉담자들이 다시 발길을 돌려 찾아오는 것도 이 때다. 모 지사 후보 부인은 최근 모 성당에서 영세를 받아 ‘진짜 신자냐’ 는 구설수에 올랐고, 모 도의원 후보는 여러 성당과 교회를 돌며 명함을 돌려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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