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푸드뱅크 작년에도 물의, 단체대표 정치성도 논란

전북 군산시와 제주도 서귀포시의 결식아동 부실도시락 공급 파문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진천군푸드뱅크(대표 유영훈)가 장애인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봉사단체인 푸드뱅크(food bank)는 생산·판매·소비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식품을 제조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기탁받아 절대빈곤층과 소외계층 등의 결식문제 해결을 위해 전달하는 ‘식품나눔은행’이다. 이웃끼리 음식을 나눔으로써 사랑을 실천하고 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으며 전국망을 형성하고 있다.

진천군푸드뱅크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의해 진천군이 지난해 3월 음식물 기탁사업 단체로 지정을 했고 군은 이 단체에 사회단체 보조금중 사무실 운영비로 지난해 200만원을 지원했다.이에 따라 이 단체는 지역내 40개 기탁업체와 식당으로부터 각종 음식물을 제공받아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 210가구에 무상으로 음식물을 제공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 단체가 유모(60·여 문백면 구곡리)씨에게 제공한 음식물중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유씨의 아들 임모(35)씨에 따르면 지난 13일 푸드뱅크로부터 제공받은 냉동 닭을 22일 요리를 해먹던중 음식물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 먹지 못한채 모두 버렸고 20일 받은 다른 음식물의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니 스파게티 소스의 유통기한이 17일로 표시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유씨는 1급 시각장애인으로 자식들과 떨어져 진천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지난해 8월부터 이 단체가 제공하는 음식물을 받아왔다.

임씨는 “푸드뱅크에서 지난 13일 가져다 준 닭으로 닭도리탕 요리를 해서 먹으려는 순간 역한 냄새가 나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모두 버렸다. 그래서 남은 닭고기를 살펴보니 닭껍질의 색이 누렇게 변해 있었고 살점의 색도 적갈색을 띄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음식물의 유통기한을 확인해 보니 스파게티 소스의 유통기한이 3일이나 지나 있었다”고 개탄했다.

임씨는 “지난해 가을쯤 어머니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해 진천읍내 병원에서 2차례 검진을 받기도 했다. 그 당시만해도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번 일을 겪고 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작년부터 제공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주장했다.

임씨의 항의로 이 단체는 곧바로 구곡리에 제공한 음식물중 남은 음식을 모두 회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의 어머니는 푸드뱅크로부터 닭을 제공 받은 날짜를 지난 13일로 당시의 정황을 비교적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푸드뱅크의 한 관계자는 “유씨한테 준 닭은 지난주가 아니라 작년 10월 14일이다. 업무일지에서 날짜까지 확인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진천읍에만 닭을 공급했다. 유통기한이 17일까지인 스파게티 소스를 20일날 제공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단체가 유통기한을 넘긴 음식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은 지난해에도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모 일간지 진천주재 기자에 따르면 지난해 모 장애인 단체로부터 푸드뱅크에서 제공되는 음식물이 이상해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으나 음식물 보관 창고 문이 닫혀 있어 확인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고 전해왔다.

또한 푸드뱅크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영훈씨가 단체를 통해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씨에 따르면 음식물을 배달하는 푸드뱅크 직원이 찾아와 유대표의 사진이 박힌 명함을 내밀며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고 지역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다녔다는 것. 유씨는 지역에서 차기 진천군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최근 활동의 폭을 넓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푸드뱅크 관계자는 “직원들은 명함이 없어 가끔 회장의 명함을 갖고 다니며 주기도 한다. 사무실 연락처를 일일이 메모해 다닐 수 없어 꼭 연락이 필요한 사람 몇 명에게만 명함을 준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진천경찰서는 지난 26일 이 단체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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