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H로 학생봉사 활동이 자란다
“선생님과 함께 아름다운 학교 만들래요”

청여중 4H회 전정웅 지도교사
네잎클러버를 앰블럼으로 사용하는 4H회, 독자들 가운데는 오래전 기억을 더듬어야 생각이 나거나 아주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방직후 미국에서 넘어온 4H회는 1970년대 새마을 운동과 맞물려 농촌 환경개선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오며 혁신적인 운동으로 자리잡았지만 이후 도시화 물결에 밀려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던 4H가 최근 들어 도시지역에서도 봉사정신을 키우는 활동으로 재도약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68명의 학생들 직접 꽃 가꿔’ 현재 청주지역의 중·고등학교 가운데 10개 학교가 4H회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청주여자중학교(교장 정탁모) 4H회의 활동은 단연 돋보인다. 68명의 회원이 친환경특수작물비닐하우스, 점목선인장, 우리꽃 관찰원, 국화반, 장미반으로 역할을 분담해 직접 꽃을 가꾸고 가꾼 꽃을 이용해 학교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또한 각종 봉사활동도 폭넓게 참여하고 있어 학생들의 봉사정신도 함께 키워가고 있다.
청여중 4H회는 이런 공로가 인정돼 지난해 충청북도여성농업인회가 선정한 4H활동 우수학교로 선정, 50만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으며 11월에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이 주최한 ‘충북 4H인의 밤’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많은 성과를 거두며 활동하고 있는 청여중 4H회가 결성된 지는 이제 3년여 밖에 되지 않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역동적인 활동을 하는 데에는 지도교사인 전정웅(62)교사의 노력이 밑거름이 되었다. 전 교사는 20년 전부터 4H회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다 청여중으로 부임한 후 바로 4H회를 결성했다.

부임 첫 해에는 학교의 예산배정이 없어 직접 농업기술센터에 찾아가 5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그 돈으로 작은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관상용 고추와 2m가 넘는 청결고추를 재배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런 결과로 2003년도에는 농업기술센터로부터 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우리꽃단지를 조성, 청여중 학생들에게 도심속의 학교에서 볼 수 없던 아름다운 꽃단지를 선물했다. 지금은 68명의 학생들이 4H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점점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교사는 학생들이 꽃을 가꾸면서 자신도 아름답게 가꿔가기를 기대하면서 “4H활동을 통해 사회에 봉사할 수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런 전 교사의 바람 때문인지 4H회 학생들은 학교에서도 모범이 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 청소나 화단 관리 등 다른 학생들이 기피하는 일들도 4H회 학생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솔선수범한다.

   
학생들 장학금 30만원, 이웃돕기 쾌척
전 교사는 ‘나는 4-H회와 사회와 우리나라를 위하여 나의 머리(Head)는 더욱 명석하게 생각하며 나의 마음(Heart)은 더욱 크게 충성하며 나의 손(Hands)은 더욱 위대하게 봉사하며 나의 건강(Health))은 더욱 좋은 생활을 하기로 맹세한다’는 4H서약을 강조하고 자신이 먼저 실천했다. 올 8월이면 정년퇴임을 하는 나이지만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항상 봉사를 실천한다. 그동안 지도자로서의 공로도 인정받아 약간의 상금도 받았지만 봉사활동을 위해 모두 사용했다. 스승의 실천적 지도를 받은 학생들도 지난해 4H회 학생들 3명이 받은 장학금 30만원을 이웃돕기에 쾌척, 남다른 봉사를 실천하기도 했다.

“요즘의 청소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미흡하고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 때, 함께 생활하는 4H회 학생들이 점점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들을 목격할 때마다 지도교사로서 행복함을 느낀다.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전 교사의 얼굴에는 보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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