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act 시대, 서로 소통하며 면장(面牆)에서 벗어나야

구자평 前 음성군 세정과장
구자평 前 음성군 세정과장

사상초유의 Untact 시대를 1년 넘게 지내고 있습니다. 올 연말에는 Mask를 벗을 수 있을지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가족 간의 만남조차 자유롭지 못합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입니다. Untact 시대를 지내는 요즈음 우리가 가슴에 담아야 할 말입니다. 소통의 중요성을 말입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

우리는 흔히 농담 반 진담 반(半弄半眞)으로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저도 아무 뜻도 모르고 이 말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면장(面長)을 여러 곳 역임했던 저 역시 여기서의 면장이 면(面)사무소 책임자인 면장(面長)을 뜻하는 말로 알고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잘 것 없는 작은 직책을 수행하더라도 최소한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자주 이 말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면장이 행정기관의 장인 면장(面長)이 아닙니다. 일선행정기관의 장(長)인 면장(面長)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말입니다. 본래 면장이란 “담장(牆)에서 얼굴(面)을 면(免)한다”는 의미의 면면장(免面牆)을 줄인 말이었습니다. 

여기서 면장(面牆)이란 담벼락만 보고 있어서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하고 견문이 좁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즉 면장(免牆)이란 담벼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을 면(免)하게 해준다는 말로 담벼락을 마주한 것처럼 견문이 좁고 답답한 상태를 벗어나게 한다는 뜻이며 학문에도 정진하고 주변과도 소통하며 견문을 넓히라는 권학(勸學)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담벼락만 보고 있으면 담벼락 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혹시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보고 있는 것만 가지고 나만 옳다고 판단하는 독선(獨善)과 면장(面牆)의 우(愚)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Mask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알아야 면장을 한다”라는 말의 의미가 새삼 가슴에 와 닿습니다. Untact 시대일수록 면장(面牆)의 늪에 빠지지 않는 식견과 지혜를 키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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